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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6123
    작성자 : 바텐더
    추천 : 22
    조회수 : 4287
    IP : 112.148.***.126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5/01/11 15:55:22
    http://todayhumor.com/?panic_76123 모바일
    [단편]우리 아빠는 부성애가 과하다.
    우리 아빠는 엄마가 죽은 후로 부성애가 너무 과해서, 내가 집에 친구를 데려가면 매우 좋아한다.

    아빠의 일때문에 적어도 네달에 한번은 이사를 가기 때문에, 아빠는 내가 친구를 사귀기에 용이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난 그런 아빠를 안심시키기 위해 종종 친구를 집으로 데려간다.

    일단, 교실에서는 초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그곳은 보는 눈이 너무 많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전부 뿔뿔히 흩어질때면 난 슬그머니 초대할 아이를 따라가 우리집에 오기를 권한다.

    전학온지 얼마 되지 않아 그다지 친하지 않아도, 부성애가 과한 우리 아빠가 사준 최신형 게임기와 넘치는 간식들, 세마리의 고양이와  몰래 숨겨놓은 포르노들을 얘기하면 누구라도 따라오지 않고는 배길수 없다.

    그렇게 친구를 데려간 날이면 아빠는 매우 기뻐하면서 성대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는 나에게 평소보다 더 많이 먹기를 권한다.

    젠장, 평소에는 그럭저럭 먹었지만, 친구를 데려온 날 만큼은 이 역겨운 음식을 먹는것이 정말 힘들다.

    아빠는 왜 더 먹을만한 것들을 놔두고 나에게 이런것들을 먹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럴때면 난 먹은것들을 게워내고서 지하실로 내려가 내가 몰래 숨겨놓은 것들을 먹는다.
    이 지하실은, 역시 부성애가 과한 우리 아빠가 절대적으로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줘 나만이 열수있는 공간이다.이곳에서만큼은 난 안심하고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집에 온 친구는 이상하게도 다음날부터는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기억하는것만 해도 피터, 존, 데이빗, 패트릭...젠장.너무많다.
     
    사실 그 애들과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그 애들을 데려갈때마다 아빠의 과한 저녁식사를 먹는것도 고역이었지만, 이렇게 학교가 난리날때마다 별로 유쾌하진 않다.

    하지만 부성애가 과한 우리 아빠는 여전히 내가 친구를 집에 데려오길 원한다.

    하지만 이제 그럴수가 없게 됐다.
    집에 경찰이 찾아온 것이다.

    경찰은 우리집 지하실에서, 실종된 아이들의 훼손되고 조리된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고 했다.

    아빠는 지하실이라는 얘기를 듣더니, 눈이 놀랄만큼 커지고선 절망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그리고 무슨말을 하려다가 체념하고서는...수갑을 차고서 경찰에게 순순히 끌려갔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우리아빠는 부성애가 너무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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