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이었습니다. 11시가 넘어서서 지하철로 퇴근을 하려는데 제가 타는 지하철이 정전으로 운행을 안 하더라구요.
엄청 당황스러웠지만 어차피 내일은 토요일이고 당연히 출근?!도 해야하는데 잘 됐지 뭐,,,,하고 근처 술집에서 혼술 한잔 마시고 찜질방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대충 씻고 수면실에 들어가봤는데 듬성듬성 자리가 많더군요. 그중에 하나 자리잡고 누워서 자는데
새벽 즈음에 누군가가 제 엉덩이를 툭 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덩치가 엄청 큰 백인 하나가 제 바로 옆자리에 누워서 엉덩이를 건드린거더라구요.
다른데 자리도 많고 졸려 죽겠는데 이 새끼는 뭔가,,,싶다가 불편해서 낮은 칸막이 너머에 자리로 옮겨서 다시 잘라고 누웠다가 옆으로 돌아누워보니
이 백인 새끼,,,굳이 그 칸막이를 꿀렁대며 굴러 넘어서 바로 제 옆자리로 다시 눕더라구요. 그 때부터 잠이 확 깨면서 소름이 돋는거에요. 제가 무슨 풍문으로 들어본 게이전용 찜질방 같은데를 간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바로 정반대편 이층으로 도망가서 한참 깨있다가 겨우 다시 잠들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동성애를 인정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나 좋다고 들이대는 여자도 없는데 남자라고 다를까, 어차피 내 인생과 접점이 없을 사람들인데 서로 신경 쓸 필요 없지 않을까 였어요.
그 백인놈이 게이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저 신념 같은게 깨진 기분이라 동성애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은 바뀌려고 하는 것도 사실이네요. 기분 더러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