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 이력서와 자소서를 앞두고 슬퍼지는건 취업의 불안감이 아니라 남들 처럼 지내지 못한 불쌍한 내 청춘이다.
인생은 꽃과 같아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한다는데 내 청춘이란 꽃은 펴보지도 못하고 지는구나.
누나 둘 대학 잘 보내고 나도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 붙어놓고도 우리집에서 한시간 거리 지방 국립대에 지원했다.
집안은 계속 기울었고 나는 학업에 알바에 노가다에 남들처럼 휴가도 가본적 없고 돈걱정에 맘편히 방학을 보낸적도 없다.
스펙도 내가 원했던것의 반도 못 했다.. 공대라지만 토익 700중반에 학점 4점에 공모전 몇개에 자격증 한두개. 매일 돈에 쫓기며 살다보니 자신감도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 밥조차 돈걱정에 항상 고민 하며 먹었다. 친구들도 낮은 지방국립대 들어와 풍족하진 않을진대
거기서도 비교감을 느꼈다.. 2학년때 알바비 모아서 고민하며 샀던 4만원짜리 나이키 맨투맨을 꺼내 입을 시기가 오자
또 괴리감이 느껴진다.. 좋은데 취업하는 것 그것 하나만 바라 보고 살았는데 결국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야하는 취업자리에서
나는 또 밀려나는게 아닌가. 나는 비록 돈 때문에 밑으로 내려왔지만 취업만큼은 그들과 같이 하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말은 결국..이한마디
용돈 한푼 안받고(못받고) 4년내도록 장학금 받고 생활비를 벌어썼으면 분명 뿌듯해야하는데..
3학년 까진 토익 나보다 낮던애들이 학원에 다니고 해외연수를 다녀오더니 점수가 괄목할만하게 올랐다.
밀려 나는것 같다. 이런 세상은 니 꽃봉오리 조차 제대로 펴보지도 못할 병신이라고 나를 잔인하게 억누르는 것 같다.
온 세상이 나를 짖누르기 위해 작정하고 덤비는 것 같기만하다. 올해 초 공부할 시기를 놓쳐 2달동안 도서관에서만
살아온 지난 날들.. 내 세상은 한평 남짓.. 앞으로도 두달 더 한 평 남짓한 책상 머리에서 이런 생각들과 싸워야한다.
아픈 만큼 성숙 한다고 했던가. 지금은 아직 아프기만 해서 성숙하지 못한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