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어...엄마 엄마가 뇌종양이라는 판결. 엄마.... 엄마는 한평생 우리집식구들 먹여살리려고 고생만하다가 당신 인생 제대로 즐기시지도 못하고 병만 얻으셨으니... 다 내 잘못인것 같고 내가 대신 아프고싶더라.. 요근래 머리아프고 노안이 온것같다고 그랬었잖아.. 난 엄마가 늙어서 그런줄알았어 내가 너무 병신같더라...좀 더 일찍 병원에 모시고 올걸...내가..내가 좀 더 빨리 자각했었으며.. 미안해엄마... 못난 딸을 용서해
8월 22일.. 운이 좋게도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됬어 다들 다행이라고 말했지만 난 왜 하필 우리엄마가 뇌종양에 걸렸는지 받아들이질 못해 하루종일 울었어.. 차라리 젊은 내가 아프면 내가 아팠더라면... 난 젊으니까 금방 회복될텐데... 오후 5시에 수술이 시작됬고 오후 10시에 수술이 끝났어...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제발 우리엄마 살려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우리엄마는 아직 세상에서 할 일이 많으시다고 차라리 나를 데려가 달라고 기도 또 기도를 했어... 수술이 끝나고.. 의사말로는 수술은 잘됬다고 했지만... 뇌종양이 악성이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양성이길 제발 양성이길...기도했는데 내 마음이 철컹 내려앉더라.... 자세한건 조직검사를 해야알수있다고 최소2일 이상 걸린다고 하더라 의사가..... 엄마의 뇌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종양이 5센치나 컸음에도 불구하고 뇌종양증상이 잘 나타나질 않았던거 같더래 엄마.....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엄말보고... 난 기절할듯 울었어 축 쳐진 엄마몸... 머리에는 붕대... 얼굴엔 포비돈같은 물질이 마구 묻어있었어 아..불쌍한 우리엄마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가 무서워할까봐 난 엄마가 있는 중환자실앞에서 밤을 새면서 기도했어.. 제발 우리엄마를 나에게서 뺏어 가시지 말아달라고.. 엄마 무서워 하지마 밤새서 엄마 병실 앞에서 엄마를 지켜줄게...내가 지켜줄게
8월 23일 엄마가 의식을 찾은 날이야.... 오후 면회 때 엄마가 날 반겨줬어.. 엄마가 날 보더니 엄마 살았어 라고 했잖아... 너무 너무 마음 속에서 뭔가가 북받쳐올라서 그자리에서 펑펑 울고싶었지만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될것같아서 꾹 참았어 우리 엄마...긴 생머리가 이쁜 엄마.. 근데 있잖아 수술하려고 엄마 머리 삭발했는데도 내 눈엔 우리 엄마가 제일 이뻤어 사랑하는 우리엄마 .. 비록 악성뇌종양이지만 난 있는 힘껏 엄마를 케어할거야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것들만 느끼게 해줄게
사랑하는 우리엄마.. 외할머니께서 우리엄마 23살때 돌아가셨다고.. 외할머니 없는 세월이 너무 힘들었다고.. 나에게는 그런 아픔을 주고 싶지않다고... 엄마는 오래오래 살거라고 그랬잖아... 내 나이 23.... 운명인지 우연인지 모를 이 시련의 반복.. 지독한 운명의 끈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