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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7881
    작성자 : raha1
    추천 : 15
    조회수 : 2036
    IP : 211.114.***.8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05/17 13:30:51
    http://todayhumor.com/?panic_87881 모바일
    검은 사과
      “그를 죽여줘..”
        들릴 듯 들리지 않게 되뇌었다. 그 남자는 마지막에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직업이 직업인지라 끔찍한 광경은 많이 본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더군다나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서 방안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일단 조금 밝아지면 다시 와볼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내 그만뒀다. 누군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아닌가.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무엇인가 먹을거리를 챙길 걸 까먹었네... 이제 와서 밖에 다녀오기 보다는 빨리 일을 끝내고 나가서 술이라도 한잔 마셔야겠다.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방안을 다시 둘러본다. 시간이 좀 지나서 인지, 해가 저물기 때문인지 온통 검은 색이다. 검은색 바닥. 책장. 창문. 그리고 책상 위 까지...
     
    ‘끼이익’
     
      나무가 비틀리는 소리와 함께 찐득하게 들러붙는 느낌이다. 아직 완전히 말라붙지 않았기 때문일까. 괘종시계엔 붉은색 손바닥 자국이 찍혀있다. 그마저도 고장이 났는지 움직이지는 않는다.
      
      최대한 현장을 보존하고, 뭔가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살펴본다. 평범한 책상. 깃펜과 잉크. 무엇인가 휘갈겨 쓴 양피지와, 몇몇의 책들이 보인다. 여기저기 흐트러진 것이 분명 긴박했던 순간이었겠지. 혹시 뭔가 적은 것이 있나 싶어 양피지를 집어 들었다.
     
    ----------

    존경하는 재판관님.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만자나라고 합니다.
     
    이런 일로 재판장님께 글을 쓰는 저 자신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게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마주한 현실은 온통 피로 얼룩져 있습니다.
     
    한때는 무엇인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리드 남작은 마치 모든 죄를 인정 할 것처럼 이야기 했었습니다.
    진심을 다한 사죄로 보였습니다. 그것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던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의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제쯤에야 가족들이 제 곁에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내는 처절했던 마지막 순간을 보여주듯 눈조차 감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법이라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듭니다.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보냈습니다.
    집 앞 계단에 처참하게 흘렸던 아내의 핏자국을 봤습니다.
    현관에 들어서서 이리저리 찢겨진 아내의 옷가지를 봤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쳤을 아내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얼마나 도움의 손길을, 저를 애타게 찾았을까요.
     
    저는 아직도 아침에 눈을 뜨면 이 모든 게 꿈이고 아내가 곁에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마도 제 충격과 상처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멍청하게도 그리드의 저택에서 화해의 잔을 부딪히고 있었을 때,
    아내는 살기위해 발버둥치고 있었겠지요.
    더러운 자식. 그렇게 저를 꾀어내 놓고 제 가족을.....
     
    이제 저는 이 하늘 아래 그자식과 같은 세상에서 산다는 것 조차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저 혼자 살아가는 게 지옥입니다.
    그는 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고 저희 가족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은 사람입니다.
    그것도 힘없는 여자를 무방비 상태에서 겁탈하고, 아이들까지도...
     
    재판관님
    그 자를 살려둔다면, 저희와 같은 불행한 가족이 또 생겨날 것이 분명합니다.
    돈과 명예와 생명을 잃을 희생자들이 늘어날 것이며,
    도시 전체가 탐욕과 악에 물들 것입니다.
    법이 그를 심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저는 결단을 내립니다.
     
    부디 모든 일이 끝났을 때 그 간 있었던 그의 악행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 아마도 낌새를 눈치 채고 선수를 쳤겠지. 이 편지만으로도 확실히 원한이 어느정도 인지는 알 것 같군. 하긴 이런 일들은 언제나 원한이 관계가 되어 있는 법이지.
     
     
      휘갈겨 쓴 양피지를 봉투에 담아 챙겼다. 양피지를 들어내자 나무 본연의 색이 드러났다. 색이 다른 부분 경계선에 검은색과 나무색이 한데 엉켜 문드러진다. 아직 완전히 굳지 않은 피가 스멀스멀 나무색을 지워 간다.
      
