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전 너무 좋았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고 저도 다 보고 나서 호불호가 갈리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그 이유, 호불호가 갈리고 불호 의견이 조금 더 많은 이유를 저는 '호소다 감독의 과거 명작들의 잣대를 너무 들이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일본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은 언제부턴가 호소다 감독이나 신카이 감독의 최신작이 나오면</div> <div><br></div> <div><b>'현 시대 작가주의적 애니메이션 감독! 과거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의 명맥을 잇는 작품들! <br></b></div> <div><b>무조건 작품성이 좋을 거야! 아니 좋아야만 해!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도 상을 받을 거고, <br></b></div> <div><b>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고, 아 모르겠고 현 시대의 명작 애니가 나왔다!'</b></div> <div><br></div> <div>라고 믿거나 그렇게 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들게 된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저는 어쩌다 보니 호소다 신작을 보기 전에</div> <div><br></div> <div>'오랜만에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만연한 섹스 어필, 자극적인 전개, 충격적인 반전, 부담스럽고 과한 설정과 연출에서</div> <div>좀 많이 떨어져 있는 작품이 나오겠다. 난 그런 작품이 아직도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고 이건 그래서 재밌을 것 같다'</div> <div><b><br></b></div> <div>라는 마인드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00분 뒤 엄청 흐뭇하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아이들이 너무 귀엽게 묘사됐습니다. 뭔가 감독이 진짜로 현실의 아이들을 많이 탐구하고</div> <div>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2D에 그대로 옮겨 놓으려고 애썼다는 게 보이더라고요.</div> <div>주인공 남자아이의 질투 내지 아따맘마짓도 저는 현실적인 묘사라고 생각되었습니다.</div> <div>작중 그 질투가 보는 입장에서 짜증이 날 정도로 리얼해서 남자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br></div> <div>어쨌든 그것이 현실에서 볼 법한 아이들의 반응이라고 느껴져서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역대 호소다 감독 작품 중 제일 인물들의 표정이 다채롭습니다.</div> <div>애니메이션의 미덕 중 하나가 제작진 내지 감독의 능력에 따라 <br></div> <div>애니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하고 확 와닿는 표정묘사, 감정표현이 가능하다는 건데</div> <div>호소다 감독이 미래의 미라이에선 작정하고 인물들 표정묘사에 엄청 신경을 썼고 다양하게 표현을 했었습니다.</div> <div>그래서 현실에서 볼 법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동시에 '애니메이션이니까 가능한' 귀여움이 엄청 많이 묻어나왔고 <br></div> <div>보는 내내 눈과 마음이 즐거웠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면서도 호소다 감독 작품을 관통하는 특유의 애틋한 정서나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음악의 퀄도 여전했습니다.</div> <div>이건 호소다 감독의 전 작품을 이미 본 상태에서 직접 영화관에 가서 느끼는 게 정확하실 것 같네요. <br></div> <div>결론은, 이번 <미래의 밀아이>는 호소다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 사람들에게는</div> <div>호소다 감독 작품의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호소다다운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div> <div>저 또한 호소다 감독의 작품이 '그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를 만든 감독의 차기작',</div> <div>'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고 토미노 옹에게까지 칭찬을 들은 천재 감독의 작품'이라서 좋아하는 게 아예 없진 않지만</div> <div>그 이전에 <b>'언젠가 내게 행복한 느낌을 줬던 감독의 작품'</b>이고, <br></div> <div><b>'일본 애니 감상이 교육적으로도 권장되던 그 시기의 테이스트가 남아있는 작품'</b>이라서 좋아하는 것이 더 크기 때문에<br></div> <div>이번 <미래의 밀아이>는 제게는 '계속 일본 애니를 좋아해도 괜찮겠다'고 재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고,</div> <div>다 떠나서 다 보고 나니까 그냥 '내가 생각했던 대로 보는 내내 아빠미소가 나오는' 흐뭇한 애니였습니다.</div> <div><br></div> <div>제 생각에 이 작품은 이전의 호소다 감독의 작품이 그랬듯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지도,</div> <div>입소문을 타고 영화 팬들을 극장으로 끌어모으지도,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아니메 부문에서 상을 받지도 못하지 싶습니다.</div> <div>이 작품은 <늑대아이>나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완성도적 성취를 거둔 작품은 분명히 아니기 때문입니다.</div> <div>하지만 이 작품은 근 몇년 동안 일본 애니 업계에서 나온 작품들 중 가장 따뜻하고, 모에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div> <div>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너무 좋았습니다.<br></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