제가 사는 곳은 춘천 한림대학병원 영안실 뒤쪽에 있는 '*** 아파트' 라는 곳 입니다.(실제 지명을 거론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처리합니다)<br><br>대학교와 가깝지만 영안실 뒤쪽이라는 이유와 낙후된 건물(5층 건물이라 겉에서 보기에도 요즘의 일반 아파트랑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이라는 이유로 다른 곳에 비해서 집값이 쌉니다. <br><br>1년 전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친구와 술 한 잔 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돌아오던 시각은 새벽이었는데 그날따라 안개가 엄청나게 끼어있더군요. 집으로 가는 길 중의 하나는 영안실 벽과 상가 건물 사이입니다. 평소엔 영안실 근처로 다니는것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날따라 왠지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더군요.<br><br>정면이 아니라 곁눈질로 본건데, 영안실 벽 위에서 어떤 시커먼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서 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br><br>전 키가 184cm인데 그 담장은 저보다 큽니다. 2m도 훨씬 넘는 벽 위인데 말이죠. 게다가 그 담장의 꼭대기는 뾰족하게 생겼기 때문에 사람이 서면 바로 넘어지게 되어있습니다. 마치 한옥 담벼락처럼 말이죠.<br><br>순간 깜짝 놀라서 '어라 방금 뭐였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사라져버리더군요. 0.5초도 안되었는데 말이죠. <br><br>술을 마셔서 헛걸 보았나 보다 하고 저희 동 앞에 도착했는데, 이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접근하면 알아서 불이 켜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1층에 불이 켜져 있는 겁니다. 어두우면 무서운 데 잘 됐다싶어서 계단에 올라섰습니다.<br><br>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계단 구석에서 아까 그 양복 입은 남자가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담장에서 저희 동까지는 100m정도 되는 거리인데 순식간에 말이죠.<br><br>전 정말 놀라서 비명을 지르면서 계단을 마구 뛰어올라갔습니다. 저희 집은 4층인데 , 1층에서 10초정도면 계단 서너 개씩 밟고 단숨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집 앞에 도착해서 주머니를 허겁지겁 뒤져서 열쇠를 찾는데 하필이면 매일 열쇠를 넣는 오른쪽 주머니에 열쇠가 없는 겁니다.<br><br>그 순간 아래층 계단에서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런데 그 구두 발자국 소리가 일반적으로 사람이 걸을 때 나는 '또각또각' 소리가 아니라 '두두두두두두두두!' 하면서 엄청나게 빠른 소리로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라오더군요.<br><br>전 겁에 질려서 아예 열쇠 찾을 생각을 포기하고 문을 미친 듯이 두들기다가 손잡이를 돌렸는데 , 어머니께서 어쩐 일인지 그날따라 문단속을 안하신겁니다. 저는 빨려 들어가듯 안으로 뛰어 들어가 그대로 쓰러졌습니다.<br><br>다행히 그 후로는 그 남자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영안길 주변에서 나타났다는게 왠지 두려워지더군요.<br>저는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br><br>그 이후로 밤에는 절대로 영안실 뒤쪽 길로 혼자 다니지 않아요.<br><br> [투고] seal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