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직전 아버지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집 안에 빨간 딱지가 붙는 걸 봤었어요

잠깐동안 엄마 아빠가 너무 미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두 분 힘들어하시는게 저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결정을 내렸고 아빠와 얘기를 나눴어요

대학 나중에 가고 싶다고.

저 대학교 되게 가고 싶었어요

품고 있는 환상이나 뭐 그런 거 있잖아요 ㅎㅎㅎ

그래도 그냥 그렇게 말씀 드렸어요

아빠는 당연히 반대했지만 전 그냥 학교를 미뤘어요

제 멋대로 해버린 결정에 아빠는 아무 말씀 않으시며 한숨만 내쉬었고 엄마는 울기만 하셨어요

그렇게 스무살 때부터 안해본 일이 없어요

아빠도 엄마도 저도 험한 일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너무 힘든 시간들도 있었고

공부를 미룬 것에 대한 후회도 있었지만.. 나중에 가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일만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됐고 스물 다섯살인 지금까지 화장하는 방법도 몰라요

하지만 한달 한달 줄어드는 빚을 보니 끝이 보였고

드디어 이번 달 월급이 나오면 다 끝이 나요

아직은 여윳돈이 하나도 없어서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인 내일 아무 선물도 못해드리지만

오늘 퇴근하고 두 분 꼭 안아드리려구요

저 좀 축하해주세요 ㅋㅋㅋㅋ

유머자료 아니라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