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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462458
    작성자 : 20세기남자
    추천 : 20
    조회수 : 536
    IP : 116.124.***.139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3/12/15 00:18:01
    http://todayhumor.com/?sisa_462458 모바일
    내일 학교에 붙일 대자보 입니다. 한번씩만 읽어봐주시겠습니까?
    경성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경성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혹시 다가온 기말고사와 매서운 겨울바람에 안녕하지 못하신건 아니신지요?
    저는 조금은 다른 이유로 안녕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작금의 현실에 무력함을 느끼지 않는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마는, 대한민국 역사속에서 '진리의 전당'으로 불리며,
    한국 사회의 억압적인 부분들에 문제제기하고 핍박받는 이들의 권리를 위해 떨쳐 일어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있는
    대학생의 직분으로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하지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 인것 같아, 용기내어 조금은 무거운 글을 써내려갈까 합니다. 
    꿈을 꾸는 것 조차 꿈이 되어버린 우리를 두고 세상은 말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라고 하더니, 대학에 오니 또 열심히 자격증따고 스펙을 쌓아서 좋은 직장에 취업할 것을 종용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고등학교시절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였던 이유는 보다 무거운 월급봉투를 받기 위함이 아닌, 보다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지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당시 보다 무거운 월급봉투를 받는 것을 꿈이라고 하기에는 그 넓은 10대 가슴에 담기에는 너무나도 졸렬한 꿈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회에 나가서 내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안녕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저는 안녕하지 못 합니다.
    열심히 시험을 치고 영어공부를 하고 뭔 짓을 해도 세상이 도무지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곧 내가 살 세상이 될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이 분명 안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비상식과 싸우고 있습니다.
    100만 명이상의 지지서명을 받은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12일 현재 코레일이 조합원 608명을 추가 직위해제함으로써, 총 직위해제 된 조합원 수는 7,806명입니다. 이는 3만 명이 채 되지 않는 회사의 3분의 1에 가까운 수입니다.
    이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들의 대의를 위해 지금 현재도 칼날같은 겨울바람 아래 투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이러한 징계처분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반하는 행동이면 모두 불법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하며 회사를 지키기 위해 77일간의 옥쇄파업을 한 쌍용차 노조는 손해배상금 46억을 배상해야합니다.
    이러한 일들 외에도 삼성서비스노동자의 자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줄어가는 일자리와 정리해고 등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더 많은 얘기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이제 우리가 나아갈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머지않아 곧 우리에게 닥칠 일이란 말이죠. 위에 사례를 든 두 사례는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던 공기업과 대기업이 아니던가요? 저들은 우리의 이웃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 또 우리의 아버지 일지도 모릅니다.
    1970. 타오르는 불 속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면서 죽어간 한 청년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으면서까지 치켜들었던 노동법에서 파업권이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중히 여쭈어 보겠습니다.
    15천 경성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신지요?
    저는 이 사회가 이렇게도 안녕하지 못한데도, 저 스스로가 안녕하지 못한 사회에서 안녕을 추구하고 있음이 부끄럽습니다.
    누구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 모든 것의 목격자이며, 방관자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어느정도 각자 책임을 가지고 고개를 떨구고 3초만 생각해보시겠습니까? 정말 안녕하신지.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주의자를 잡아갈 때,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잡아갈 때,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카톨릭인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카톨릭인들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들을 잡아갈 때,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나와 함께 저항해 줄 이는 남아있지 않았다.
     
    마르틴 뉘밀러 그들이 처음 왔을 때
     
     
     
    한 마리의 제비가 온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그 한 마리의 제비가 없는 봄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모두들 안녕하시지요???
    저는 안녕하지 못하겠습니다.
     
     
    무역 12 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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