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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03612
    작성자 : 익명ZGVlZ
    추천 : 5
    조회수 : 693
    IP : ZGVlZ (변조아이피)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11/15 00:29:58
    http://todayhumor.com/?gomin_903612 모바일
    군인.. 그리고 중학교 짝꿍이던 그녀와의 첫사랑
     

    촌에서 농사를하시고 보수적인 부모님밑에서 자라온 나는 어릴적부터 부모님이 고생하시는걸 알았기에
     
    항상 검소하게 그리고 여자와 노는것은 전혀 모르게 지내왔다.
     
    나에게 사춘기가오면서 민망한부위에 검은 실들이 자라는 현상이 생기고
     
    수컷호르몬이 녹조라떼처럼 물밀듯 생성되었지만
     
    초등학교때부터 여학생과는 전혀 말을 섞지않는 습관이들어서인지
     
    누가봐도 예쁜 여학생이보여도 이쁘게 생겼네.. 이걸로 끝이었다.
     
    전교생이 400명도안되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동네의 중학교를 다니다
     
    3살위의 누나가 시내에있는 인문계로 진학을하게되면서
     
    어머니께서는 아직어린 여고생을 혼자살게하기엔 불안하다며 남동생인 나까지 전학을 시켜버렸다.
     
    나는 어릴적부터 어을려놀았던 부x친구들과 헤어져야한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아쉬워 가기싫다는 말을 하고싶었지만
     
    소심한성격탓인지 표정으로도 불만을 내뱉지못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어떻게 내 속마음을 아셨는지 전학을 1년늦춰 중2때 전학을 가게됬다.
     
    특별한날이 아닌이상 매일 촌에서만 살았던 나는 전교생이 1400명이나되는 학교에
     
    전학을가게되니 나도모르게 더 소심해져서 항상 조용히 지내왔다.
     
    그러기에 친구사귀기가 더욱 힘들어져 처음 한달동안은 혼자서밥을 먹으며 지내왔다.
     
    그렇지만 나와 성격이맞는 친구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걸어주면서 그들과 같이 밥을 같이먹을수있게됬다.
     
    여느 학생과 다름없이 평범하게 지내온 어느날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침조회시간에 요즘 선생님들사이에서 우리반이
     
    공부는잘하는데 떠드는 학생들이많다는 말들이 있다고
     
    남자여자 섞어서 짝꿍을시키겠다고 말하셨다.
     
    그렇게 나도 어쩔수없이 여학생과 같이앉게됬다.
     
    그녀의 이름을 A라고 하겠다
     
    그 여학생 A는 학교에서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하기로 소문난 아이였다.
     
    피부도 진주처럼 하얗고 고아서인지 그당시 내가봐도 이뻐보이긴했다.
     
    그래서인지 쉬는시간엔 그녀주위로 남자애들이 치근덕거리기 일수였고,
     
    일부러 아는문제도 A에게 물어보려고 다가가는 남학생들도 더러있었다.
     
    수업시간마다 같은반 뒤에 앉은 남학생들의 부럽고 질투섞인 눈초리는 그때당시 나도 느낄수있었다.
     
    쉬는시간엔 가만히 앉아 졸거나 멍때리는게 좋았던나는 그녀와 짝궁이되고나서
     
    쉬는시간을 뺏기게된거같아 너무 싫었지만 나도 어쩔수없는 수컷이었는지
     
    쉬는시간을 빼고는 그녀와 같이앉아 수업을듣는시간을 은근히 좋아했던것같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전혀 말을 걸지 않았다. 처다보지도 않고 복도에서 마주쳐 지나가도
     
    안녕이라고 인사는커녕 혹시나 쟤가 말걸면 어떻하지.. 혹시 걔랑 부딪히기라도하면 어쩌지하고
     
    쓸대없는걱정을하는 나였다. 그냥 못본척 그녀를 유령처럼 대했다.
     
    그렇게 짝궁이되었지만 몇주동안 말도없이 지내옴이 계속되던 어느날 영어시간이었다.
     
    영어선생님이 갑자기 나에게 전학생이었냐고 물어보더니
     
    20줄정도 되는 문장을 읽어보고 해석해보라고 시키셨다.
     
    그것도 애들보는앞에서 일어서서말이다...
     
    우리반학생들은 전학생인 내가 공부도 잘하는 티를안내고 시험도 그냥
     
    그렇저렇 상위권 아이들처럼 잘보는편이 아니라서그런지
     
    거기다가 촌에서 전학을온애라는 인식이 박혔고 그것또한 사실이었기에
     
    같은반아이들은 얘가 영어를 읽을줄은 알까? 라는 표정으로 처다보았다.
     
    그렇지만 촌에서도 빨간팬?이나 재능교육과 같은 과외를 받을수있었는데
     
    나는 초3때부터 과외를 받아 영어수준은 나름 뛰어났다고 지금 기억한다.
     
