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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1645
    작성자 : 키릭스
    추천 : 9
    조회수 : 771
    IP : 220.72.***.16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6/30 13:49:44
    http://todayhumor.com/?panic_51645 모바일
    오빠..버튼 (2)

    가을이 되자 옆집에 입주자가 왔다.
    어디에서라도 볼 수 있는 행복한 가족.
    젊은 부부에 3살 정도의 딸을 한 명 둔, 입주할 때에 가볍게 인사를 나눈
    정도의 사이였다.
    A씨가 알고 있는 것은 그 가족의 성씨가 xx라고 하는것과
    딸의 이름이 *#라고 하는 것 뿐이다.
    세미나 맨션은 한 층에 두 세대 밖에 없는 L자형의 건물이다.
    L자의 중심이 복도이고 가로와 세로의 선이 각각의 세데를 이루고 있다.
    복도에는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A씨는 복도에서 xx부부와 만나는 일도 있디만, 때때로 *#하고만
    만나는 때가 있다.
    「오빠. 버튼, 눌러줄래?」

    만났을때, 소년는 그렇게 말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은 소녀의 키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있다.
    손을 뻗으면 누를수 없는 높이도 아닌데 어째선지, 소녀는 어깨위로는 
    손을 올리려 하지 않았다.
    아직 3살의 소녀가 혼자서 밖에 나온다, 라고 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A씨는 소녀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소녀와는 11층의 복도뿐만 아니라, 1층의 복도에서 만나는 일도 있다.
    소녀는 엘리베이터의 앞에서 웅크리고 있어서 A씨가 집에 돌아오거나
    혹은 외출하기 위해 현관에서 나오면 얼굴을 들며 눈을 치켜뜨고 쳐다보았고,
     「오빠, 버튼눌러줘」
    몇 번인가 그런 주고받음을 하는 사이에 A씨는 소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A씨는 소녀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타인에게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겠지. 언제나 빨간 모자를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A씨는 소녀를 「빨간모자」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A씨는 내향적인 청년이다.
    그는 스스로의 생활이 위협받지 않는 한 바깥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예를 들면 벽너머로 들리는 옆집의 말다툼 소리라거나, 이틀에 한 번꼴로 들려오는 소녀의 울음소리라거나,
    이미 비명이라고조차 할 수없는 여자의 졀규라거나, 소녀의 팔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 것은 뼈가 부러진채로
    방치된 후유증의 탓이라거나, 빨간 후드를 두르고 있는 것은 얼굴의 반점을 남에게
    보이지 않도록 부친이 일러 두었기 때문이라거나 하는 뭐, 그런 남의 일 말이다.
    현관에서 1미터 정도의 옆집의 소란인데, 라고 말하면서.
    A씨의 현관은 어쨌든 길다.
    몇 미터 너머의 비명이기 때문에 TV화면을 바라보면서 흘려 들렀다,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그 밤은 한층 더 시끄러웠다.
    유리창을 깨버릴 것 같은 절규.
    사이렌 같은 울음소리.
    복도에서 들리는 난폭하게 열리는 문의소리.
    똑똑, 하고 A씨의 방에 울리는 무언가의 소리.
    시각은 새벽 2시. 혼자 조용히 심야 방송을 즐기고 있던 그도 그 밤만은 성질에 거슬렸다.
    사람이 상식이 있어야지, 하고 항의하려고 일어선다.
    일어섰다가, 곧 앉았다.

    뭐, 좀 있으면 조용해지겠지.

    옆집의 가정환경이 어떻게 되어있는가 따위, A씨가 알바 아니다. 
    귀찮아서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여기서 주제넘는 참견을 해서 관계를 맺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떤 일도 자기의 책임이다.
    그들의 문제는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하고
    A씨는 TV의 리모컨을 손에 쥐고 볼륨을 5정도 올렸다.
    밤을 새우다가 TV를 끄고 잠이 들었을 무렵에는 평소의 조용한 밤이 되어 있었다.

    키릭스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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