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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장석주, 내 스무 살 때
참 한심했었지, 그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하는 일마다 실패 투성이었지
몸은 비쩍 말랐고
누구 한 사람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지
내 생은 불만으로 부풀어 오르고
조급함으로 헐떡이며 견뎌야만 했던 하루하루는
힘겨웠지, 그때
구멍가게 점원자리 하나 맡지 못했으니
불안은 나를 수시로 찌르고
미래는 어둡기만 했지
그랬으니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바다 속을 달리는 등 푸른 고등어 떼처럼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으니, 산책의 기쁨도 알지 못했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줄도 몰랐고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는 따뜻한 말을 건넬 줄도 몰랐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무지로 흘려보내고
그 뒤의 인생에 대해서는
퉁퉁 부어 화만 냈지
이생진, 있었던 일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하면
없었던 것으로 돌아가는 일
적어도 남이 보기엔
없었던 것으로 없어지지만
우리 둘만의 좁은 속은
없었던 일로 돌아가지 않는 일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겉으로 보기엔 없었던 것 같은데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
사윤수, 슬픔의 높이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은 중년 여자가 운다
미세하게 흐느끼며 훌쩍훌쩍 콧물을 삼킨다
마음 아파 우시는가
몸이 아파 우시는가
어느 것이 먼저고 어느 것이 뒤인지 모를
휴대폰을 열어 들여다보고
휴대폰을 닫으며 고개 떨군다
그 속에 아픔이 저장되어 있는지
그 속의 아픔이 삭제되지 않는지
실밥처럼 툭툭 터질 듯한 울음을
손수건으로 꾹꾹 누른다
슬픔은 식물성이어서
고도 칠천 미터 상공에서도 발아하는구나
화물칸에 싣지 못하고
선반에 따로 올려놓을 수 없는 슬픔
무심한 구름 속을 날아가는 쇳덩이 안
이쯤 높이에서도 슬픔은 창궐하여
항로를 이탈한 눈물이
기류가 불안정한 지역을 오래 오래 통과하고 있다
그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규리, 국지성 호우
어제 본 게 꽃이었을까
애써 받쳐도 매번 한 쪽 어깨는 다 젖어서
젖었다 말도 못하고서
가뭇없는 저녁을 맞을 때
너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꽃 진 바닥에 누르스름한 패배만 들러붙는 동안
새들은 꼭 한꺼번에 울어 그 소리를 따라가지 못하게 하더니
바쁜 일은 겹으로 와 너를 놓치게 했다
그렇다고 서운하다 말할 수 있을까
누가 일부러 시킨 것처럼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을 예상들은 정확하게 오고
한낮의 발랄했던 외출이 주검처럼 다 젖어
그렇다고 비에게 그건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헛된 기대는 또 다시 너여서
쨍한 날에도 너 닿은 쪽은 금세 젖는다
홍해리, 막막
나의 말이 너무 작아
너를 그리는 마음 다 실을 수 없어
빈 말 소리없이 너를 향해 가는 길
눈이 석 자나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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