      시선을 돌리자 팔걸이 흔들의자에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허공을 바라보는 눈에는 이미 총기가 없다. 덥수룩한 턱수염과 비교되는 검은색 턱시도를 멋지게 차려입고, 누워있는 듯 의자에 앉아 있다. 남자의 목에는 새끼손톱 크기의 조그마한 구멍들이 정확히 여섯 개 뚫어져 있었고, 피가 흘러내린 듯 아래로 핏자국이 이어져 있다.
      
      ‘셔츠가 원래 검은색이었던가? 아님 피가 굳어 검은 색으로 보이는 건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이내 그만두고 의자에 다가선다. 죽은 남자에 다가갈수록 방을 채우고 있는 비릿한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아직도 남자의 바지에서는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하. 정말이지.. 온통 피 만으로 검게 칠하다니”
      
      다시 생각해봐도 광기에 사로잡힌 것이 분명하다. 죽이는 것으로 모자라, 온 방안을 검게 피칠할 생각을 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누군가의 광기가 만든 그 자리에 있는 나 역시도 제정신은 아니겠지.
      뭔가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지, 죽은 남자의 옷을 뒤져 봤지만 무엇 하나 나오지 않는다. 팔걸이 아래 떨어져 있는 주머니가 이 사람이 가지고 있던 마지막 이었던 것 같다. 주머니는 생각보다 묵직했다. 단순히 금화가 들어 있는 금화주머니. 나는 금화를 꺼내 살펴본다. 

     ‘오호라.. 아발론 금화잖아? 귀한거로구만. 어디보자.. 하나, 둘, 셋... 스물아홉... 하나가 부족하네’ 

      서른 개에서 하나 가 딱 부족한 주머니.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온다. 스물아홉 개라. 스물아홉... 그러고 보니 만자나라는 남자가 얼마 전 스물아홉이 되었다고 들었다.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걸. 얼마 전 주점에서 얼핏 들었던 이야기들이 뇌리를 스쳐간다.

    ----------
     
      “그리드 남작이 또 파티를 연다면서?“
      “응? 무슨 파티? 난 못 들었는데...”
      
      “뭐라더라... 굉장히 중요한 사람의 생일을 기념이라고, 고기와 포도주가 공짜라고 했었어. 누구든 초대장 없이 와도 된데!“
      
      “왠일이래? 그 욕심 많은 작자가. 근데 괜히 갔다가 얽히는 거 아냐? 저번에도 누구 당하지 않았어? ... 그닥 안 땡기네 그려”
      
      “그러지 말고 한번 가봅시다!. 우리가 뺏길게 뭐가 있나, 밑져야 본전이지 뭐. 이놈의 맥주 말고 다른 술이나 퍼먹고 오자구요“
      
      그러던 찰나 음식을 하던 주방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남의 술집에서 이놈의 맥주라니, 싫으면 나가던가 뭐하는 짓이야? 나 들으라고 한 소리 맞지?”
      
      “어이쿠 들렸어? 하하하....”

    ----------

     
      그날이 바로 만자나가 화해의 잔을 마신 그 날이었겠지. 그리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불러 좋은 사람을 연기했을테고. 정확치는 않지만 대략 어떤 상황인지는 짐작이 간다. 직접 보지 않아도 그리드 남작이 교활하고 탐욕스런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결국 그 파티 때문에 용의선상에서 남작이 빠졌을 것이다.
      
