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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897694
    작성자 : 엽군
    추천 : 18
    조회수 : 672
    IP : 39.117.***.37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7/04/19 12:47:31
    http://todayhumor.com/?sisa_897694 모바일
    마왕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지 말아주세요. [베오베 부탁드립니다.]
    옵션
    • 창작글
     
     2014년 10월 27일.
     
     저를 비롯한 마왕 신해철 옹의 팬들과 고스트스테이션 식구 일동은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던
    마왕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에게도 그대에게와 민물장어의 꿈은 특별한 의미입니다.
    특정 후보 캠프에서 그 곡들을 사용한다는 보도를 들었을 때, 많은 팬들은 무엇인가로
    한대 얻어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대에게라는 곡은 reboot the nation이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대선에서 쓰이기는 했었지요.
    마왕의 절박한 심정이 내린 결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그 때 2002년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마왕이 걸어가던 그 길을 자랑스럽게 박수치며 떠나보냈지만,
    그 후 죽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이 마왕에게 씌운 굴레는 사회참여 연예인이었습니다.
     
     그 결과 뮤지션 신해철, 넥스트라는 존재를 잃게 되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마왕 스스로도
    원했던 타이틀은 아니었겠죠. 운동권 연예인이란 타이틀.
     
     마왕이 갔고, 사실... 그를 사람들의 기억속에 영원한 뮤지션으로 남기기 위해 필요했던,
    거의 모든 동력들도 잃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은 신해철과 넥스트라는 이름에 한 발 걸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각자의 목소리만을 내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덕에 넥스트의 상징인
    불새처럼 되살아나 창작활동을 지속해야할 넥스트 역시. 마왕 죽음과 함께 순장되어버린 상태입니다.
     신해철법이 통과됨에 있어, 특정 대선후보의 역할이 다소간 있다는 것은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해철법이라고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의 
    원안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던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대표발의한 예강이 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 반발과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특정 정당의 반대에 막혀 보건복지위원회 
    통과가 무산되고 동력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법이 표류하고 있던 
    시기의 당 대표이자 소관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은 지금의 특정 대선 후보입니다.
    표류하던 해당 법안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마왕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력을 바탕으로 
    수정안을 제시해서 법안을 되살린 것은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었습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야인이되었습니다.

     특정대선 후보는 그저 우리를 국회로 불러들여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 것 그 이상의
    역할이 없었습니다. 정작 예강이법이던 시절에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 잠시 잠깐의 배려를 발판삼아, 우리의 영혼과 같은 노래 2곡을 가져갔습니다.

     앞으로 20여일의 선거기간 내내 울려퍼질 그 노래로... 마왕은 다시 한 번 사회참여 연예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reboot the nation처럼 세련된 스타일도 아닌 곡으로요. 더불어...
    대선에 실패한 성남시장이 떠나버린 이후의 신해철 거리와 해당 후보가 낙선한 이후의 
    대한민국에서 사회참여 연예인으로 누릴 수 있는 정책수혜의 기대도 걱정하게 되었네요.
     
     사실 인터넷에 의견을 올려가며까지 반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치색이 덧씌워지는 것을 보면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20년 전... 넥스트와 서태지의 노래를 들으며, 세상을 뒤엎을 수 있을 것이라던 패기와 결기가 있었습니다.
     15년 전... 노무현을 위해 뛸 때에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신념도 있었습니다.

     그 신념과 함께 하던 노래들입니다. 그 노래들이 노래방에도 못 오를법한 가사가 덧씌워진채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 관계를 위해 사용되는데, 팬의 한 사람으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를 정치권에서 놓아주십시오. 그가 영면하고, 먼 훗날 언젠가 그의 노래와
    그의 가치가 뮤지션으로 다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김광석이나 유재하처럼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이 글은 아고라 청원에도 올렸습니다. 같은 뜻인 분들은 얼마든지 퍼날라 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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