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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ow_38355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9
    조회수 : 780
    IP : 58.77.***.217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12/04 19:57:18
    http://todayhumor.com/?wow_38355 모바일
    [극단편]동정의 뜻
     
     
     
    토요일날, 잠깐 일이 있어서 실버문 용매 상인에게 갔다오는 길에, 거래창에서 누군가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물었다.
     
     
    '동정이 무슨 뜻인가요?'
     
     
    그래서 답해줬다.
     
     
    '동정이라는건, 주말에 아무 약속 없이 와우만 하고 있는 당신과 나, 우리 모두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반박했다.
     
     
    '아닌데? 난 여친 있는데 여친 일 있어서 오늘 와우하고 있는건데?'
     
     
    그래서 나는 또 말해줬다.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만약 동정이 아니고, 연애 경험이 있다면 지금처럼 바로 반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웃으면서 넘겼을테지요. 하지만 당신은 어떻습니까? 막바로 받아치며 나는 여친이 있다고 하면서도 모니터 너머로는
    울고 있지 않습니까?'
     
     
    채팅 로그 제한 때문에 나는 잠시 한번 엔터를 치고 말을 이었다.
     
     
    '물론 그런 당신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상상속에서라도 여친을 가지고 싶은 그런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그런 굽히지 않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남들이 남녀 서로의 옷을 까고 있는 사이 당신은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겨우살이풀이나 까면서 정신력+1을 위해 오그리마 겨울할아버지 앞에서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 지난 겨울처럼요.'
     
     
    그러자 그 사람에게 귓말이 왔다
     
     
    '그래서 님은 여친 있어서 그딴 말 하는거임?'
     
     
    그래서 귓답을 해줬다.
     
     
    '없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네. 없기때문에 토요일날 실버문이나 돌아다니는거죠. 당신처럼요.'
     
     
    그러자 그 사람이 바로 답을 해왔다.
     
     
    '이 ㅆ발 맞는말인데 아 존ㄴ 재수없는 새끼네 이거'
     
     
    '당신의 그 말이 당신의 처지를 인정하는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도 언젠가 블엘여친 사귈 수 있을 겁니다.
    아직 우리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욕만 한다면 모니터 속 블엘이 당신 여친이 되겠죠.
    물론 모니터속  그 블엘조차 당신 여친이 되길 원하지는 않을겁니다만.'
     
    '꺼1져 병12신아'
     
     
    나는 충분히 그의 마음을 알기에, 그 욕에 반박하지도 열받지도 않았다. 그저 쿨한 척 말했지만 키보드를 치며 모니터를 바라보는
    내 두눈에는 조용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을 뿐. 그 눈물은 어느때보다도 진실되고 인간적인 눈물이였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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