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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8911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2
    조회수 : 1232
    IP : 183.97.***.15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9/20 21:36:06
    http://todayhumor.com/?lovestory_68911 모바일
    [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1.gif

    이문조, 엄마의 푸성귀 



    머리에 흰 수건 쓰고 
    장바닥에 앉아 
    채소 파는 저 할매 
    울 엄마 같네 

    울 엄마는 
    장날마다 
    푸성귀 뜯어 
    시장에 가셨지 

    엄마의 푸성귀는 
    내 공책이 되고 책이 되어 
    오늘의 내가 되었네 

    저 할매 보니 
    울 엄마가 보고 싶어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울 엄마 

    무덤가에 
    술 한 잔 
    눈물 몇 방울 
    뿌리는 게 고작이네






    2.gif

    이해인, 행복의 얼굴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3.gif

    천상병, 구름



    저건 하늘의 빈털터리 꽃
    뭇 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
    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
    정처 없이 목적 없이 천천히

    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
    통틀어 무게 없어 보이니
    흰색 빛깔로 상공 수놓네






    4.gif

    이훈식, 장미



    생각날 때마다
    잊어버리려고
    얼마나
    제 가슴을 찔렸으면
    가시 끝에
    핏빛 울음일까






    5.gif

    강은교, 빗방울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터억
    걸터앉는다

    잠시

    나의 집이
    휘청-한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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