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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2319
    작성자 : 은빛미리내
    추천 : 3
    조회수 : 2130
    IP : 223.62.***.21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8/07 03:59:29
    http://todayhumor.com/?panic_82319 모바일
    극락원
    옵션
    • 창작글
    3년만인가......
    나는 오랜만에 엄마가 모셔진 납골당을 찾았다.
    3층짜리 납골당 현관앞에 '극락원, 이라는 현판이 이질감이 들정도로 크게 달려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에 젖은 현판이 을씨년스럽다.

    '2층이었던가 3층이었던가...'

    오랜만이라서 기억이 잘 나지않는다.
    나는 2층부터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 엄마가 모셔진 곳을 찾아보았다.
    모르는 사람들의 유골함과 살아생전의 모습들이 간직된 사진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사진에는 생전에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과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모습들....
    천천히 둘러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다....

    어떤 사연으로 어떻게들 생을 마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속 사람들은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듯 환하게 웃고 있는모습과 밝은 표정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천천히 둘러보면서 엄마의 자리를 찾고있는데 어디선가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의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와 어울려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그런 생각도 잠시.....주위의 납골함과 사진들 한가운데 있던 나는 순간 오싹함을 느끼고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귀를 기울여 본다.
    흐느끼는 소리가 크게들리지 않는걸로보아 아마 3층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소리같다.
    근데 생각해보니 여기는 납골당이고 누군가 이곳을 찾아 이곳에 모셔진 누군가를 생각하며 운다고 생각하니 더이상의 무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둘러보다가 2층에서 엄마를 찾지못해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을 올라갈수록 그 흐느끼는 소리는 크게 들려왔다.
    이윽고 3층에 다다른 나는 더 선명하게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뒤로한체 엄마의 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둘러보면서 엄마가 모셔진곳을 찾고있는데 어느샌가 그울음소리가 들리는곳 근처 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울음 소리가들리는 칸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검은원피스를 입은 30대정도로보이는 여자와 그여자의 딸로보이는 어린여자아이가 한 유골함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그여자는 손수건으로 코와입을 막은체로 서럽게 흐느끼고 있었는데 딸은 그런엄마를 바라보며 엄마와는 대조적으로 환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딸은 아직 죽음을 이해하기에는 어린나이로 보였으나 엄마가 울고있다는것은 알수있을텐데....그런엄마를 바라보며 저렇게 웃고 있다니....하긴뭐....아직 어린아이니까.....

    나는 더이상 그쪽에 신경쓰지 않고 엄마를 찾기시작했고 마침내 엄마를 찾을수 있었다. 사진속 엄마는 3년전과 똑같이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반겨주었고 나도 그런엄마를 향해 미소지어 주었다.
    언젠가 꿈속에 엄마가 나와서 더이상 당신 때문에 눈물 흘리는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뒤로 나는 엄마앞에서 더이상 눈물 흘리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엄마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있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러갔고 나는 이제 슬슬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저쪽에 있던 그 모녀는 언제 나갔는지 보이지않았다.
    사람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엄마생각에 빠져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엄마사진을 보고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한후 그곳을 나섰다.
     
     1층로비로 내려와 출입문으로 나가려는데 이곳의 경비로 보이는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아이고~ 비도오고 평일이고 해서 그런가 오늘은 댁 말고는 아무도 찾아오는 이가 없구려~"

    "그런가요? 아저씨 말대로 평일이고 비도 오고 하니까 그런가 보네요~"

    "그러게 말이여.....내가 근무서면서 딱 1명 찾아오는 경우는또 처음 보는구만"

    "네? 딱1명요? 저말씀 이신가요?"

    "그럼 댁말하는거지 누굴말해 허허~"

    "아니.....저말고 아까 모녀로 보이는 분들 오셨었는데?"

    "에이~  뭔소리여~  내가 쭉~~ 여기있었는데....댁말고는 아무도 온사람없었어~  왜이랴~"

    "아닌데.....제가  봤는데.....아저씨 잠깐 자리 비울때 왔었나 보네요..."

    "아니여....내가 오늘은 출근해서 화장실 한번을 안갔는데......"

    ".....에이~  아니에요~~  왔었어요.....ㅎㅎ 제가 분명히 봤다니 까요~"

    "......혹시.....자네가 아까 봤다는 사람이 모녀라고 했어?"

    "네....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렇게 보였어요...왜요?"

    "아...아녀....저....혹시나 자네 여기 또와서 그 모녀가 있었던 그자리에 사진은 절대 보지말게나....자네를 위해서 하는 소리니께 새겨들어....절대 호기심에서라도 봐서는 안돼...."

    " 예? 그게 무슨 소리세요? 왜 보지말라는 건데요?"

    "글쎄 보지 말라면 보지마~ 보고 나면 후회할거야~"

    "아니~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

    "나는 분명 말했네~"

    라고 마지막 말을 남긴채 아저씨는 등을 돌리고 출입문으로 나가버리셨다.
    나는 아저씨의 말이 이해가 되지않고 찝찝해서 아저씨에게 물어보려고 아저씨를 따라 밖으로 따라나섰지만 아저씨는 벌써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저씨를 찾아서 그게 대체 무슨소린지 묻고 싶었지만 이내 그냥 포기하고 주차된 차로 향했다.
    그냥 아저씨가 헛소리한걸로 치부하고 넘겨버리기로 했다.
    차에 타고 나서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보려는데 핸드폰이 보이지 않는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까 엄마와 있으면서 호주머니에 넣고 바닥에 앉기 불편해서 옆에 내려놓았던게 생각났다.

    아저씨와의 이상했던 대화가 떠올라 찝찝했으나 핸드폰을 두고 갈수는 없었기에 나는 다시 3층으로 향했다.
    3층으로 올라가서 엄마가 있는자리 바닥을보니 역시 내핸드폰이 거기에 놓여져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주워들고 나가려다가 아까 아저씨가 했던말이 떠올라 그모녀가 있던 자리쪽을 흘낏 쳐다보았으나 거리가 좀 있어서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저씨 말도 있었고 무섭기도 하고 해서 그냥 신경쓰지말고 내려가려 했지만.....결국은 두려움 보다 호기심이 더컸기에 나는 발걸음을 돌려 그자리로 향했다.
    엄마사진 앞을 지나는데 엄마의 인자한 미소가 왠지 슬퍼보인다....
    기분탓이겠거니 생각하고 엄마사진을 지나쳐 아까 그 모녀가 있던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자리에 서서 위에서부터 천천히 사진을 보면서 내려오는데 중반부에서 나의 눈이 멈췄고 내몸은 얼어 붙을수 밖에 없었다.....
    내 눈에 들어온 사진에는........
    ......
    아까전에 봤던.....
    .......
    ..........
    환하게 웃고 있는 경비아저씨.....
    .......
    ........
    그리고 등뒤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

    "내.가.보.지.말.랬.지"






    은빛미리내의 꼬릿말입니다
    극락원을 나서는 차한대.....

    "아빠는 여기가 지겹지도 않나.....여기서 일하다 돌아가셔놓고는 
    왜 꼭 여기다 모셔달라고 유언을 남기셔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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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7 13:00:44  14.37.***.152  둥기둥가  565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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