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영화 1987 관련 강력 스포일러 있습니다</div> <div> </div> <div>한국 남자 배우 올스타전인가 싶을 정도로 워낙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div> <div>총출동해서 영화 내내 헉! 흑! 저 분도?! 하면서 봤었네요</div> <div> </div> <div>비중의 많고 적음을 떠나 1987년을 살아간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영화의 느낌</div> <div>덕분에 나오신 분들 모두가 너무 잘 와닿았습니다. 혹자는 배우들을 소모한다고</div> <div>하는데 전 오히려 그런 관록을 갖춘 배우들을 화면 곳곳에 튀지 않게 영화에 녹여낸</div> <div>감독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단, 그 분은 제외입니다. 그 분은 감독이 숨겨놓은 비장의 무기. 그 분은 등장한 순간</div> <div>관객들이 헉! 꺄악하는 마음이 확 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div> <div> </div> <div>그분의 등장이 시종일관 무겁고 건조하게 흘러가다 못해 뻑뻑해지고 있는 영화에</div> <div>숨통을 틔워주며 험악한 분위기를 살짝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div> <div>감독은 1987을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로 잘 만들어 냈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왜 갑자기 로맨스물 분위기냐?! 하면서 불만이신 분들도 계신데</div> <div>그렇게 함으로써 그분에 대한 감정을 좀 더 고조시킨후 마지막에 그분의 정체를</div> <div>드러냄으로써 마침내 허구와 역사가 한 곳에서 만나는 부분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div> <div>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알고는 있지만 나섰다가 정을 맞는 모난 돌이 될 용기가 없어서, 또는</div> <div>기껏 용기내서 나섰더니만 뒤에서 같이 따라 나설 줄로만 알았던 이들이 배신하는</div> <div>현실을 봐버린 연희가 다시 한번 뜨겁게 시대의 현실에 맞서도록 계기가 되는</div> <div>인물이기에, 그 분의 등장은 인상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마침내 그분이 역사적인 사진 속의 바로 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div> <div>정말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했습니다. 아...이 인물을 영화상에서 이렇게 묘사하려고</div> <div>이 배우를 가져다가 이런 식으로 썼구나 싶어서요</div> <div> </div> <div>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이 영화에 그분이 나오는 줄 모르고 보신 분,</div> <div>그분이 무슨 역으로 나온지 모르고 보신 분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상</div> <div>깊은 장면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 분외에도 이 작품엔 너무너무 인상적인 조연들이 많이 나옵니다.</div> <div> </div> <div>정말 짧게 나왔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셨던 조우진 배우</div> <div>터져나오는 울음을 억누르려 일그러진 얼굴, 시뻘겋게 젖은 얼굴,</div> <div>질질 끌고 가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기자들을 향해 진실을 외치는 모습 등</div> <div>사람이 얼굴 색으로도 연기를 이렇게 하다니 싶을 정도였습니다.</div> <div> </div> <div>또한 대사라곤 낮게 읊조리는 니는 빨갱이가 아이다....와</div> <div>와 못가노,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실존 인물이 진짜로 한 말)...</div> <div>정도가 전부지만 영화 전반부에서 가장 눈물 터져 나오게 만들었던 </div> <div>김종수 배우</div> <div> </div> <div>코믹한 느낌으로 나온 캐릭터이지만 이 질식할만큼 어둡고 슬픈 영화에</div> <div>순간적으로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정치에 무관심한 해맑은 대학 신입생이자</div> <div>그 또래 아가씨들의 느낌을 확 살려준 박경혜 배우</div> <div> </div> <div>정권의 최말단 하수인으로서 고문을 최일선에서 지휘한 박희순,</div> <div>다리만 잡았을 뿐이라며 억울하다, 내가 죽인게 아니다 (이 모든</div> <div>상황과 대사도 실제 있던 것) 하는 분 (이 분은 성함을 제가 몰라요 ㅠㅠ),</div> <div>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진짜냐? 그럼 정말로 네가 죽인게 아니냐? 하는</div> <div>표정으로 아들을 바라 보시던 그 아버지분</div> <div> </div> <div>동*일보 사회부장으로 나와 칠판에 적힌 보도지침 박박 지우며 </div> <div>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어나가는 판에 보도지침이 다 뭐냐며</div> <div>앞뒤 재지 말고 들이받아!! 외쳤던 고창석씨</div> <div> </div> <div>서울대생 쇼크사?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첫 일보를 냈던 기자한테 </div> <div>지금 신문사에 보도지침 어겼다고 군바리를 떼로 쳐들어 왔다, </div> <div>너 지금 군바리한테 잡히면 맞아 죽는다고 바닥을 기어댕기며 전화</div> <div>통화하던 중*일보 오달수씨</div> <div> </div> <div>교도관 한병용 (유해진)의 누나로, 남편 잃고 홀로 딸 키워</div> <div>대학까지 보내느라 억척스레 살아온 슈퍼 아주머니로 나온 분이</div> <div>막판에 동생의 전화를 받고 소리도 맘껏 못내지르고 윽윽....우는</div> <div>모습도 정말 너무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div> <div> </div> <div> <div>아버지 문익환 목사가 엔딩크레딧 맨 마지막 이한열 열사 노제에서</div> <div>열사들의 이름을 목이 터져나가라 외치던 장면으로 나왔는데 정작</div> <div>그 아들은 영화상에서 장세동 안기부장 역을 한 문성근씨</div> <div> </div> <div>이한열 노제때 영정 사진 옆에서 태극기 들고 있던 우현씨는 이 영화에서 </div> <div>몸통이 살라믄 꼬리를 잘라야 하는기다!!! 외치는 치안본부장으로...</div> <div> </div> <div>요새 이분은 타도난 악역 배우같다 싶었는데 영화상에서 비둘기를 제대로 </div> <div>날린 김의성 배우 </div> <div> </div></div> <div>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함세웅 신부, 명동성당에서 고문 가담 경찰관들</div> <div>이름을 발표한 김승훈 신부 역 맡으신 분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의 의사분,</div> <div>국과수의 부검의 분 등등</div> <div> </div> <div>이루 헤아릴수 없는 명품 배우들이 명연기를 해준 작품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너무 와닿습니다.</div> <div> </div> <div>헤아릴수 없이 많은 그 분들..</div> <div>각자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 가며, 각자 자신의 양심과 소신의</div> <div>울림에 용기내어 화답하신 분들. 비중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분들 모두가 </div> <div>주인공인 영화였습니다. </div> <div> </div> <div>감독은 이를 주조연 할것 없이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시대가 주인공인 영화로</div> <div>너무나 잘 빚어 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