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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8066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7
    조회수 : 2460
    IP : 103.10.***.21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3/05 20:29:41
    http://todayhumor.com/?panic_78066 모바일
    [오컬트학] 망치


    망치

    어느 비디오 판매점에서 할인해서 100엔에 비디오를 파는 걸 보았다.
    제목은 "망치"였다. 케이스도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 판단이 안 섰지만 싸기도 해서 그냥 사기로 했다.

    저녁에 바로 비디오를 돌렸더니, 예고 없이 바로 본편이 시작되었다.
    화면을 보니, 아무래도 길을 헤메고 있는 것 같다.
    카메라는 달리고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달리면서 계속 찍었다.
    "뭐야, 괜히 100엔이나 주고 샀네"
    하고 그냥 틀어둔 채 컴퓨터를 켜고 놀았다.
    화면은 위아래로 조금씩  흔들리면서
    "헉헉"하며 달리는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때 화면을 보는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 길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촬영지가 아는 마을이 맞으면 왠지 재밌을 것 같아서 컴퓨터를 끄고 다시 보았다.
    아무래도 주택가로 들어간 것 같았다.
    "어? 여긴..."
    그렇게 생각한 순간 화면이 멈췄다. 어느 아파트 앞이었다.
    그리고 화면은 아직도 움직이고 있었고, 가장 안쪽 집 앞에서 멈췄다.
    팻말에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었고, 문 옆에는 조금 전에 탔던 자전거가 놓여 있었다.

    "우리 집이잖아!"
    쾅!!
    내가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문쪽에서 큰 소리가 났다.
    화면을 보니 누군가가 망치로 문을 세게 내리치고 잇었다.
    소리와 화면이 완전 일치해서 화면 문을 때리면 우리 집 문에서도 큰 소리가 났다.
    얼이 나가서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었더니 현관 문에 구멍이 뚫리면서 문너머가 조금 보였다.
    충혈된 눈으로 어떤 남자가 날 엿보고 있지 않은가!
    다시 화면을 보니 tv를 보고 있는 내가 보였다.
    "히익!"
    펄쩍 뛰어오르면서 리모컨을 건드리는 바람에 비디오가 꺼졌다.

    갑작스러운 적막이 감도는 집.. 문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살금살금 문을 열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는 이웃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억지로 우리 집 앞으로 데리고 왔다.
    분명히 문에 구멍이 뚫렸는데, 순식간에 말짱해져 있었다.
    이웃 사람은 "잠이 덜 깬 거 아냐?"라고 하더니 자기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 보았다.
    제목은 "망치"였다. 분명 있었다.
    게다가 테이프가 거의 끝까지 돌아가 있었다. 분명 꿈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집을 나와 비디오 가게에 가서 돌려주고 왔다.
    점원이 "돈은 어떻게 해드릴까요?"하고 물었지만
    "필요없어요!!"하고 말한 뒤 바로 친구 집으로 쳐들어갔다.

    그 날 이후 비디오는 절대로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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