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보지 마란말얏!!" "제자리에 서" "전원 앉아" 하얀 바가지 같은 모자를 눌러쓴 보이는건 검은 피부와 코와 입 그리고 씰룩이는 턱뿐인 사내는 차분한 목소리로 입영자들을 멈춰 세웠다. "너희들은 여기 왜 들어왔어? 앙? 여기가 캠프야? 저 앞에 보이는 건물까지 오리걸음으로 간다 출발" 그렇다 그는 부모님의 시야에서 우리가 멀어지자 마자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하얀 헬멧을 쓴 사내들의 공식명칭은 D.I (Drill instructor) 그렇다 교관이다. 해병대의 훈련소에는 조교는 존재하지 않으며(유격은 제외) 모든 교육을 그들이 담당한다. 그들은 언제나 복식호흡을 하는듯 귀에서 밍~~~~~하는 소리가 날정도로 소리를 질러댔고 언제나 훈련병보다 빨랐다. 게다가 눈치는 얼마나 빠른지 예를들어 집총체조나 총검술 교육시 틀린 대원을 귀신같이 찾아냈다. 오리걸음으로 제3교육대대라 칭해지는 건물에 도착한 우리는 저린 다리를 주무를새도 없이 각자의 훈련병 번호대로 10명이 짝을 이뤄 한줄로 섰다. 그리곤 군용품을 받기 시작했다. 입어보는것은 허용되지 않았으며. 키와 체중을 말하면 알아서 주고 모자르면 가까운 치수의 재고를 주기도 했다. "옷에 몸을 맞춰라"는 명언과 함께 그리고 교관은 사열대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들며 우리가 같은 물건을 손에 들고 이름을 외치게 했다. 없는 물건을 가려내고 물건명을 알려주는 좋은 방법 같았다. 그 후 나는 7중대 5소대로 분류되어. 부산출신의 동기와 대구 출신의 동기 인천 출신의 동기와 메이트가 되었다.(사실 번호순으로 지어주는거라 의미가 있지는 않다) 후에 이름을 관물대라고 알게된 나무로 된 서랍은 개인당 한개였고 그 밑엔 아버지가 고스톱을 칠때 늘상 깔던 그 모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모포는 아버지의 것보다 훨씬 낡아보였다. 그렇게 낯선 환경에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을때 스피커를 통해 교관의 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병사떠나 15분전" ??? 떠나? 여길? 그렇게 웅성대는 우리를 향해 소대장 교관이 입을 열었다. "15분전이라는 방송이 나오면 15분전이라고 크게 복창한다. 방송은 총 세번 나온다 15분전 5분전 그리고 병사떠나 알겠나? 너희들은 그걸 복명복창하면서 병사를 나갈준비를 하면 된다 병사 밖으로 나가는게 가장 늦는 소대는 기대해도 좋다" 어리둥절한 우리는 멍미?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 볼뿐이었다. 그때 스피커에선 병사떠나 5분전 이라는 말이 나왔고 우리는 눈알만 굴리고 있었다. "전원 대가리 박아. 박으란말이야!!!" "너희들 대가리엔 똥이 들었나? 복명복창 안하나? 대가리가 나쁘면 몸이 고단한걸 알려주겠다 일어서 박아 일어서...!!!" 그렇게 정신없이 우리는 어정쩡한 자세로 (머리를 박으려다 일어서야 하고 일어서다 박아야하는) 멘붕을 겪을때쯤 "3대대 총병사떠나 병사떠나!!" 라는 말이 나왔고 우리는 "브엉사뜨어나아 하며 뛰어 내려갔다" 우리는 연병장에 모여 어깨 동무를 하고 모든인원이 집결했는지 앉아번호를 한뒤에 이름도 세련된 '왕자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군대에서의 첫 식사. 들은 말로는 토하는 사람도 있다고 할정도로 맛이없다는데.. 첫메뉴는 흰밥,김치국,소세지튀김,김치,조미김 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젓가락은 보이지 않았다. 내앞의 문명의 도구는 은색 식판과 은색 포크수저뿐 문명의 도구로 배식을 받고 식사를 하기위해 8명씩 식탁에 앉는다. 그리고 밥을 떠넣으려는 그때 그 교관이 소리친다. "동작그만" 우리는 또 멍미 하는 표정으로 그를보았다. 그는 우리의 반대편 식탁으로 뛰어 올라갔다. 식탁위에서 그는 다시한번 말했다 "동작그만. 복명복창 안하나!!?" 우리는 방금전 어정쩡한 자세를 기억해내고는 "드옹즈악 그무안!!!!!!!" 이라며 그 말을 따라했다. 그는 흡족한지 오른쪽 턱을 한번 씰룩이며 말했다. "너희들이 먹는 밥은 부모님이 내신 세금으로 구입한 소중한 것이다. 맛이 없을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길생각 은 하지마라. 또한 식사전에 식사시작이라고 하면 너희는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를 크게 외치고 식사를 시작한다 알겠나?" 그는 우리를 호기롭게 한번 둘러보더니 "식사 시작!!!!" 이라는 말을 카랑하게 뱉어냈다. 우리는 왜인지도 모르게 우렁차게 교관이 시킨말을 뱉어내고는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맛은 뭐 쌀은 푸석하고 소세지는 고무지우개 같았으며 김칫국은 너무짰고 김치는 물렀으며 조미김은 5장이었다. 나는 식판에 밥을 남겼고 잔반처리하는 곳으로 줄을 맞춰 이동했다. 잔반을 버리는곳 앞에 도착할무렵 잔반통 옆에 여섯 일곱 되는 무리가 식판을 들고 서서 무엇인가를 먹고 있었다. 잔반처리통 앞에 서자 교관은 날 불렀다 "교육생" 나는 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네?" 교관은 매우 기분이 나빴는지 어금니를 우드득 물며 말했다"교육생 '네'또는'예'는 지금부터 쓰지 않는다 대답은 항상 알겠습니다 또는 아닙니다로 한다 그리고 내가 교육생이라고 부를땐 교육생은 교육생번호 와 이름을 크게 외친다 알겠나? 자 저 옆으로 빠져서 식기에 있는 모든 잔반을 먹는다 쌀한톨 남기지 않는다 이동해" 그렇다..저기 오만상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은 나처럼 잔반을 남긴 사람들이었다. 나는 말없이 그쪽으로 이동해 잔반과 국 밥을 모두 먹고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막사로 돌아갈수 있었다. 막사로 이동해서는 교관들의 지도하에 물건을 정리하고 바닥을 쓸고 닦고 빨간색 반팔츄리닝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인원점검을 했다. 그리고 7중대 소등이라는 말과함께 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집과는 200여키로 떨어진 이곳 옆엔 아직 이름도 헷갈리는 놈이 누우있고 담요에선 학교 체육창고에서 나는듯한 쿠쿠한 먼지내가 나고 있었다.. 아빠,엄마,누나는 자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그렇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7중대 총기상 총 침구걷어!!!!!!!!!!!!!!" 라는 소리가 울리자마자 형광등이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