    당시 읽었던 문장은 새로 들어가는 단원이었고 의외로 어려운 단어들도많았지만
     
    단어하나만큼은 기막히게 잘외웠던나는 나름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읽고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해석해내자 나를 호구처럼 처다보던 아이들의 표정은
     
    순간 얼어붙어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상황이 나도 민망했는지 후딱 다시 자리에 앉았고, 선생님은 칭찬해주셨다.
     
    옆에있던 A도 다른애들과 같이 조금은 놀라는듯해 보였다.
     
    A의 표정을 보지못했지만 그런느낌이 들었다.
     
    몇일후 다시 영어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그날 처음으로 그녀가먼저 나에게 말을걸어왔다.
     
    이단어 뜻이뭐야??
     
    나는순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친절하게 설명을해주면
     
    더 이상해보일까봐 나도모르게 무슨뜻인지 말을 안하고 샤프로 책상에 ~~~라고 단어의
     
    뜻을 적어서 보여주었다. A는 얜뭐지?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수업에 집중했다.
     
    그렇게 수업시간이 끝나고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넌왜 아무말이 없어?라고 물어보았다.
     
    또 심장이 쿵쾅쿵쾅 뛰던나는 살짝 고개를돌려 A를 보고는 다시 고개를돌리며 그냥..할말이없어서
     
    라고했다. 순간 얼굴이 빨게질거같은 조짐이 보여서 나는 후딱 화장실가는척하며 수돗가로가서
     
    찬물에 세수를하며 식은땀을 식혔다.
     
    내가 왜 떨려야되지.. 왜이럴까.. 설마 걔를 좋아하는걸까..하며 나도모르게 쉬는시간이 끝날때까지
     
    마음을 추스리지 못했다.
     
    그후 중간고사 그리고 기말고사까지 끝난후 여름방이 시작될때까지 다시는 그녀와 한마디도 섞는일은 없었다.
     
    2학기 시작후 짝궁은 다시 앉고싶은 사람끼리 앉게되었고 그녀와 말을 섞을기회는 전혀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중2과정이 끝나고 중3때는 A와 다른반으로 배치되면서 그녀와는 복도에서만 몇번 마주치고
     
    어영부영 졸업을하게됬다.
     
    결국 넌왜 아무말이 없어?라는 그녀의 말은 수년동안 그녀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가 되고말았다.
     
    졸업식날 나도모르게 그녀를 찾고 처다보려 바쁘게움직인 내 눈알의 본능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는다.
     
    집에와서 졸업장을 펴고 그녀의 사진을 찾아보았다.
     
    난 확실히 짝사랑을 하고있었던 것이다.
    .
    .
    .
    .
    .
    .
    .
    .
    .
     
    고등학교도 그녀와 전혀다른곳에 다니게된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여학생과는 필요한대화 이외에는
     
    전혀 말을 섞지 않으면서 지냇고 당연히 여자친구는 사귈맘도없었다.
     
    계속해서 그녀의 목소리와 얼굴만이 떠오를뿐이었다.
     
    그렇게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지못한 나는 지방국립대의 공과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내스스로 여자를 멀리하는 과를 선택하게됬다. 성적에맞춰 학교와 과를 골랐기에...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가게될 나이가되어 신검을 받고 신체조건이 좋았던 나는 1급을 받아
     
    현역입대와동시에 특전병으로 착출되어 경기도광주의 특수전교육단으로 자대를 배치받았다.
     
    어느 누구와 다름없이 힘든 이등병 시절을 보내고 일병을달고 상병을 갓 달았을때
     
    나는 부대 주임원사의 권유로 특전부사관으로 지원을했다.
     
    그때당시 미래에대해 비전과 전역후 자신감이 없던나는 공무원혜택의 군인이란 직업에 콩깍지에 씌인듯이 좋은것같아보여
     
    부모님과 상의후 직업군인의 길을 걷게되었다.
     
    그렇게 임관후 부사관 3년차 병생활까지 4년차이던때 왠만한 훈련은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어느날
     
    분기마다 1회씩 낙하산을 타는 훈련을 받는날이었다.
     
    지상에 안착할때 방심했던다는 발을 헛디뎌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고통에 신음하며 의무대에 실려간 나는 발이 움직이지않도록 나무로 고정하는 응급처치만 받고
     
    국군의무병원으로 입실하게됬다. 그곳에서 뼈에 철심을박아 고정하는 수술을 받은후
     
    마취에서 깨어보니 한 간호장교가 내 상태가 어떤지 체크하러 와있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마취에서 덜풀린 정신을 차리게해주었지만
     
    그것보단 그녀의 가슴위에 새겨진 명찰이 망치로 내머리를 가격하듯 정신을 깨게했다.
     
    그녀 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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