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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0442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31
    조회수 : 5939
    IP : 219.255.***.203
    댓글 : 56개
    등록시간 : 2015/06/04 12:59:14
    http://todayhumor.com/?panic_80442 모바일
    바나나 할머니
    옵션
    • 펌글

    부대 위병소 근무서는 애들한테 들은 이야기입니다.


    시간은 한밤 중이었데요. 새벽 근무라 오가는 사람도 없었고, 사수는 부사수 세워 놓고 대충 졸고 있었다 합니다.


    그렇게 근무를 서는데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랍니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나이 많은 할머니라 암구호고 뭐고간에 부사수가 철문 앞에 나가서 할머니한테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자기가 요 근처에 사는데 젊은 사람들 나라 지키느라 고생 많다고 바나나나 하나씩 먹으라고 바나나를 검정 비닐봉투에서 꺼내 내미시더랍니다.


    이런 거 근무 중에 먹으면 안 된다고 부사수가 말하니까 할머니가 그래도 먹어달라면서 통 사정을 하시더랍니다.


    부사수는 그래도 안 된다고 달래고 달래다 지쳐갔는데 할머니는 막무가내였고요.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이러시더랍니다.


    그럼 철창 사이로 살짝 줄테니까 이거라도 몰래 먹고 근무 서라고. 먹는 거 보면 자기도 맘편히 가겠다고.


    부사수는 알았다고, 이거 먹으면 바로 가시는 거라고 하고 바나나를 받아들고 입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가 뒷통수를 쎄게 후려갈겨서 부사수는 휘청거리면서 앞으로 쓰러졌습니다.

    깜짝 놀라 바르작 거리며 뒤를 보니 사수가 씩씩거리면서 소총 개머리판으로 다시 한 번 찍어내릴 자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X상병님 왜 이러시냐고 뭐 먹으면 안 되는 거긴 하지만 이럴 정도는 아니지 않냐고 따지니까 사수가 그러더랍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니 방금 총 물고 뭐하는 거야?!



    나중에 위병소 씨씨 티비를 돌려 보니까 이러하더랍니다.


    아무도 없는데 부사수가 정문으로 걸어나가서 한참을 뭐라고 대화하 듯 중얼중얼 거리더니 소총을 입에 물었고, 그 순간 사수가 깜짝 놀라 튀어 나와 하이바 뒷통수를 개머리판으로 찍은 겁니다.


    너 그 때 기억 나냐고 사수가 묻자 부사수는 덜덜 떨면서 할머니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카메라에는 아무것도 찍하지 않았지만요.

    출처 루리웹 테슬라고환 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768065&bbsId=G005&itemId=145&pageIndex=1
    헨리죠지의 꼬릿말입니다
    추적당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희생자는 아니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에 놓였을 때, 현실이 덫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이 뒤집혀질 때에야 비로소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자신이 찾은 진실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스릴러가 슬퍼지면 독자들은 빠져 나오기 어렵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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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4 13:02:02  121.55.***.44  오월에핀꽃  63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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