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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5780
    작성자 : 우라
    추천 : 11
    조회수 : 1217
    IP : 59.9.***.5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10/14 19:38:44
    http://todayhumor.com/?panic_95780 모바일
    [단편] 나는 존재한다.
    옵션
    • 창작글
    <div><br></div> <div><br></div>     <i>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i> <div><br><div><br></div> <div>그것은 사고 였다. 나는 평범한 취업준비생 이었고, 그 날은 면접을 잘봐서인지 기분이 날아갈것만 같았다.</div></div> <div><br></div> <div>3톤이 넘는 트럭에 치여 온 몸이 산산 조각 나기 전까지는..</div> <div><br></div> <div>그것은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다.</div> <div><br></div> <div>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계가 정지한듯 했다.</div> <div><br></div> <div>순간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지만, 고통은 찰나였다. 곧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기운이 전신을 휘감았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곧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따라간다면 영원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는 본능에 따라 목소리를 따라갔지만 목소리가 인도한곳은 영원한 유토피아가 아닌</span><span style="font-size:9pt;"> 신생아 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한 어느 병실 이었다.</span></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내 코를 닮았는데?"</div> <div><br></div> <div>"무슨 소리야! 당연히 이쁜 내 코를 닮았지!"</div> <div><br></div> <div>젊은 부부였다. 나는 폭신한 솜이불에 위에 누워있었다. </div> <div><br></div> <div>"어머! 수진이가 깨어났어!"</div> <div><br></div> <div>그것은 내 이름이 아니였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엄청난 허기와 짜증이 밀려왔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울음소리를 내고 말았다.</div> <div><br></div> <div>"어떻게.. 설마 응가했나? 아니면 배가 고프나?"</div> <div><br></div> <div>젊은 부부는 당황한듯 보였다. 남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분유를 타느라 정신이 없었다.</div> <div><br></div> <div>"휴우 .. 역시 배가 고팠나봐."</div> <div><br></div> <div>그것은 마치 꿀과 같았다. 젊은 부부는 젖병을 물고 있는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봤다.</div> <div><br></div> <div>= = = </div> <div><br></div> <div>몇 달이 지나자 나는 새로운 몸에 금새 적응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생각도 정리 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아마 나는 환생을 했고, 운이 좋든 나쁘든 아니면 신의 장난이든 <span style="font-size:9pt;">전생을 기억한다고 믿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곳은 내가 살던 시대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태어났던해에 다시 태어났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어떻게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거지만, 너그럽게 생각하면 그런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했다.</div> <div><br></div> <div>무엇보다 존재한다는게 중요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새로 태어난 세상에 불만은 없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다시 한 번 초등학교에 들어가 배웠던 과목을 다시 배우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중학교에 들어가 친구를 사귀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험난한 수험생활을 거쳐 대학에 입학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이번에는 죽지 않고 결혼까지 했다. 제법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행복은 찰나였다. 세월은 속절 없이 흘러갔다.</div> <div><br></div> <div>머리가 히끗히끗하게 될쯤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div> <div><br></div> <div>죽음은 허망했다. 남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어느날 강렬한 충동이 솟구쳤다.</div> <div><br></div> <div>'자살'</div> <div><br></div> <div>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div> <div><br></div> <div>남편을 떠나 보낸 이후로 머리에 종종 맴돌았다. 한가지 의문과 함께..</div> <div><br></div> <div>'다시 한 번 환생할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나는 어느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이번에도 끔찍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곧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br></div> <div>"인공지능 2331 메모리 초기화 실패, 재가동을 시작합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존재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끝]</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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