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놈아 너가 낮 2시 3시에 눈 떠서 잠드는 순간까지, 오유로 시작해서 오유로 끝낸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있다. 뭐.. 지금도 너는 니방에서 핸드폰으로 오유를 보고 있으니까, 운이 도와준다면 많은 게시글들 중에서 내 글을 너가 읽게되겠지.

하..동생놈아 제발 정신좀차려라.............................

누나가 그래도 서울에서 대학다니고, 전공이 정치외교학인데 설마 내가 너보다 정치에 관심이 없겟냐? 설마 내가 너보다 정치를 모르겟냐? 내가 정치관련 책만 봐도 너보다 열 트럭 더 읽었고, 한국어,영어 논문도 세 트럭은 더 읽었을거고 뉴스를 봐도 너보다 5 년은 더 많이봤다. 니가 지금 생각하는거, 니가 지금 답답해하는거 누나도 니 나이때, 혹은 더 나이가 들어서 다 겪엇던 것들이야. 

나도 너처럼 막 20살이 됐을 땐 많은 사람들한테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는 말을 들을정도로 이 세상이 다 답답하고 다 고치고싶고 내가 열심히 하면, 내가 더 공부하면 다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은 구 시대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어서 내가 바라는 이상향을 함께 꿈 꿀수 없고, 가끔은 아 정말 이정도로 멍청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남들이 답답해 보이고, 내 생각이 전부 정답이라고 자만했을 때가 있었지.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20살의 저런 패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 패기가 100프로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이상주의에 젖어 나라를 걱정하는 것? 참 좋아. 이상주의가 있어야 가슴 한 켠 뭔가 의지가 불타오르고 희망이 보이고 모든 일에 열정적일 수 있지 않겠니? 그리고 그 열정이 현실세계와 부합될 때 사회의 부도덕이 정의롭게 바뀌는 걸테고. 하지만 누나가 ..정말 인신공격의 오류를 행하면서 까지 널 까고싶진 않았지만, 지금 너의 하루를 좀 봐라... 아침에자고 낮에일어나고 먹고 오유하고 먹고 티비보고 먹고 오유하고 자고 새벽에일어나서 먹고 오유하고 자고.... 이게 20살 젊은이의 하루냐... 정치에 관심 갖고, 나라걱정하고 정말 다 좋은데, 니 할일은 하면서 해야지. 

너는 지금 꿈속에서 사느라 현실을 잠시 잊은 모양이야..... 꿈 꾸는 것도 좋지만 현실이 먼저 존재해야 꿈도 존재하는거지... 남들 다 대학입학해서, 개강해서 학교다니는데 너는 지금 수능보고나서 여태까지 한게 뭐가잇냐 ... 수능공부도 안해, 대학도 안가, 맨날 오유하고있어, 진짜 책이라고는 1년에 한권은 보냐? 공부가 하기 싫거든 일이라도 하던가... 집에서 한량처럼 이게 뭐하는 짓이냐..

너의 정치적 사상 무시하는거 아니고, 관심 끊으라는거 아니고, 오유도 끊으라는거 아니다.
근데 너를 제 3자로 놓고 스스로를 돌이켜봐라.. 아름다운 20살을 몇 일동안 집 밖으로도 안나가고 핸드폰으로 오유만 하고 있는게 진짜 잘하는 짓인지를.. 계속 반복하지만, 니 할일하고 나라걱정해도 늦지않는다. 이말 하면 너는 꼭 "개인의 사사로운 인생이 국가의 안녕보다 중요하단말야?" 하고 대드는데, 아 제발 개소리좀 집어치워라. 너는 지금 게으름 피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나라걱정 하고있는거다. 공부하고 니 미래를 계획하면서도 충.분.히. 나라걱정 할 수 있다. 도대체 저 개소리는 어디서 주워온 개소리냐? 이분법적 논리로 '개인의 인생' '나라의 안녕'을 나누는 것 자체가 오류아니냐? 저 둘을 너는 A와 B로 완전하게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국가의 기본 요소중에 국민이 있는거고 그 국민중에 하나가 너다. 너가 똑바로 되야 나라가 똑바로 된다는 생각을 너는 왜 못하는걸까


아 정말 답답하다 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