      하여간 교활한 자들이 문제다. 한때 그리드와 비슷한.. 교활한 자식을 잡은 적이 있다. 사실 그 자식이 교활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능력만큼은 정말로 탁월했기 때문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녀석을 우상화하고, 좋아하는 사람까지 생겼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 자식의 수법은 치졸했다. 그리고 잔인했으며, 교활했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 교묘하게 사람을 움직여 스스로 선택하게 했었다. 그런 기술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 된다. 그 자식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세치 혀와 잔인한 상상력이었다. 결국 그것 때문에 원한도 많이 샀었다. 한번은 자기 손은 전혀 쓰지 않고, 일가족을 죽음에 몰아넣었었는데....  꼬르륵.. 아니지.. 빨리 일을 끝내고 나가야겠다. 오랬만에 싫은 녀석을 떠올렸더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쪽에서 잘 지내라지. 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들고, 흔들의자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슬쩍 의자를 밀고 식탁으로 걸어간다. 쩌어억...끼이익. 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과 함께 의자가 규칙적으로 흔들린다. 그리고 흔들림에 맞춰 죽은 남자의 바지단에서도 핏방을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무심코 그 소리에 맞추어 주머니에 달린 끈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 나나~ 나나나~’ 주머니가 묵직 한 것이 돌리는 맛이 있다.

    ----------
     
     
      “어떤 의뢰인가”
      
      매우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 마치 쇠를 비비는 듯한 거친 음색이다.
      
      “누군가 좀 죽여줘야겠어.”
      
      “...누구?”
      
      “만자나라는 놈일세. 저 아랫동네 사는 멍청이지. 그래도 이리저리 잘 모아둔 상으로 목숨을 살려줬지. 근데 이 녀석이 불경한 생각을 한단 말이야. 그를 죽여.”
      
      “더 필요한 것은?”
      “음.. 당연히 증거를 없애야지.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게. 뭐. 어짜피 내가 관련되어있다는 것은 다 알겠지만.. 하하하.. 그렇지! 이왕이면 나한테 앙심을 품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좀 보여줘야겠어. 그자식의 방을 피칠갑을 해버리는거야!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이런 시계도, 저런 책상도, 저기보이는 음식들도 모두 피칠갑을 해!”
      그리드 남작은 자신의 생각이 마음에 든 듯 흥분해서 말을 이어 간다.
      “멍청한 자식들. 지난번에 썼던 녀석들은 너무 쉽게 내 이름을 불었다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잡힐 내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자식들은 먼저 죽어버렸어. 자네가 이바닥에선 그래도 이름 꽤나 날린다고 들었네. 단순히 돈만으로는 사기 힘들다며? 비싼 값을 치룰 테니 어설픈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해줘”
      “... 보수는?”
      “얼마나 필요한가? 아니지 우선 내가 금화 삼십개를 주겠네. 그리고 일을 마치거든 돌아오게. 삼십개를 더 주지. 시간을 얼마나 걸릴 것 같나? 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당할리는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목숨을 노려지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거든. ”
      “좋아. 지금 바로. 의뢰를 완료하지.”

    ----------

     
      그를 만난 것은 몇 일전이었다. 주저앉은 채로, 붉게 충혈된 눈으로 정신을 반쯤 놓은 채로, 아내의 이름과 아이들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가방을 고쳐들고 그의 앞에 마주 앉아 시선을 마주했다.
      
      “원하는 걸 해준다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나?”.
     
      그는 초점 없는 눈동자로 작은 소리로 답했다.
      
      “뭐든요.. 뭐든 드릴께요.. 그 자식을.. 그 자식을 죽일 수 만 있다면....”
      
      “그런 말은 누구나 쉽게 하지. 내가 당신에게 원하는 건 다른거야.”
     

      그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 시선에 답하듯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 그의 앞에 내밀며 짧게 답했다.
      “왼손”
      
      그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각오의 순간. 그의 원한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는 순간. 무엇인가 결심을 한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내게 왼손을 내민다.
      
      “각오는 알겠지만, 각오를 직접 보여줘야 겠어.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직접. ”
     
      검을 받아든 그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가 선택하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단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심호흡을 시작한다. 당장이라도 시작할듯 하여 한마디 조언을 해준다.
      “이봐. 묶지 않으면 피를 흘려 죽고 만다고”
      멈칫 하던 그는 허리띠를 풀러 왼팔을 묶었다. 그리고 다시 심호흡과 함께 핏방울이 튀었다. 그는 끊임없이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었으며,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내와 아이들을 찾는다. 그리고 나는 조금 떨어져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으아아악! 으악!! 그리드 !! 이 죽일 자식!!”
     
