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 파병 관련 기억들을 좀 긁적였었는데...
한동안 사는게 바빠서 잊고 있다가
회사 교육실에서 할 일이 없어서 다시 끄적이기로 했음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테니 음슴체 가겠음ㅋㅋㅋㅋ
에...오늘은 음...
파병 생활의 꽃이었던 '바자르'란 것에 대해 끄적여볼까함
바자르는 아랍어로 '시장'이란 의미임
한쿡으로 치자면 '장마당'?
뭐 그런 개념이랄까...
아마 6.25이후 미군 부대 주변에서 이것저것 팔던 우리네 옛 모습이
이런게 아니었을까 싶음
주둔지였던 바그람 기지는 전편에도 썼듯이 공군기지라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를 자랑했음
물론 탈레반이라던가, 그 동조자들에 대한 위험 때문에
기지내에 민간이 돌아다닐 수 있는 구역은 그 큰 규모에 비해 매우 한정되어 있었음
바자르가 들어섰던 곳은 그런 허용 구역 중에 한곳으로
한국군 의료지원단이 있던 기지 게이트 쪽 방면에 위치하고 있었음
뭐...매일 열리던건 아니고,
주말에 한번씩 열렸던거 같은데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음
여튼, 바자르에 들어서면 넓다란 공터 흙바닥에 좌판을 깐 현지인들이
여러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기지내에서 그렇게 장사라도 할 수 있는 현지인들은
나름 현지 사회에서 금권을 쥔 인간들이 아니었을까 싶음
그도 그럴 것이
생수 한병 사먹을 돈이 없는 사람이 태반인 전후 복구 지역에서
주둔군 지역에 들어와 달라로 거래되는 장터에서 장사를 한다는것 자체가
그쪽 상황에서 엄청난 돈 벌이가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임
파는 물건의 종류는 대충
보석 원석(아프간은 보석의 주요 산지였다고함...아마 전쟁으로 인프라도 무너지고
광산도 버려진 상태에서 대충 주워온게 아니었을까 싶음), 융단, 뭔지 모를 현지 유물,
물담배, 현지 음식, 수가공 장식물 등등부터 시작해서...
쭝꿔산 가전제품, 쭝꿔산 기념품(달마 목상을 기념품이랍시고 파는 놈이나
그걸 사들고 좋아하는 천조국 군인들이나...옆에서 보기엔 참...호구로 이런 호구가 없었음;;;;),
심지어 한쿡 영화 복돌 cd,dvd까지 깔려 있는 판국이었음...
거래는 보통 US달러로 처리가 됐는데
가끔 레이션 박스 같은 군용 먹거리로 현물 거래를 하는 애들도 있었음
본인 나름 풍류를 알고, 재테크에 관심을 가진 인간이라
루비, 청금석, 에메랄드 원석들과 오래된 동전 같은 것들을 몇 점씩 챙겨왔는데
그 중에서도 '스타 사파이어'라고 불을 비치면 사파이어 표면에 6발짜리 십자가 형태의 물결무늬가 보이는 녀석에
꽂혀서 5~6개 챙겨왔다가....의외로 싸구려 판정이 나와 속이 썪었던건 안자랑...ㅅㅂ...
여튼, tv 이런데서 보면 아프간 현지인들이 꽤 불쌍하고, 순박하게 보이지만
바자르에서 장사하던 인간들은 이미 때가 탈데로 탄 인간들이
순박한 연합군을 등쳐먹는 사기꾼들이 태반이었음
뭐 위에 끄적인 쭝꿔산 싸구려를 아시아/중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천조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양 애들에게 아프간 전통 유물로 사기쳐 팔아먹는건
다반사였고...
언론에서 한창 주목중인 지역이라 현지인과 다툼을 극력 피해야하는 군인들의 입장을
역 이용해서 바가지 씌우는 인종들이 대부분이었음...
부대 내 동기 중에 한놈도 이런 사기꾼에게 걸려서 돌아왔길래
성깔 더러운 본인이 직접 가서 영어로 환불해 달라고 지랄지랄해서 받아낸 경험도 있음...
음...교육 쉬는 시간이라 담배 피러가느라 이만 줄이겠음ㅋㅋㅋㅋ
간만에 써놓고 보니 필력도 딸리고, 재미도 감동도 없지만...
뭐...오늘은 쭉 한번 늘어볼까함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