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7개월 정도 지나면 나이 앞자리가 3에서 4로 바뀌는 아재입니다. 그렇다고 스스륵 아재는 아니고 정처없이 여기저기 눈팅만 하는 아재에요. 그래봐야 오유 눈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니 반은 오유인인것 같기도 합니다.
아재들. 친목이 안되니 많이 답답들 하시죠? 또한 네임드건으로 더러는 서운하기도 하시죠? 그래도 동생들 참 대견하지 않습니까? 어떤 커뮤는 음란물이 올라와도, 법으로 개인 거래를 금지한 물품을 사고 팔아도, 또 어디는 군부시절 국가권력에 희생당한 가족의 아픈곳을 쑤셔대도 자정작용이라곤 눈꼽 만큼도 일어나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인데 반해 친목,네임드화 같은 어찌보면 소소한 부분까지 균형을 잡아보려는 동생들 저는 참 대견합니다.
우리 저 나이때를 생각해 보면 참 거칠것도 없었고 무서운것도 없었을 때여서 랜선 뽑으면 마주칠일도 없는 사람에게 그래도 꼬바꼬박 예를 갖춰주는거 보면 저는 참 보기가 좋아요.
우리도 겪었던 아름답고 자칫 위험할수도 있는 시절 아닙니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살아본 우리들이 품으며 안고 가는게 보기좋은 풍경 아닐까 해요. 서운한맘 이해야 합니다만 이럴때야 말로 우리 아재들의 대인배다운 풍모를 보여줘야 할때가 아닐런지요. 그러니 조금이라도 서운한맘 있으셨다면 동생들에게 떠나가는 아픔을 안겨주기 보다는 품고 이해해주는 늘어진 뱃살 만큼이나 넉살 좋은 아재들의 유연함을 보여주는게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오징어 동생분들. 아재들은 이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 시기예요. 반면 에스트로겐은 큰 변화가 없는 시기고요. 예 아줌마화 되어가는 시기입니다.
잔소리도 많아지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수다가 떨고 싶어지는 시기예요. 때론 외롭고 인정받고 싶고 그냥 누군가와 말이 하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직접 찍은 사진을 자랑하고 싶고, 쩌는 덕력을 자랑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며 무엇보다 그것들을 매개로 대화가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친목은 안된다니 이거 참 답답해요. 수다의 끝은 결국 친목인데 이거 분리하기가 참 어려워요.
오유 동생들 보기에 쩌는 자본력,쩌는 덕력,쩌는 행동력으로 무장한 전사같은 아재들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웃긴거 보면 보여주고 싶고, 웃겨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몸은 나이가 들었는데 마음이 같이 따라 늙어주지 못한 어린 아이나 다름없어요.
우리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해가는 과정을 인생의 황금기에 겪었고 인터넷과 함께 성장해온 세대라 우리 윗세대 보다 더 다양한 세대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접하며 성장해오다보니 마음이 아직 몸따라 늙질 못했어요.
저 같은 경우만해도 오유덕에 금연을 했습니다. 길거리 걸어다니며 담배피우는 사람들의 매너없는 행동을 꼬집는 글과 댓글을 오유에서 보며 비로소 그것이 남에게 엄청난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란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금연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아랫세대와 소통하며 배운거죠. 아재들도 그런식으로 대한민국 개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을겁니다. 그러니 오유 동생분들도 아재들을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아재들도 개저씨는 되지 않으려 많이 애쓰고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끝으로 이제는 서로 다른 세대가 합쳐진 만큼 친목.네임드화에 대하여 그 정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고 논의해 볼때도 되었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찬성하자는거 절대 아니에요. 친목질로 커뮤니티 망해가는거 많이 봐왔거든요.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도 오유 스스로 자정하여 왔으니 분명 이 문제도 답을 찾아낼거라 봅니다.언제나 그랬듯이. 또한 답을 찾아낼때도 됬다고 봐요. 왜냐하면 지금은 두 문화가 버무려진 시기이니까요. 건전하고 예의있는 많은 글과 댓글과 토론을 통해 오유는 분명 답을 찾을것라 봅니다.
글이 길었어요. 아재들, 오징어 분들의 아름다운 융화를 바라며 지켜만 보던 아재는 애인 만나러 가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