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친정이라 남편이 옆에 없으므로 음슴체로 쓰겠습니당. <div><br><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div> <div>울 남편은 무기를 몇 개 지니고 있음. 마치 까방권처럼... <span style="font-size:9pt;">그 중 하나가 내 화장임.</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했던 나는 대학시절, 그리고 남편을 만나던 시절에도 거진 파운데이션만 바르고 살았음.</span></div> <div><br></div> <div>TV 같은 데서 이쁘게 화장하고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 부럽다가도, "흐흥 아냐 마음이 중요하다구"를 외치며 다시 원상 복귀...</div> <div><br></div> <div>오죽하면 울 아부지가 화장 좀 해라.... 화장 학원이라도 있음 보내야 하나 에효.. 할 정도. </div> <div><br></div> <div>(아버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내가 참 웃기지만.. 그 때 나는 변화가 두려웠었음.</div> <div><br></div> <div>화장이란 게 단순하게 보자면 치장이지만 외모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거니까..</div> <div><br></div> <div>혹시라도 제대로 못해서 사람들이 비웃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랬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남편, 당시는 남친을 만나서 사귀던 중. 자꾸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함.</div> <div><br></div> <div>"지금도 충분히 이쁜데, 화장을 조금만 하면 더 이뻐지지 않을까? 그걸 보는 너도 좋을 거야!"</div> <div><br></div> <div>약간 기묘한(?) 연인의 말에 나는 "정말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없는 용기 있는 용기 다 짜서 화장에 도전했음.</div> <div><br></div> <div>사실 그 첫 결과는 "예쁘다! 환상이야"할 정도는 결코 NAVER 아니었음.</div> <div><br></div> <div>"와 쟤 화장 이제 시작하네 ㅋㅋㅋㅋ 근데 졸랭 어색함ㅋㅋㅋㅋ" 할 정도..? 시간이 지나니 아이라인은 눈밑에 다크서클마냥 번지고 난리도 아니었음.</div> <div><br></div> <div>남친은 그걸 보고 <span style="font-size:9pt;">"이쁘다. 왜 진작 안했어! 이리 이쁜데" 라고 함.</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때 부터.. 슬슬 나의 화장하는 빈도가 늘어나더니 지금은 금손은 아니지만 곰손 탈출 수준까지 옴.</div> <div><br></div> <div>그렇게 되고 나니 남친은 서로 틱틱거리며 싸우기라도 하면 이걸 이용하기 시작함.</div> <div><br></div> <div>남친: "근데 너 나한테 화내야 하는게 아니고 고마워 해야 하는거 알아?"</div> <div><br></div> <div>나 : "???"</div> <div><br></div> <div>남친: "나 때문에 이뻐졌자늠 ㅋㅎㅎㅎㅎ"</div> <div><br></div> <div>나: (할 말이 없어 대꾸 못함. 또 짐. 속으로 부글부글)</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렇게 되고 나니, 나중에 내가 뭐로든 한 방 제대로 먹여주리라! 하는 오기가 생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결혼 준비를 하게 되어 드레스를 입으러 감.</div> <div><br></div> <div>근데 그 당시 나의 화장 수준은 여전히 비슷해서.. 파데 + 눈썹 (그렇습니다 그 전엔 눈썹도 안그렸습니다 허허) + 약간의 쉐도우 정도로 하고 감.</div> <div><br></div> <div>처음 추천 받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면서도, "아 드레스 이쁘다. 근데 내가 안 이쁘네." 하는 심정에 조금 우울했..</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게 싱숭생숭한 맘으로 커튼이 걷혔는데... 남친 입에서 "헉"하는 소리가 나옴.</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이 반응은 뭐지 싶어서 자세히 보니까... 눈에 약간의 눈물 + 어쩔 줄 모르고 벌어진 입 + 오줌 마려운 것 마냥 1초 마다 바뀌는 자세... </div> <div><br></div> <div>난 약간 벙찜. 이 남자...?</div> <div><br></div> <div>샵 직원들은 막 놀리고 장난도 아니었음.</div> <div><br></div> <div>"신랑님 어떻해~ 너무 좋아하시는거 아니에여 호호호호"</div> <div>"이렇게 좋아하시는 신랑님은 또 첨이네 호호호"</div> <div><br></div> <div>갑자기 난 되게 기분이 좋아짐. 그리고 드는 생각... <span style="font-size:9pt;">하하 한 방 멕였구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남친한테 배운 비기(?)를 가지고 남친을 쓰러뜨린 용사 느낌이랄까 -.-;;</div> <div>(이쯤에는 남친이 "이 옷 자기한테 어울릴 거 같아! 이쁘당"하면서 추천해서 화장 외에도 패션이라는 까방권이 생겨서 더욱 그랬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span style="font-size:9pt;">그 날 가슴 한 켠이 따스해짐을 느꼈음.</span></div> <div><br></div> <div>남친은 <span style="font-size:9pt;">그 애교 없다는 경상도 남자, 그 중에서도 대구 남자임.</span></div> <div><br></div> <div>연애 시절 '좀 살갑게 해봐' '애교 조금만 부려보면 안 돼?'라고 요구하면 항상 "나 그런거 잘 못하는거 알잖아"하고 정색 아닌 정색...</div> <div><br></div> <div>첨엔 톡도 잘 안하고 짧아서 펑펑 울기도 했음. 그래도 고친다고 약속을 하더니 조금씩 고쳤는데... 애교는 변할 생각을 안함.</div> <div><br></div> <div>짧은 톡하는 걸 고치는 걸 보니 날 많이 생각해주고 사랑한다는 거는 알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서운함이 있었음.</div> <div><br></div> <div>사람 욕심이란게 끝이 없지...</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근데 드레스 입어보던 날 그 서운함이 한방에 날아감. "진짜 표현을 못한 거였군"싶은 맘이 들면서 마음이 개운해졌달까 ㅋㅋㅋ...</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후로 놀랍게도.. 결혼이 주는 안정감과 소속감 떄문인지, 이후로 구 남친 현 남편의 말과 애교(?)는 늘어났음.</div> <div><br></div> <div>심지어는 내가 남편한테 "여보... 여보가 이렇게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어..?"하는 말까지 함...</div> <div><br></div> <div>남편은 "나 원래 한 유머하거든요?" 하더니.. 내 눈초리를 맞고는 덧붙임.</div> <div><br></div> <div>"음.. 왠지 모르겠지만 한계 같은 게 풀린 느낌이라서? 하하하"... 흠흠 끝을 어떻게 하지.</div> <div><br></div> <div>해피엔딩 해피엔딩 이랄까 ㅡ.ㅡ;;</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