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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집에 오는 사람마다
집이 너무 빨리 지어지고 있다고 깜짝 놀랍니다
마치 시험볼 때
아는 문제만 나와서 신나게 정답을 술술 적어갈 때의 기분입니다
공사가 빨리 진행되어서 좋지만 문제가 살짝 있습니다
단계별로 자금을 투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작업일정이 엄청 빨라져서 곤란한 상황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제일 빨리 짓는 집 신기록에 도전해도 될 것 같습니다^^
빨리 짓지만 부실하게 짓는 것은 아닙니다
공사팀의 인원이 많이 투입되고 저마다 호흡을 척척 맞춰가며 일을 합니다
집 한 번 지으면 십 년 늙는다는데
이렇게 수월해서야 나는 집 짓고 십 년 젊어질지도 모릅니다~
5월 25일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지붕에 서까래를 놓고 있습니다
광수씨가 거실 지붕을 만들고 있습니다
거실은 단층 오두막처럼 생긴 독채입니다
본채와는 안으로 통해 있어서 내부에서 보면 별채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길로 나가 보았습니다
밖에서 보면 까페 뒤로 집이 이렇게 보입니다
본채의 서까래를 올렸습니다
이제서야 집의 전체적인 윤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이미지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니 새삼 감동이 밀려옵니다
마당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나무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잡으며 또다른 생명체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저녁무렵 공사장에 들어가 봅니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나뭇조각들은 다얀의 장난감입니다
개구장이 다얀이 빛처럼 빠르게 여기저기 나타납니다
나는 다얀의 시간을
이천 오백분의 일 초 속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흰둥이가 잡초를 뽑고 있는 아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흰둥이의 마음 속에는 아직도 이만큼의 거리가 있나 봅니다
아니면 그동안 이만큼 가까워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입니다
눈부신 저녁햇살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거실 통창의 윤곽도 보이고 공간의 크기도 보입니다
2층 작업실입니다
오른족 바깥으로 거실 지붕이 보입니다
발아래 펼쳐진 곶자왈의 풍경이
마치 아프리카 밀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난히 빨갛게 해가 집니다
이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사진을 찍어 놓습니다
핑크뮬리 언덕 위에 자리잡은 나의 집
그 꿈속으로 들어갈 날이 조금씩 다가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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