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이은림, 태양중독자
태양을 섬기는 중이다
장엄한 빛들을 쏘아대며 돌고 도는 저것에게 환장하는 중이다
한 번도 나를 향한 적 없는 태양에게
사육당하는 중이다
엉겨 붙는 중이다
한 번도 나를 호명한 적 없는 태양에게
부글부글 대드는 중이다
막무가내 달려드는 중이다
내 시야의 전부이지만 단 한 번도 응시한 적 없는 태양에게
저, 붉은 것에게
그러니, 이제는 말하자
왜 아직 나는 증발하지 못했는가
왜 아직 고여서 출렁이는가
갈증은 왜 내게 고통이 아닌가
데인 상처는 너무 쉽게 흉터가 된다
태양은 악착같이 이글거리고
너는 또다시 증발되는 중이지만
염명순, 꿈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고 나면
어김없이 아프다
아버지 왜 이렇게 먼 곳까지 오셨어요
아버지의 쓸쓸한 생애는
부산 근교 함경남도 단천 동산에 묻히셨어요
얘야, 고향도 떠나왔는데 어딘들 못 가겠느냐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다시는 시를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픈 꿈의 머리맡에서 누가
이마를 짚어주는 듯했는데
밥 많이 먹으라고 언니의
안부 전화가 걸려왔다
최두석, 누에 이야기
누에의 집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고개를 들고 정지한 모습을 느낄 뿐이다
몇 달이고 계속되던 잠에서 깨는 날
다만 깨어 있으려는 노력으로 꿈틀대지만
곧잘 다시 잠에 취하기 마련
그러나 깨어 있는 지혜를 깨친 누에는
계속 입을 놀려 이야기의 실을 뽑아낸다
이야기는 이야기끼리 스스로 엉켜 집을 짓고
과연 희한한 집짓기를 마쳤을 때
자신은 어느새 집 속에 갇혀 있다
정군칠, 무릎 꿇은 나무
모슬포 바닷가, 검은 모래밭
서쪽으로 몸 기운 소나무들이 있다
매서운 바람과 센 물살에도 속수무책인 나무들
오금 저리는 앉은뱅이의 생을 견딘다
저 록키산맥의 수목한계선
생존을 위해 무릎 꿇은 나무들도
혹한이 스며든 관절의 마디들을 다스린다
곧 튕겨져 나갈 것처럼 한쪽으로 당겨진 나이테의 시간들이
공명의 가장 깊은 바이올린으로 다시 태어난다
곧게 자라지 못하는 나무들의 뼈
그 흰 뼈의 깊은 품이
세상의 죄스러운 것들을 더욱 죄스럽게 한다
조태일, 소멸
산들과 잠시나마
고요히 지내려고
산에 오르면
산들은 저희들끼리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어
한 점 티끌도 안 보이게
나를 지운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91155 | [BGM] 근본적으로 세계는 나에게 공포였다 | 통통볼 | 21/01/04 11:09 | 427 | 3 | |||||
91154 | [가능하면 1일 1시] 풋사랑 | †촘갸늠† | 21/01/04 09:00 | 252 | 1 | |||||
91152 | [BGM] 혀가 다 닳아 보이지 않았다 [1] | 통통볼 | 21/01/03 21:12 | 468 | 4 | |||||
91150 | 가르침 [2] | 천재영 | 21/01/03 10:24 | 278 | 1 | |||||
91149 | [가능하면 1일 1시] 고드름2 | †촘갸늠† | 21/01/03 09:22 | 257 | 1 | |||||
91148 | 1%의 당신으로부터~ | 행복이야기_ | 21/01/02 19:56 | 343 | 0 | |||||
91147 | [BGM] 마음 없는 말일 수 있다 | 통통볼 | 21/01/02 13:46 | 386 | 3 | |||||
91145 | 새 희망 [2] | 천재영 | 21/01/02 10:25 | 297 | 1 | |||||
91144 | [가능하면 1일 1시] 작심(作心) | †촘갸늠† | 21/01/02 09:21 | 243 | 1 | |||||
91143 | 그 때에 의인들은 .... [1] | 순수한5 | 21/01/02 04:48 | 338 | 1 | |||||
91142 | [BGM] 주점에 기어들어 나를 마신다 [1] | 통통볼 | 21/01/01 21:50 | 423 | 4 | |||||
91141 | 걸어 나오기를~ | 행복이야기_ | 21/01/01 20:10 | 262 | 0 | |||||
91140 | 평생 학대 당한 강아지 위로하는 백인처자... 눈물 터짐 주의 [1] | 한다면한다ㅎ | 21/01/01 15:35 | 422 | 1 | |||||
91139 | 2021 원단에 [2] | 천재영 | 21/01/01 09:28 | 274 | 1 | |||||
91138 | [가능하면 1일 1시] 새 날3 [2] | †촘갸늠† | 21/01/01 09:20 | 242 | 1 | |||||
91136 | [BGM] 물 한잔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1] | 통통볼 | 20/12/31 23:06 | 362 | 3 | |||||
91135 | 愛誦詩抄- 시인의 새해 인사 [2] | 상크리엄 | 20/12/31 16:38 | 416 | 1 | |||||
91134 | 향기로운 마음~ [1] | 행복이야기_ | 20/12/31 15:33 | 354 | 0 | |||||
91132 | [가능하면 1일 1시] 적는 일 | †촘갸늠† | 20/12/31 09:54 | 239 | 1 | |||||
91131 | 축 [4] | 천재영 | 20/12/31 09:40 | 223 | 2 | |||||
91130 | [BGM] 우리는 한 번쯤 이별을 했던가 싶다 | 통통볼 | 20/12/30 21:31 | 400 | 4 | |||||
91129 | 행복을 같이 하고픈 사람들~ [1] | 행복이야기_ | 20/12/30 19:18 | 314 | 0 | |||||
91128 | 즐거운 [2] | 천재영 | 20/12/30 10:22 | 244 | 1 | |||||
91127 | [가능하면 1일 1시] 먹색구름 [2] | †촘갸늠† | 20/12/30 10:11 | 212 | 1 | |||||
91125 | 한해를 보내면서 올리는 기도~ [1] | 행복이야기_ | 20/12/29 19:56 | 387 | 0 | |||||
91124 | [BGM] 그대가 병을 이기지 못하였다 [1] | 통통볼 | 20/12/29 12:18 | 397 | 4 | |||||
91123 | 독친 꺼내 든 [4] | 천재영 | 20/12/29 11:18 | 262 | 1 | |||||
91121 | [가능하면 1일 1시] 요즘3 | †촘갸늠† | 20/12/29 09:59 | 189 | 1 | |||||
91119 | [BGM] 그 까닭만은 아니다 [1] | 통통볼 | 20/12/28 21:37 | 359 | 4 | |||||
91118 |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 행복이야기_ | 20/12/28 17:45 | 384 | 0 | |||||
|
||||||||||
[◀이전10개]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