      온통 주변이 피바다가 될 즈음. 그는 울부짖으면서 결국 해냈다. 그는 피를 흘리는 팔을 움켜쥐고 있었다.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새어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자신의 왼손을 내게 넘긴다.
      “의뢰는 접수됬다. 자네가 보여준 각오와 실천은 충분하네. 무척 감명받았다. ”

      무표정하게, 그리고 조용히. 그의 왼손과 검을 받으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어떻게 복수를....?”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이 희열에 찬다. 어느새 자신의 고통은 잊혀진 것 같다. 무엇이 이 사람을 이렇게도 몰아넣었을까. 한켠에 차오르는 연민을 밀어두고 대답한다.
      “어떻게 하길 원하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줄까?”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선량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상상력이 부족한 것인지 그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 죽여요.. 그냥.. 그 자식.. 잔인하게.. 흑.. 그를 죽여...”

      이거 참. 그냥 죽이기엔 이 남자의 각오가 남달랐다. 일반적인 녀석들보다 훨씬 빠르게 해냈다고. 나는 조금 아이디어를 주려고 마음먹었다. 어짜피 일을 하기도 편하니까.
      “조금 아이디어를 주지.. 자네은 이제부터 편지를 쓰는거야. 그리드를 죽여야겠다고.. 누구라도 좋아. 정말 죽이고 싶다는 네 분노를 표현해 보라고”
      “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그에게 몇 가지 설명을 해줬다.
     
      “네 편지는 다른사람이 아니라 그리드 남작에게 보낼거야. 그리고 그사이 네 아내와 아이들을 죽인 하수인들도 처리할거고. 이들도 죽일거 맞지? 무튼 그럼 그리드 남작은 해결사를 찾겠지. 자신의 하수인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을 테니..“
      그는 잠자코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나는 의뢰를 받으러 그의 앞에 서게 될꺼야. 그리고 그가 의뢰하는 데로 그를 죽여 주지. 아무래도 자넨 죽음에 관해서는 상상력이 부족하거든.”
      그는 멍하니 내 이야기를 듣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그렇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디 멀리 떠날 채비를 하고, 소문에 귀를 기울여봐. 좋은 소식이 있을거야”

      “아.... 그럴 필요는.. 이미 각오는 되어 있어요... 차라리 제가.. 제가 했다고 남겨 주세요...”

      그는 빠르게 무엇인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

     
      흔들의자를 지나 식탁으로 걸어가는 사이, 만자나의 원한 맺힌 목소리가 기억났다. ‘멋진 눈빛과 각오였지. 음.’ 흔들의자를 중심으로 거의 대부분 검게 물들어 있다. 나는 의자위의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이정도면 자네가 원한 것 정도는 됐겠지 그리드? 근데 좀 악취미군.”
     
      식탁위에는 아직 굳지 않은 빵과, 다양한 과일들이 놓여 있었다. 그러나 먹을 생각은 없다. 저기 저승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나 뭔가 챙겨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자나의 눈빛이 다시 떠올랐다.
      “만자나.. 만자나.. 그래.”
      식탁위에서 사과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 가방을 뒤적거려 만자나에게 받은 그의 왼손을 꺼내어 사과를 쥐어 주었다. 그리고 그리드의 무릎위에 올려준다.
      “흠... 이것만으론 뭔가 부족한데?”
      검붉은 색 천지에 그냥 붉은 사과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다. 역시 사과도 검붉은 피를 뒤집어 씌워야 하나... 아냐 대신 다른 표시를 해야겠어. 이 방은 이미 충분하거든. 단도를 꺼내어 사과에 글씨를 새긴다. 그리고 이제 이곳을 떠나야겠다. 이정도면 그리드와 만자나. 둘다 만족하겠지?

      아무도 없는 검붉은 방에 사과에 새긴 글씨는 점점 검누렇게 물들어간다. 

     espada de la manz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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