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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9670
    작성자 : 믈블플
    추천 : 10
    조회수 : 797
    IP : 39.119.***.75
    댓글 : 24개
    등록시간 : 2016/08/28 14:57:37
    http://todayhumor.com/?love_9670 모바일
    말 안해도 통하는 거 같은 거 있잖아요
    버스를 탓는데...

    카드를 찍으며 빈 자리를 살펴보는 순간

    중간 쯤에 앉아 있던 여자가 저를 흘깃 쳐다보고 있다가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거에요.

    그러더니 모르는 척 창가에 고개를 돌리고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거에요.

    저는 빈 자리가 있었지만 그녀 옆에 서서 모르는척  손 잡이를 잡고 섰고요.

    정말 무엇에 홀린듯...

    내심 그녀가 말을 걸지 않을까하며, 묵묵히 그녀가 바라보는 창가를 응시했죠. 익숙한 풍경이 스쳤지만
    둘이 같은 곳을 동시에 바라본다.
    그녀와 내가 뭔가 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그렇게 한 다섯 정거장 지나니 그녀가 고개를 돌려 저를 한 번 쳐다보고 일어나더라고요. 

    근데 그 눈빛이

    같이 내려, 꼭 이렇게 말을 하는 것만 같았어요.


    저는 당연히 그녀를 따라 내렸고요,  


    그런 저를 다시 한 번 쳐다보더니 그녀가 어디론가 천천히 걸어가더라고요.


    저는 한, 세 내 걸음 뒤에서 그녀를 계속 따라 갔고있었고요.


    가끔씩 그녀가 저를 돌아 보았고, 무슨 말이라도 하라는 눈빛을 계속 보냈지만...

    제 입에서는 아무 말도 안나오더라고요. 등신같이 무슨 말을 할까 고민만 할 뿐이었죠...


    그러다 그녀가 어느 집 앞에서 멈춰섰고, 저를 다시 한 번 바라보더니 팔을 뻗어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더라고요.


    그 때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 돼.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내가 진다... 
    남자 자식이 ...
    무조건 막아야 한다...
    일종의 승부욕이 불긋불긋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초인종을 향하는 그녀의 손을 낚아 채고, 그녀의 몸을 제 쪽으로 힘껏 돌렸고...
    놀란 그녀는 동그란 눈을 몇 번씩이나 깜빡이더라고요.

    눈이 참 컸습니다.


    이때다...

    그녀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저는 그녀의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초인종을 누르며 힘껏 소리쳤습니다.



    "엄마 난데 누나랑 같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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