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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생활을 같이 했던 형이 해 준 이야기 입니다.
대학교는 기말 고사가 끝나면 곧장 방학이 되기 때문에
기말 고사 시즌이 끝날 때가 되면 다들 고향에 돌아가고 자취촌이나 하숙집들이 텅텅 비게 됩니다.
이 형은 당시 통학을 하고 있었는데,
전공이랑 교양시험이 마지막에 몰리고,
술 마시고 노느라고 제대로 공부도 못 하는 바람에
이미 시험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간 동기의 자취방에서 하루 묵기로 하고 방 열쇠를 빌렸다고 합니다.
그 자취방은 원래 가정집이었는데
집 주인이 자취방 형태로 개조를 한 것으로
실내가 복층으로 되어 있었고,
1층에 4개 호실
2층에 4개 호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 주변 인근 야산에 이름 없는 무덤들이 많았는데
이 자취방 근처에도 자그마한 무덤이 2곳 있었다고 합니다.
다들 방학을 해서 다른 호실은 텅텅 비어 있었고
때마침 주인집도 휴가를 떠나서 말 그대로 아무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다음 날 있을 시험때문에 새벽까지 공부를 하던 형은
깜빡 책상에 엎드려서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꽤 멀리서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밖에 애들이 노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집 안에서 아이들이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시 또 잠이 깬 형은
"아...주인집 돌아왔나..."
하면서 또 꾸벅 꾸벅 잠이 들려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늦은 새벽에 밖에서 애들이 놀 이유도 없고,
주인집은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주인집 분들은 나이가 꽤 있으신 분이라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집에 있을 이유가 없는 거였죠.
이런 사실을 깨닳으며 잠이 확 깼지만
섣불리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알 수 없는 기척이 가까이서 느껴졌기 때문이었죠.
아까 그 아이들의 목소리가 이제 방 안에서 바로 들리고 있었습니다.
이 형은 엎드린 채로 꼼짝달싹을 못하며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대화 내용을 들었습니다.
"감자 좋아할까? 고구마?"
"고구마 좋아할까? 고구마? 감자?"
"감자? 고구마? 고구마 좋아할까?"
온 몸의 털이 쭈삣 쭈삣 서고 숨이 턱턱 막혀 오는 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벌벌벌 떨고 있는 그 찰나에
그 아이 중 한 명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얘, 자는 척 그만하고 일어나서 감자 먹어."
그 제서야 제 정신이 돌아온 그 형은 미친 사람 마냥 소리를 지르며 그 집을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킥킥 대는 아이들 웃음소리...
맨발로 도망나온 형은 학교 도서관에서 뜬 눈으로 밤을 세웠고
다음 날 시험은 쫄딱 망쳤다고 합니다.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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