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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이문재, 명기(明器)
나는 고생해서 늦게
아주 늦게
가고 싶다
가장 오래된 길에 들어
저승 가서 사용할
이쁜 그릇들, 명기(明器)
이승 밖에서
무덤 안쪽에서 오래
써야 할 집기들
사람은 돌아가고
미래는 돌아온다
사람은 미래의 작은 부장품
나의 부장품일
이 느슨한 고생
이 오래된 미래
이수명, 물구나무선 카페
카페 주인은 나를 알지 못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형광등이 곤두박질치고
그는 자꾸만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다
나는 떨어진 신문을 집어 올린다
마룻바닥 속에 숨어 있던 식물의 싹이
식탁 위로 올라와 기어다닌다
내가 입맞추면
이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나는 주인에게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아직도 내게 차를 내오지 않았다
그러나 열망의 방향을 모두 소환한 가구들처럼
그는 내 말을 듣지 못한다
나는 가스 불 위에 직접
걸어 나가려는 주전자를 얹는다
이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다시 불 위에 무언가를 올리는 순간
사라져갈 것이다
지금 내가 마실 환약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카페 주인을 알지 못한다
어둠이 흰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장석남, 그믐
나를 만나면 자주
젖은 눈이 되곤 하던
네 새벽녘 댓돌 앞에
밤새 마당을 굴리고 있는
가랑잎 소리로써
머물러보다가
말갛게 사라지는
그믐달처럼
김규태, 일식(日蝕)에 대한 추억
그때 내가 본 것은
누에가 까맣게 파먹은
내 심장의 모서리였다
그토록 뛰쳐나가고 싶어
안달하던 초상화 한 조각이 폭발하여
하늘의 빈 자리에 부적처럼 걸릴 줄 몰랐다
이슬보다 흥건히 베인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내렸다
그때 비로소 끝없는 소멸과
생성의 차가운 고리가
거기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알았다
김후란, 소망
생애 끝에 오직 한 번
화사하게 꽃이 피는
대나무처럼
꽃이 지면 깨끗이 눈 감는
대나무처럼
텅 빈 가슴에
그토록 멀리 그대 세워 놓고
바람에 부서지는 시간의 모래톱
벼랑 끝에서 모두 날려버려도
곧은 길 한 마음
단 한 번 눈부시게 꽃 피는
대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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