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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647780
    작성자 : 익명ZGhqZ
    추천 : 3
    조회수 : 138
    IP : ZGhqZ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4/01 23:38:42
    http://todayhumor.com/?gomin_647780 모바일
    서른즈음에.......

    안녕하세요.

    늘 눈팅만 해오며 서로 다른 모습의 고민과 아픔을 갖고 사는 오유분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혼자 이겨내고 견뎌내왔던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올해로 28살이구요. 학번은 05학번이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아버지 사업실패, 어머니 암수술로 이어지는 힘든 시간속에서 휴학과 복학을 한 학기씩 반복하다가 이번에는 졸업하려고 큰 맘 먹고 복학하고 학교 근처에 작은 원룸을 얻어 자취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제가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비를 마련하기가 어려웠거든요. 힘든점도 있었지만 부모님껜 내색 안하고 2년을 넘게 휴학하고 일했어요.


    자라오면서 제가 처해진 환경들에 아무런 불평불만 없었어요. 

    부족하지만 만족했었고, 사회경험 한답시고 공부보단 돈 버는 것을 더  좋아했었구요.

    근데 어느덧 제 나이 28... 주위를 둘러보니 이뤄놓은 것도 경험했던 것들도 아무런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알아봐주는 이도 없구요.


    저번주 였던거 같아요. 책을 두권 사야하는데 마침 생활비로 돈을 다 써버린 터라 통장 잔고에 책 살 돈이 부족하더라구요.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사정을 말씀 드리고 돈을 좀 보내달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당신께서도 저한테 해준게 없다며 미안하시다며

    하루만 기다려 달라시더라구요. 알고보니 가까이 사시는 큰아버지께 빌려서 다음날 10만원을 제게 보내주셨습니다.

    그 책을 사고 자취방으로 들어와 너무 서럽게 울었습니다.


    제 전공은 경영학과 입니다. 팀플이 참 많은 편이죠. 저번주 금요일 팀플 하려고 모였어요. 그 중에 저보다 6살 어린 여자후배가 음 뭐랄까요 제 이상형이라고 해야 될까요? 얼굴은 동글동글한 편에 성격도 싹싹하고 붙임성도 있고,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이었지만

    오늘 그 수업 들어갔을때 그 후배가 또래 동기들과 어울리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친구와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더라구요.

    한때는 참 친구도 많았고, 누구보다 나서길 좋아했고, 발표하길 좋아했고, 노는거 좋아했고, 노래 부르길 좋아했고, 밥사길 좋아했고 이랬던 전데.... 제게 군대 제대이후 4년동안 겪었던 많은 일들이 너무나 후회스럽더라구요.

    누군가를 좋아할거 같다는 설레임이 참 오랜만이었는데...ㅎㅎ


    나이가 들어가는 건가요? 저보다 어린 분들도 많지만 형님 누님도 계시겠지만 요즘은 고 김광석님의 서른즈음에 란 노래를 듣고 삽니다.

    잔잔한 멜로디와 가사속에서 저를 찾아보고 저를 치유하고 제 자신에게 용기를 주려고 하는데 어렵네요.


    참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하루가 버겁고, 아침에 눈뜨기 두렵고, 매사가 의무감으로 다가오는 그것들이 저에겐 너무나 스트레스고, 압박이네요. 표현하시진 못하지만 부모님의 마음도 알고 있기에 더더욱 괴롭고 힘드네요. 외롭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될때가 있어요 가끔은.

    고민게시판에 글 처음 남깁니다. 응원해주세요 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진 않아요. 나약한 제 모습이 될테니까요.


    저녁에 울적한 마음에 긴글 두서 없이 남겨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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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4/01 23:43:06  58.232.***.69  인안나  33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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