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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사람들이 말하는 '미친 여자'를 봤다.
운동갔다가 오는 길에
이수역 건널목 맞은편 어느 불꺼진 가구점 앞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서럽게 울고 있었다.
"만나주세요.. 만나주세요.. 제발.. 만나주세요.."
만나달라니, 뭐야;; 라고 생각하면서 비켜지나가는데
내 뒤에 따라오던 사람들이 수근수근 키득키득 거린다.
미친 사람인가보다.. 안됬다.. 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님.. 제발 만나주세요.. 제발... 엉엉엉.."
순간 마음이 덜컥,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들었다.
세상 살기 얼마나 힘든가.
그녀는 얼굴에 화상자국이 있었고
다 헤진 겨울 점퍼에 구멍이 뚫린 장갑을
가슴 한켠에 꼭 모아쥐고 부르짖고 있었다.
하나님, 제발 자신에게 와 달라고.
성경에 쓰여진 기적처럼, 너무나 힘든 삶, 고단한 그 여인의 몸에
안식을 달라고.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세상 살기가 힘들어 질 수록
가장 낮은 곳에서 인간을 어루만지셨던 예수는,
수천년 전에 죽었다.
그를 부르짖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하지만 이 추운 겨울 저녁에
아마 그녀는 그렇게 몇 십분, 아니 몇 시간을 부르짖다가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겠지.
아니, 어쩌면 더 잔인한 결정을, 결단을 그 자리에서 내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독교는 이제 더이상 가장 낮은 위치의 사람들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로는 영겁처럼 자신을 옥죄는 세상이라는 쇠사슬에 감겨
'죽음'이 찾아오기 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뿐이다.
기독교는 이제 귀족신앙이 되었다.
가진 자들이 마음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헌금함을 자신의 만족으로 채우듯이,
누구는 인간관계와 자기 사업성과를 위해,
누구는 생존과는 동떨어진 시덥잖은 고민을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이 성스러움과 함께 더욱 돋보여지고 선한 이미지를 가지기 위해
기독교를 찾는다.
우리나라 기독교는 이제 구원의 신앙이 아니다.
예수가 죽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없기 때문에,
아무리 부르짖어도 역사의 한 줄에 쓰여진 그의 이름은
오직 죽어가는 여인의 입가에 맴도는, 입안에 맴도는, 목구멍을 넘어서지 못하는
환상과 같은 주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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