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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빵빵 터지면서
어디 판 같은 데 올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전 오유 밖에 안 해서
오유에 올립니당
가입한진 좀 됐는데 눈팅만 주구장창 해서
글 쓴 적이 엄스므로 음슴체로 갈게요
본인 작년에 친구와 홋카이도에 갔음.
가기 전부터 홋카이도가 유제품의 천국이란 말을 듣고
유제품 킬러인 본인은 거기에 아주 큰 기대를 품었었음.
유제품이란 유제품은 다 먹어보고 오겠노라고 크나큰 포부를 불태웠음.
그런데 거기에 큰 난관이 있었으니
본인과 본인의 친구가 일본어를 전혀 읽을 줄 모른다는 거였음.
일본 기업인들은 자국어를 굉장히 사랑하나봄.
암만 뒤져봐도 제품에 영어 한 글자 없는 경우가 허다했음.
그래서 본인은 편의점에 있는 수많은 상품 중에 대충
이것은 푸딩처럼 생겼으니 푸딩이요 케익처럼 생겼으니 케익이렷다-
그런 식으로 때려맞춰서 사먹을 수밖에 없었음.
근데 다 맛있었음. 오오 감동
하여튼 첫날 그렇게 감동을 먹고 이튿날이었음.
그날도 어김없이 편의점을 털러 갔음.
그런데 그날 왜인지 우유가 땡겼음.
우유 코너로 가봤음.
어떤 제품 하나가 눈에 들어옴.
250ml 정도 팩에 든 제품이었는데
포장에는 알 수 없는 일본어와 홋카이도 땅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었음.
역시나 빼곡히 적혀 있는 글자들 중에 알아볼 수 있는 건 단 한 글자도 없음.
이게 뭐지?
친구한테 물었음.
친구라고 알 리가 없겠지만 그냥 무지도 나누면 힘이 된다고...
그랬더니 친구 덥썩
옆에 지나가던 아재를 붙들었음.
스미마셍-
친구가 말했음.
나는 아차 싶었음.
내 친구는 탱크 같은 아이임.
거칠 것이 엄슴.
작년에 친구랑 호주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길에 다니는 SUV 차량마다 사이드미러 옆으로 생전 처음 보는 배기통? 같은 게 전부 달려 있는 거임.
뭐징 저건 뭘까
생각하다가 길가에 서 있는 SUV 차량 한 대에 또 그게 달려있는 게 보였음.
근데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어서
너무 대놓고 가리키면 민망하니까
아주 살짝 턱짓으로 그 알 수 없는 것을 가리키며 내가 친구한테 조용히 물었음.
저전 뭐야?
내 친구는 바로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아자씨에게로 척척 걸어갔음.
잌스큐즈미~
나는 뒤에서 뜨악! 하고 있는데 내 친구 막 아자씨한테 대놓고 물어봄.
이건 뭐냐고.
그랬더니 아저씨가 정말 당황스런 기색 하나도 없이
음 이건 말이지 차가 물에 들어가면~
이라고 운을 뗐음.
난 아저씨가 농담하는 건 줄 알고 파하하- 웃었음.
근데 아저씬 농담이 아니었음.
아주 진지하게
저건 일명 카 스노클이라고,
차가 물에 들어갔을 때 엔진이 물에 잠기지 않게 해주는 거라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줬음
마치 유치원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나랑 내친구는 아~~ 하면서 막 끄덕끄덕
싱기하다~ 하면서 고맙다고 하고 바이바이 했음.
하여튼 그렇게 서슴없고 거침없는 아이가 내 칭구였음.
그 칭구가 이번엔 지나가던 니혼진 아재를 붙듬.
다행히 내 칭구 일본어 실력은 나보다 나음.
내 일본어 실력은 니하이요 아리가또 수준임.
마음속으로는 순간 이 거침없는 칭구가 이 난제를 풀어주겠구나!
듬직하고 의지가 됐음.
그런데 내 친구,
스미마셍~~
하더니
두유노 왓디스이즈??
...
일본인 아저씨 얼굴이 바로 난처해졌음.
역시 그도 여타 다른 일본인들처럼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이었음.
그에 내 칭구가 그 정체모를 우유처럼 생긴 것을 들고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는 시늉을 해보였음.
