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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8072
    작성자 : 이쿠크다스
    추천 : 7
    조회수 : 744
    IP : 210.205.***.100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6/24 13:54:02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8072 모바일
    요즘 초딩들이 다 개념없지는 않네요.
    옵션
    • 창작글
     학교에 내야 할 서류가 있어서 느긋하게 점심먹고 서류 출력 좀 하려고 근처 피씨방에 가는 길이었어요.
    피씨방이 있는 건물이 종합 상가(1층 음식점, 약국 2층 당구장, 노래방 3층 병원 4층 피씨방)라서
    다양한 연령대가 건물을 오가는데 딱 저학년 초딩들의 하교 시간이었는지 초딩이 엄청 많았어요.
    문제는 엘레베이터가 성인 5명 정도 들어가면 꽉 차는 구식이어서 저는 초딩 6~7명과 같이 타게 됬어요.
    아직 변성기가 오지않아서 귀를 찌르는 듯한 미성으로 소리를 빽빽 지르는데.. 마음을 비웠습니다.
    문이 닫히려는 찰나 초딩 하나가 지 몸뚱아리로 문이 닫히는걸 막더라구요
    구식이라 문이 빠르고 쎄게 닫히는데 저 연약한 몸뚱아리로 왜 자해질인가 했더니
    문 너머로 할머니 한 분이 천천히 걸어오시데요.
    '아, 이 초딩 목소리는 아직 어른이 아니지만 인성만큼은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에 공허한 마음에 따스함이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엘레베이터는 이미 과포화 상태고 저는 초딩들에게 밀려 맨 뒤에 있어서 나가기가 쉽지 않았기에 얼타고 있는데
    초딩 중 하나가 시크하게 '나 먼저 간다..' 하더니 계단으로 겁나 뛰어갔습니다;
    이를 필두로 무슨 진공청소기마냥 하나씩 초딩들이 빨려나가고
    계단에서 들려오는 처척 척 파팟! 쿵쿵 탕탕!! 어리고 짧은 12개의 다리들이 들려주는, 따듯한 소음이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나 하나만 나갔다면.. 이 비루한 몸뚱아리때문에 저 어린 육체들이 고생했구나.. 나는 못 난 어른이다..
    할머니께서는 저의 이러한 내적 고뇌를 눈치 챈 것인지 '어구야, 고x도 덜 여문것들이 실혀' 하면서 나는 덜 여문 고x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또 '제가 또 하나 배웠네요' 라는 자기반성을 통한 성숙한 인격체로써의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숨을 헐떡이며 다리를 후들거리는 초딩들이 카운터에 병아리처럼 모여
    고사리같은 손에 들린 천 원 한장, 짤짤이들로 선불을 넣고 있었고 뒤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저는 음류수라도 사주고자 지갑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제 pc에 선결제를 하고 음류수를 고르는 와중에 들려오는 다세기! 소리와 병아리가 아닌 우렁찬 수탉소리를 내는 그 초딩들을 보며
    다시 지갑을 닫았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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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24 14:09:23  210.109.***.48  뀨쮸쀼쮸  59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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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6/24 20:29:33  175.112.***.12  뽀룹뽀룹  5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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