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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55422
    작성자 : 한국어교사
    추천 : 7
    조회수 : 1060
    IP : 117.2.***.2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7/11/05 18:13:08
    http://todayhumor.com/?menbung_55422 모바일
    저희 학원은 관광지가 아닙니다(한국어 교사의 푸념2)
    저번에 한국인이라면 한국어는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오랜만에 듣고 푸념글을 올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한국어는 다 가르칠 수 있다'
     
    한국어 교사들은 꽤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것도 각각 다른 사람들한테서^^;;
     
    저는 지금 햇수로 4년째 해외에 살고 있는데, 특히 해외에 있으면 그런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이 한국인이니까 한국어 가르치는 봉사를 해 보려고 한다고 자료 좀 달라고 하시는 분들, 진짜 많아요 ㅠㅠ
     
    그래서 어떤 한국어 교원은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으니까 수업 자료를 주기보다는 한국어 교수법을 가르쳐 드리고 교수법 자료도 드리겠다고 하셨답니다.
     
    그렇게 하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배우시는 분들도 계시긴 했는데 교수법이 왜 필요하냐고 그냥 수업 자료만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하네요...
     
    수업 자료 맡겨 논 사람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많아요... 왜냐하면 '한국어 교육=봉사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상대방이 봉사 정신으로 일하고 있듯이(직업으로 일하고 있어도) 나도 봉사로 한국어 가르칠 예정이니까 서로 도와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거든요.
     
    평소 인성이 좀 안 좋은 분들이 아니고 평판도 좋고 한 분야의 전문가 직함 달고 계시는 분들이....참....
     
    이런 분들은 항상 나중에 한국어 가르치는게 이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다고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고 연락 올 확률이 90%입니다;;
     
    어느 직업이나 직업적인 애환이 있겠지만 한국어 교사의 경우는 이렇네요.
     
    거기다가 국내 대학 어학당 취업하려면 석사 학위까지 취득해도 경력 없으면 서류전형도 통과 못하고 경력 많은 교사라도 박사 학위 없는 이상은 박봉에 대개 계약직이라는거 ㅠ 
     
     
     
    아무튼, 앞의 글과는 상관없지만 또 살짝 멘붕?한 일이 있어서 푸념글을 또 올리네요^^;;
     
    제목 그대로, 저희 학원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ㅠㅠ
     
    위에 썼듯이 저는 해외에서 4년째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인데, 현재 제가 근무하는 학원은 관광지 근처에 있습니다, 특히 여기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한국인 관광객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한국어와 현지어로 학원 홍보하는 현수막하고 간판이 예쁘게 걸려 있어서 그런지 가끔 한국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는데,
     
    제발 구경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관광지가 아니고 일하는 공간인데요.
     
    입구에 있는 현수막 보고 궁금해서 들어왔다고, 한국어교육과 학생인데 여기 한국어 가르치는 곳이 있다고 해서 관광 중에 들렸다고, 지나가다가 한국어 어떻게 가르치나 궁금해서 들어왔다고 등등 갑자기 사전에 약속도 없이 들어오시는 분들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이런 분들이 갑자기 사무실에 들어오면 저희 입장에서는 당황하는게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진짜 하나같이 왜이렇게 당황하시냐고 오히려 황당해 하십니다;;
     
    이렇게 갑자기 들어오시면 진짜 어떻게 응대를 해야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일하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인터뷰를 하려고 하시질 않나 -_-;;(여기서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냐, 어떻게 하면 여기 올 수 있느냐 학생이 몇명이냐 뭐뭐 가르치냐 등등)
     
    심지어 며칠 전에는 교실과 사무실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셔서 교실은 괜찮은데 사무실은 안된다고 하니까 뭐 대단한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안되냐고 하면서 웃으시더라고요. 비밀이 없으면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법도 없는데요.
     
    한국에서도 일하는 사무실에 갑자기 구경하고 싶다고 들어와서 사진 찍고 가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인데
     
    왜 해외에 있는 한국어 교육 현장은 사전 약속 없이 갑자기 들어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지 모르겠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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