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머는 기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합니다 '이 내용중 어느 코드에서 웃어야 하는거지?'
'여기서 드립을 칠려면 어떻게 쳐야 참신할까?'
'어떤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참신한 개그가 나올까?'
머리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개그, 유머는 기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센스있고, 재미있는 사람이 머리회전이 빠른것입니다.
2. 생각을 멈추면 눈살찌푸려지게 진지해집니다
예를들어 안알랴줌을 살펴보겠습니다
안알랴줌 드립을 보고 난 후 우리는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낄낄낄 맞아 어릴적에는 나도 저랬지'
'안알려줌도 아니라 안알랴줌은 또 뭐야 낄낄낄'
'저사람 쪽팔리겠다 ㅋㅋㅋㅋㅋㅋㅋ'
'내 주변에도 저런사람 있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ㅋㅋㅋㅋㅋ'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자신이 웃는 코드에 따라 이 자료를 개그자료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면 어떻게 될까요?
'우와 저런 답정너는 정말 답이없지 어휴 짜증나'
'그런데 이런 짜증나는 자료가 왜 유머가 되는거지?'
다양하게, 다각도로 생각할때 유머가 되는건데
하나에만 집중해서, 자신이 보는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것'만' 생각할때 어떤 개그도 진지가 되고 짜증나는 자료가 됩니다
3. 그럼 모든 자료에 낄낄대고 웃으라는 거냐?
어휴 님은 김치가 맛있으면 일년내내 매일매일 김치만 먹어대나요?
그래서 생각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유머자료를 보고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그대신 패드립, 존엄성 모독 등과 같이 인간으로써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은 피하고
유머자료가 유머자료인지, 유머자료의 탈을 쓴 쓰레기인지 분석해보고
자신이 생각한 것 중 어떤것이 여러 사람들과 웃을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이런 생각의 과정을 거쳐서 찰진 드립이 나오는 것입니다.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만 아이디어 짤 때 많이 생각하는줄 아세요?
찰진 드립을 치는 사람도 그 드립을 짤 때 많은 생각을 하고 칩니다.
4. 진지먹으면 무조건 생각을 멈추는거냐?
진지도 여러종류가 있습니다.
조심히 진지먹는 사람이 있고, 진지먹다가 마지막에 피식분위기로 가는 사람이 있고, 눈살찌푸려지게 진지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니까 여러 진지가 나올수도 있지요.
때에 따라서는 진지도 재미가 될 수 잇습니다.
다만, 그런 진지는 부드럽습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하나... '이건 나의 진지야' 라는 느낌이지요.
그러나 눈살찌푸려지는 진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머자료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할 때 혼자서 '이건 인간적으로 말이 안된다' 라면서 문장에는 없지만 암묵적으로 '내 이야기가 무조건 맞아!'라는 분위기로 이야기하면서 분위기 깨는 사람이 있지요.
이런 진지는 눈살찌푸려지는 진지라고 생각합니다.
유머자료.
유머자료는 웃고 즐기기 위해 들어온것입니다.
그런 유머자료에 '무조건 내이야기가 맞아! 너네들도 내 생각, 내 프레임에 들어와!' 라면서 무언의 강요를 하는 진지는
생각을 멈춘 진지라는 것이지요.
진지도 먹을때가 있고 안먹을때가 있는데 그걸 구분 못한다는건 생각을 멈춘거겠지요?
5.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생각멈춤의 단계
1단계 : 유행어 토씨도 안바꾸고 무조건 따라하기 (10% 멈춤)
2단계 : 쳤던 드립 또치고 또치고 또치고 반복하기 (20% 멈춤)
3단계 : 꼬투리잡기 (50% 멈춤)
4단계 : 눈살찌푸려지는 진지먹기 (90% 멈춤)
5단계 : 만물일베설 주장하기 (100% 멈춤)
6. 세줄요약
a. 유머를 유머로 못받아들이면 생각을 멈춘거임
b. 그러니 진지는 ㄴㄴ해
c. 어 근데 그거 나잖아? 어 잠깐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