바디랭기지는 잘 통했음
일본인 아재, 아- 고레와 어쩌고저쩌고
일본말을 쏟아놨음.
이번에는 나랑 내 칭구가 난처한 얼굴이 됐음.
진짜 단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음.
그럼에도 아랑곳 않고 용감한 내 칭구는 다시 한 번 그 정체모를 것을 두드리며
밀크, 밀크데스까?
이렇게 물었음.
오오 잘한다 내친구!
난 친구를 응원했음.
그런데 아저씨 크게 난처한 얼굴이 되더니 왈,
밀크자나이- 밀크자나이-
하는 거임
그에 칭구가 물었음.
밀크자나이??
그게 뭐냐는 식으로.
그니까 아저씨 계속
밀크자나이- 밀크자나이-
반복하는 거임.
그러자 내 친구 밀크자나이??? 한 번 더 물었고
아저씨는 계속
밀크자나이- 밀크자나이- 만 반복했음.
거기까지 가자 내 친구도 도저히 안 되겠던지
아리가또 아리가또~
하면서 인사를 하고 아저씨를 풀어줬음.
그리고 아저씨가 뭔가 살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남은 장을 보러 가고,
우리는 그 자리에 남아 그 정체모를 ‘밀크자나이’를 들고 고민에 빠졌음.
“‘밀크자나이’ 라는데?”
“ㅇㅇ. 나도 들음.”
“어떡할래?”
나는 그 밀크자나이를 손에 들고 고민했음.
먹을 건 공동 경비에서 빠지는 거라 단 돈 10엔도 허투루 쓸 수 없었음.
그리고 이건 밀크자나이...
나랑 내 친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일본말을 몰라도 밀크자나이가 내가 찾던 우유가 아니란 것 정도는 진즉에 감 잡았음.
그런데 사람이 한 번 집착에 빠지게 되면 끝이 없음.
포장에 홋카이도 그림이 그려짐->홋카이도는 유제품의 천국->고로 이것은 유제품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삼단논법이 완성되고,
유제품의 천국이니까 굳이 밀크가 아니더라도 고지방유크림? 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되도 안 한 추측을 거쳐,
하필이면 진열대에 그 제품이 딱 하나 마지막으로 남아 있어서
한 개 밖에 안 남은 제품->맛있고 잘 팔리는 제품
이란 처절한 자기합리화 끝에
본인은 그 ‘밀크자나이’를 사게 됐음.
그리고 호텔로 돌아갔음.
친구는 내게 밀크자나이 언제 먹을 거냐고 물어봄.
나는 그래, 밀크자나이 먹어보자~ 하며 그것을 꺼냈음.
그것의 정체가 무엇이든 우리는 이미 그것을 '밀크자나이'라고 굳건히 부르고 있었음.
여하튼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밀크자나이에 빨대를 꽂고 한 입 빨았음.
...
밀크자나이는 유제품이 아니었음;;; 밀크자나이는 쿨피스였음;;;
배신감이 밀려오고...
칭구는 옆에서 막 물었음.
뭐임? 밀크자나이? 밀크자나이??
나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며 마치 죄인처럼 이실직고했음.
친구는 나의 그 하찮은 판단미스에 시크하게 코웃음을 쳤음.
나는 도저히 더 밀크자나이를 먹을 수 없었음.
쿨피스는 떡볶이랑 먹어야 함;;
그런 나를 도끼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친구에게는
하하 아껴먹을랭-
하며 호텔의 코딱지만한 냉장고에 넣어놨음.
그 후로 친구는 틈이 날 때마다
니 밀크자나이 안 묵나?
니 밀크자나이 어쩔 거고?
나한테 눈을 부라렸음.
내 칭구 음식 남기는 거 진짜 싫어함.
그럼에도 나는 결국 홋카이도를 뜨는 그 마지막 날까지
밀크자나이를 다 먹을 수 없었음.
뭉개진 환상 때문인지
도저히 다시 입을 댈 수가 없었음.
친구는 마지막 날 아침 짐 정리를 하며
니 밀크자나에 버린데이!
화냈음.
결국 환상 속의 밀크자나이는 호텔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음.
지금 생각해보니 사진을 안 찍어온 게 아쉬움.
문득 밀크자나이의 진짜 정체가 뭔지 궁금해짐.
출처 | 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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