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연락해도 어제 만났던 사람같이
다시 반갑게 연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나보다.
수 개월만의 연락이라 그동안 묵혀뒀던 말들,
쌓아뒀던 말들이 산더미처럼 있었는데,
이 말들이 전해질 일은 없었다.
어제의 답장으로 알았다.
이제 우리의 관계는 내가 손을 놓으면 그대로 끝나버릴 관계라는 것을.
어떻게보면 끝까지 난 이기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힘들다고 당분간은 연락 못할 것 같다면서
그렇게 작별아닌 작별을 고하고서는,
또 나 좋을 대로 신년 인사라는 핑계로 연락하고.
입장바꿔 생각하면 나라도 싫을 것 같아.
이 관계는 오롯이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나란 놈, 장하다. 진짜...
정말로 정말로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어린애가 철부지 행동을 하면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렇겠거니 이해해주지만,
성인이 철부지 행동을 하면 그건 용서받지 못한다.
설령 그의 행동에 아무런 악의가 없었다 할지라도, 진짜 몰라서 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게 면죄부가 되진 않는다.
난
아직도 애다.
만약 내게 형제자매 누구라도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내 삶은 정말 많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직도 내게 인간관계는 너무나 큰 산처럼 느껴지고
더욱이 이성관계는 매번 내 부족함으로 인해 후회로 점철되어 끝나버리니 점점 더 두렵다.
이렇게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데도,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도,
시간은 365일이 지나면 그 사람에게 나이 한 살을 건네준다.
'올해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경험했을 당신에게 선물을.'
...아냐, 난 그런 선물 필요 없어.
경험도 부족하고 아직 배움도 부족한데 왜 자꾸만 주는거야.
...나는,
나이만 한 살 두 살 먹어가는, '어른이'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다면
언제 어디로 가서, 무엇부터 고쳐야 할까.
차라리 태어나질 말았어야하나라는 나쁜 생각도 자꾸만 든다.
그냥... 사람이 고프고 사랑이 고프다.
진심으로 나를 좋아해줄 사람을 만나서,
내 사랑을 주고 싶고,
난 사랑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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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평소에는 이렇게 풀죽어 우울해하는 편은 아닌데
기대했던 연락이 결과가 안 좋으니 너무 감성적이 되어버렸다.
지난 잃어버린 내 시간들을 되찾기 위해서도 지금 하는 공부에 열심히 집중하고 노력해야하는데.
...오늘까지만 조금 슬퍼해야겠다.
오늘로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힘내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넘치는 내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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