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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730878
    작성자 : 익명YWFgY
    추천 : 5/4
    조회수 : 507
    IP : YWFgY (변조아이피)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3/06/10 21:31:56
    http://todayhumor.com/?gomin_730878 모바일
    남친이 일베인... 나 이제 어떡해요..ㅠㅠ
    얼마나 울었는지 몰겠네요...
     
    너무 슬프고 황당한데 아무한테도 말 못해요... 남친도 몰라요..
     
    진짜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인데. 차라리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면 하는 기분 아시나요?...ㅜㅜ
     
    좋아하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는다는게 더 슬퍼요..
     
    그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이런 이야기를 몇번 보긴했는데 내얘기가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
     
     
    알게 된건 저번주 주말에 데이트때였어요..
     
    식사 후 주차장에 와서 차를 탔는데 남친이 식당에 핸펀을 두고 왔다는 거에요..
     
    내가 가져오겠다고 잽싸게 일어나서 핸펀을 찾았는데
     
    핸펀 조명이 깜박이길래 뭐가 왔나 하고 눌러봤어요,..(이 호기심이 잘못이었을까요..)
     
    일베 모바일 사이트가 딱!!!!(일베는 댓글이 추가되면 실시간으로 뜨는데 그것때문인듯..)
     
    전 처음에 뉴스에 뜬 일베 기사인줄 알았어요...
     
    '그냥 어쩌다 눈팅한번 했을거야..'
     
    생각했는데 가입일이 2011년...
     
    작성글이 ...  ... ...  ... 무려... ... ... ... ...ㅠㅠㅠㅠㅠㅠ
     
    5페이지나 있는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페이지에 20개 이상을 글이 있는거 같던데...
     
    이거 일베인 맞는거죠?.. ㅠㅠㅠㅠㅠ 물어보는 나도 어이가 없네요..ㅜㅜ
     
    글 제목은 보지도 못했어요... 심장이 떨리고 하마터면 주저 앉을 뻔 했어요..
     
    헤어지는 길이었길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못견뎠을거 같아요..
     
     
     
    남친은 30초의 직장인이고 전 20중의 대학원 준비생이에요.
     
    졸업하고 취직이 안되고 있었으니 전 백조나 다름없었죠..
     
    학교다닐때 몇몇 대기업에서 취업설명회를 오곤 했었는데 오빠는 그때 만났어요.
     
    훨친하고 멋있긴 했지만 나이차가 있어서 이성 감정은 전혀 없었거든요,
     
    물어볼거 있으면 연락해도 된다길래 눈치없이 계속 연락했어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예의없이 굴긴 했는데 정말 한번 싫은 내색 없이 항상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주셨어요..
     
     
    밥사달라고 졸랐더니 학교로 외제차 끌고 와서 친구들이 부러워 하고,
     
    문의는 내가 하는건데 막상 만나면 내가 훨씬 말을 많이 했었어요.
     
    알고보면 정말 멋진 사람인데 난 그냥 동네 친구한테 말하듯 종알종알 떠들기만 한거 같아요.
     
    그러다가 오빠 친구가 한다는 까페를 갔는데 오빠가 직접 커피를 드립하고 있더라구요.
     
    왜 카누 광고에서 공유 있잖아요~~ 정말 그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그때 완전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그날 내가 먼저 사귀자고 했어요...
     
    태어나서 먼저 고백한건 처음인데, 정말 가슴이 터질것 같고 얼굴을 못들겠는게,.... 남자분들 고백하는거 힘든거 조금 이해할거 같았어요..
     
     
    지금껏 1년 반을 사귀었는데,..
     
    싸움 한번 한적 없을 정도로 잘 지냈어요..
     
    1년 반이 지나도 항상 오빠를 만날때면 설레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그랬어요.
     
    일베를 하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일베 용어같은거 쓴적도 없고, 오히려 정치얘기같은건  주로 제가 했거든요.
     
    제가 먼저
     
    "오빠, 근데 혹시 오유 아라요? (오빠한테 아직 존대씀)"
     
    "왜~ 안생길까봐?"
     
    하는데 너무 기뻐서 폴짝 메달렸어요~ 오빠도 오유 가끔 본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일베蟲 욕하고, 작년 대선때 새누리당 뽑으면 안댄다 그럴때 오빠는 "그래~?", "글쿠나~~" "그래그래~ㅎㅎ"
     
    딱 이 3가지 말을 많이 했거든요~
     
    게다가 오빠 부모님이 전주 사람이셔서 더 의심 안했는지 몰라요/
     
    원래 귀찮아서 투표 같은거 안한다길래 내가 작년에 모닝콜 까지 해가면서 투표 하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투표소 앞에서 영상통화 하자고~ㅋ
     
    "오빠~ 당연히 문재인 뽑았죠~?"
     
    하고 물었을때 "쉿~ 누가 들으면 끌려간다~~ㅎ"  고 하길래
     
    "말해줘요~~ 2번? 2번 맞죠?" 캐물었더니
     
    "우리 희야처럼 나라를 위한 사람을 뽑았지~~"
     
    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1번 뽑은거 같아요... ..ㅜㅡ
     
    근데 정말 사귀는 동안은 전혀 그런거 티 안냈어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오유에서 촛불 집회 참가 신청 받을 때, 내가 오빠한테 우리도 저거 하자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오빠가 조용히 뭔가를 보여주더군요..
     
    위안부 할머니, 결식아동, 공부방 지원 등 꽤 많은 기부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가 내몫까지 나라를 위해 더 봉사할테니 너는 네가 하고 싶은 공부에 매진하라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되고 나서 참가해도 늦지 않다고 하길래,
     
    정말 맞는 말이고 아직 내가 내몫도 못하니까 오빠만 믿고 공부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정말 좋은 사람이거든요...ㅜㅜ
     
    나한테 너무 잘해주고 예의바르고 똑똑하구요..
     
    우리 엄마도 오빠 팬이고, 친구들도 다 부러워 했어요..
     
    그리고 나도 내 평생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오빠는 대학원 졸업까지 공부만 신경쓰라고 했는데,
     
    사실 대학원만 들어가면 내가 먼저 프로포즈 하려고 했어요..
     
    오빠 놓치고 싶지 않고, 항상 같이 있고 싶어서요...
     
     
     
    매트릭스 보면 첨에 주인공이 알약을 골라 먹잖아요.
     
    지금 그 알약을 먹은 느낌이에요...ㅜㅜ
     
    도무지 매치가 안되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페북도 일베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 끊었었는데..
     
    이제 나 어떡하면 좋아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전글 보니까 남친을 설득하라고 하던데..
     
    솔직히 전 오빠 일베 하냐고 물어볼 용기도 없구요...
     
    설득할 자신은 더 없어요... 오빠가 훨씬 똑똑하고, 오빠가 곤란해 하는 모습 정말 보고 싶지 않거든요... ㅠㅠㅠㅠㅠㅠㅠ
     
     
    충격으로 오빠한테 연락온거 답장 안했는데
     
    사실 지금도 너무 보고싶고 이렇게 힘드니까
     
    아이러니하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오빠한테 또 물어보고 싶어져요...ㅜㅜ ㅜㅜㅜㅜㅜㅜ
     
     
    저처럼 힘든 사람 또 있을까요?...
     
    아니, 힘들더라도 답은 있을까요?..
     
    앞으로 미래는 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다보니 또 눈물이 나네요. ...ㅠㅠㅠ
     
    긴 푸념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래도 안타까운 생각이 드신다면
     
    조언 한마디라도... 답이 없다면 위로라도 부탁드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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