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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8276
    작성자 : 유토쨔응
    추천 : 20
    조회수 : 1973
    IP : 122.44.***.171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7/11/13 12:49:24
    http://todayhumor.com/?love_38276 모바일
    사랑이 한바탕 휩쓸고 난 후에
    옵션
    • 창작글
    <div><br></div> <div> 그녀가 떠났다. 바로 어제. 곧 600일을 앞두고.</div> <div>200일 기념으로 맞췄던 낡은 은반지를 바꿔주리라</div> <div>돈을 모으고 있던 차였다. 손에서 빼낸 반지에 새겨진 </div> <div>수많은 <span style="font-size:9pt;">기스 자국은 우리가 만난 시간의 흔적 같았다.</span></div> <div> 그녀는 남자와 술을 마셨다. 물론 나 몰래였다.</div> <div>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며 카페에서 잠든 그녀의 핸드폰을</div> <div>보다가 실수로 누른 통화목록에는 남자 번호가 있었다.</div> <div>새벽 4시, 아침 10시. 번호 옆에 있는 작은 화살표가</div> <div>발신 표시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에 찾아온 것은 분노였다.</div> <div> 추궁하는 내 앞에서 그녀는 파들파들 떨었다.</div> <div>울고불고 미안하다고 붙잡길 바랬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div> <div>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가는 길, 나는 몇 번이나 </div> <div>길바닥에 진득한 구토를 했다.</div> <div><br></div> <div> 취업 준비생이었던 우리는 자주 만나지 못했다.</div> <div>서로 바빴다. 힘들었다. 한때는 떨어지고 싶지 않아 </div> <div>부모님 몰래 <span style="font-size:9pt;">동거까지 했던 사이였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취업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다.</span></div> <div>미래를 약속했다. 취업을 하고, 돈을 벌어, 가정을 차리자는.</div> <div>그녀는 나를 믿는다고 했고, 나도 그랬다.</div> <div> 그녀는 한번의 긴 연애 후에 나를 만났고, 나는 몇 번의</div> <div>짧은 연애 끝에 그녀를 만났다. 서로 익숙지않은 연애였다.</div> <div>많은 부분에서 서로 달랐고, 그녀는 그게 새롭다고 했다.</div> <div>집 앞에 찾아간 나에게 그녀는 말했다. 술자리의 그 남자와 </div> <div>키스를 했노라고. 그리고 그게 또 새로웠노라고. </div> <div><br></div> <div> 눈 앞이 새하얘졌다. 손 발이 놀랄만큼 차가워졌다.</div> <div>심장이 터져서 온 몸의 피가 새어나와 몸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았다.</div> <div>흐른 것은 피가 아니라 식은 땀이었다. 짓눌리는 느낌에</div> <div>숨을 쉴 수가 없었다. 차라리 숨이 멎었으면 간절히 바랐다.</div> <div><br></div> <div> 남자에게 이별은 갑작스럽고, 여자에게 이별은 <span style="font-size:9pt;">서서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찾아온다고 누군가가 말했던가. 그녀는 나를 사랑했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게서는 미래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득 든 생각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니라, 오래도록 쌓여온 생각이었다고도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래서 그 남자가 허리를 감았을 때 거절하지 않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가 입을 맞췄을 때 그녀도 그 남자의 몸을 감쌌다고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헤어지고 싶어. 그녀가 담담히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집으로 오는 길, 제일 느낀 후회감은 차를 끌고 오지 말 걸</div> <div>하는 것이었다. 노란 차선이 자꾸만 자꾸만 흐려졌다. </div> <div>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누군가 뒤에서</div> <div>들이받아 주길, 끔찍한 상상이 내게만 달콤했다.</div> <div><br></div> <div> 언젠가 외신에서 보도된 뉴스의 자료사진을 보았다.</div> <div>이름도 생소한 나라에 지진이 났다고 했다. </div> <div>쓰나미가 덮쳐서 <span style="font-size:9pt;">집도 병원도 모두 쓸려갔다고 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무너진 집 앞에 선 아이의 뒷모습이 안쓰러웠다.</span></div> <div> <span style="font-size:9pt;"> 이별은 내게 그렇게 왔다. 마치 자연재해처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랑이 한바탕 휩쓸고 난 후에, 아무런 </span><span style="font-size:9pt;">대비도 없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이다.</span></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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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7/11/13 13:00:47  211.206.***.111  차타고세수해  719040
    [5] 2017/11/13 13:37:31  121.138.***.75  옆새끼  721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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