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를 오랫동안 하면서 이계덕 기자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된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우선 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지역지에서 4년차까지 기자생활 했었고요.
정치부와 사회부, 연예부 등등 떠돌이 생활을 했습니다.
이 기자님의 기사를 접하며 느낀 점은 참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기자라면 당연 필요한 덕목이며 많은 기자들이 본받아 마땅한 점입니다.
하지만 기사를 쓰는데 있어 신중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자가 취재하는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감정을 이입하는 좋으나 지나치게 몰입하는 건 역효과가 납니다.
신중하지 못한 태도로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 사이의 선후배관계, 질서가 빡센 이유도 기사 하나의 무게감을 수습기자들이 느낄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보나 잘못된 표현 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은 이번 사고를 봐도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또 기자님이 쓰신 그간의 기사들을 봐도 단발성 기사가 대부분이라 별 다른 파급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자님께서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열망은 충분히 느껴집니다만 이런 기사로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번 읽고 넘길 기사들이라는 것입니다. 당장에 '해운대구청' 사안만 봐도 이젠 쳐다도 안 볼 이야기가 된 기사입니다. 지난번 제가 경향신문에서 올린 '총리 숙소' 관련 기사를 퍼왔다가 "이런 걸로 깔 꺼리가 되느냐"라는 말을 들었죠.
이쯤 됐으면 어느 언론이건 공직사회 전체의 부조리를 지적할 때도 됐습니다. 뭐 누가 지적했는데 제가 못 본 것일지도 모르죠.
기자가 사실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획기사나 칼럼을 통해 쓴 소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제가 지금은 기자가 아니긴 합니다만 개인 블로그에라도 '공직사회 전반의 부조리한 관행'에 대한 글을 쓸려고 합니다. 아마 기자라면 출입처 가서 이런 거 충분히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오유에서 보고 싶은 이 기자님의 글이라면 지금까지 취재하시고 기사 쓰신 것을 기반으로 한 '기획기사'입니다. 기자수첩의 형태도 좋고 다른 기획글의 형태도 좋습니다. 이젠 이번 사고에 대해 그런 기사 쓰실 때가 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이걸 엇다 써야 할까 하다가 자주 보시는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문제시 자삭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