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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21270
    작성자 : 충격적이죠
    추천 : 112
    조회수 : 6127
    IP : 112.150.***.17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29 18:52:26
    원글작성시간 : 2013/07/29 08:34:37
    http://todayhumor.com/?humorbest_721270 모바일
    공게에 닌텐도가 없어진 글을 읽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적어봐요. 이 이야기는 패게분들이 공감 잘 해주실 것 같아서 여기에 적습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조금 길어요. 긴 글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임. 내겐 사촌이 있음. 나보다 생일이 한 달 빠른데 빠른 생일로 학교를 한 해 빨리 감.
    사촌은 부모님(내겐 이모와 이모부)이 하시는 일에 꿈을 갖고 그 쪽으로 대학을 가려 했는데 잘 안 돼서 3수 중이었고
    나는 대학생이 되어 첫 방학을 맞이했음.
    집이 지방인 사촌이 서울에 아는 분에게 그 일과 관련된 것을 배운다고 올라온다는 거임.
    우리집은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었고 그래서 약 한 달 동안 걔가 우리집, 내 방에서 지내게 됨.

    성별도 같고 나이도 같고 어려서는 친하게 지냈는데 커서는 교류가 적어서 난 좀 서먹해했음.
    그래도 걔는 예전처럼 날 살갑게 대하고 그래서 나도 그러려고 노력했음. 그러나 한 달 뒤 나는 얘를 쳐다보기도 싫어짐.

    걔는 우리집에 올 때 분명 짐을 한보따리 싸왔는데 하다못해 스킨 로션이 하나 없음. 색조화장품은 있었음.
    잘 때 입을만한 옷도 없고 외출복이랑 속옷만 잔뜩 싸옴. 그래서 잘 때 내 옷을 빌려입고 스킨로션도 내꺼 씀.
    그래, 쓸 수도 있지. 어차피 나 혼자 쓰면 유통 기한 안에 못 씀 ㅋㅋ
    근데 걔가 2주만에 클렌징 폼 다 씀. 한 달 안에 로션, 샴푸도 한 통 다 씀.
    엄마랑 나랑 같이 써도 우리집에선 한참을 쓰던 양이었는데 ㅋㅋㅋ 걔가 쓰니까 눈에 띄게 사라짐.
    엄마도 클렌징 폼 다 쓴 거 보고 새 거 안 사다둠. 걔가 너무 낭비해서.

    나한테 잠옷만 빌리는 것도 아니었음. 나갈 때 툭하면 내 옷 입고감. 자기 옷도 많으면서;; 나한테 말도 없이 ㅋㅋㅋ
    난 걔 있을 동안 계절학기를 들어서 걔보다 집에서 빨리 나갈 때가 많았는데 내가 없으면 거리낌 없이 그냥 내 옷 입음. 자기 옷처럼.

    그래, 옷 몇 번 입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깨끗하게 입는데 괜찮아.
    어느 날 걔랑 밖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래도 사촌이 타지에 왔는데 구경 한 번 하면서 놀아야지ㅡ라는 의무적인 마음이었음.)
    내 옷 뙇! 내 가방 뙇! 내 ㅋㅋㅋ 컬러렌즈 ㅋㅋㅋ 뙇 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내 렌즈는 왜 낌?? 더러워서 증말;;; 내 렌즈 두 개 있었는데 둘 다 지멋대로 씀.

    가방도 ㅋㅋㅋ 가방 끈이 길다고 (벨트처럼 되어있는 가방 끈) 중간에 칼로 째서 자기에 맞게 줄여둠 ㅋㅋㅋ
    가방 하나만 한게 아님. 세 개나 그렇게 해둠. 이 때 존나 빡쳐서 화냄.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데?" 나름 내 화 풀어준다고 한 말인거 같은데
    아니 ㅋㅋㅋ 니가 할 건 없어 ㅋㅋㅋ 니가 사과한다고 가방 상태가 돌아오니 ㅋㅋㅋ 엄마한테 선물받은거라 비싼 건데 고맙다 ㅋㅋㅋ

    슬슬 얘한테 짜증나기 시작했고 나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짐. 맨날 통금시간 딱 맞춰서 들어옴.
    집에 빨리 와봤자 얘랑 마주치는 시간이 늘어나고 나만 짜증날 것 같았음.

    하이라이트는 걔가 집에 돌아간다고 짐을 쌀 때였음. 그 밤에 어쩌다가 내가 가방이 필요한 일이 있었는데 원래 두는 곳에 없는거임.
    걔가 구멍 내어놓은 가방이었고 걔가 종종 들고 나갔음. 그래서 난 걔한테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르겠다며 같이 찾기로 했음.
    내가 원체 정리정돈을 못하는 사람이라 방이 어지러움 ㅠ 그래서 난 내가 딴 데 두고 못 찾는 줄 알고 그러자며 방을 뒤지기 시작했음.
    내가 개를 등지고 뒤지고 있었는데 지퍼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걔가 가방을 찾았다며 내게 줬음.
    걔 짐가방 지퍼로 열고 닫는 거였음 ㅋㅋㅋ
    존나 어이없어서 내 가방이 왜 니 가방 안에 들어있냐고 물었더니 무슨 말이녜 ㅋㅋㅋ
    지퍼 소리 다 들었다고 했더니 ㅋㅋㅋㅋ 그게 ㅋㅋㅋ 자기 가방 안에 들어있던게 아니고 ㅋㅋㅋ
    구석에 있었는데 (좀 작은 가방임) 끈이 자기 가방에 껴 있었다고 함 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입 닫고 냅둠. 내 할 일 함. 증거도 없는데 추궁 해봤자 쓸모 없는 일 같았음.

    그리고 걔가 돌아간 후 내 화장품들은 전부 사라졌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라이너 세 개, 블러셔 하나, 비비크림 하나, 립 컨실러 하나, 틴트 둘, 매니큐어 하나, 셰도 하나.
    화장 잘 못해서 하나하나 갯수 늘려가며 연습하던 때였는데 그게 전부 사라짐.
    내 화장품 짐 정리하면서 치웠냐고 없어졌다고 물었더니 자기는 모른대 ㅋㅋㅋ
    몇 번 더 물어봤더니 ㅋㅋㅋ 자기 도둑 취급 하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다며 ㅋㅋㅋ
    물론 증거는 없지. 그냥 아닥하고 싹 다 새로 장만함.
    아 내 렌즈 두 개도 사라짐. 어차피 걔가 껴서 버릴 거였으니 상관 없지만 왜 사라졌을까 그 많은게?



    그 이후로 걔한테 화내거나 추궁 안하고 걍 냅뒀더니
    페이스북에서 댓글에서 나 태그하고 내 글에 좋아요 누르고 그러고 있음. 난 대꾸도 안하고 걔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중.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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