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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7624
    작성자 : 햄스라이안
    추천 : 6
    조회수 : 1149
    IP : 121.160.***.1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10/27 10:23:57
    http://todayhumor.com/?love_37624 모바일
    헤어지고보니 사랑이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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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의 나는, 누군가를 제대로 만나본 적 없이 길고 긴 짝사랑에, 누군가에게 고백해도 차였던 나는 사랑에 회의적이었고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없으니 나 자신만 챙기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사 후 옮긴 근무지에서 너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무뚝뚝하고 인사도 제대로 받지도 않는 널 보며
    '뭐 저런 무뚝뚝한 놈이 다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얼굴보면 간간히 인사하는 정도. 너는 딱 거기까지인 별로인 사람이었다. 처음엔.

    첫 출근한지 한 보름? 한달이 안되었을 때,
    점장님이 나를 부르며 전에 같이 근무했던 친한 직원오빠의 부고소식을 전했다.
    그 말을 듣고 일도 못하고 눈이 붓도록 울었다. 친하게 지냈던 오라버니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괜찮냐고 무슨 일이냐며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주었지만
    희한하게 너만은 내게 아무 말 건네지도 않고 눈도 안마주치고 가더라.
    '뭐 저런 애가 다있나, 인간미도 없는 싸가지'

    시간이 좀 더 지나서 우리는 간간히 날씨 정도 묻는 사이가 되었고
    같은 타임에 근무하는 사람들끼리 식사도 같이하고 놀기도 했는데
    그 때 생각보다 나쁜 애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별로인 친구네.

    3번 정도 함께 모임을 가지게 되었을까. 같이 일하는 여직원이 내게
    "OO오빠가 언니 좋아하는 것 같아"
    나는 완전 설마했다. 그럴리 없으니까.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나. 
    키도 작고 예쁘지도 않은데. 나는 완강히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너에게 관심이 있는거다라고 했다. 
    실제로 나보단 여직원과 더 친했으니까.

    시간이 지나 뜨거운 8월 초 여름 날, 모임에서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
    그 때 너가 불렀던 노래 "윤종신의 애니"
    '이런 좋은 노래도 있네, 쟤는 누굴 좋아하는 중인가보네. 그래 잘 부른다 나도 내가 부를 노래 부를란다.'
    배가 땡기도록 그날의 난 열창했다.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근무시간이 되기 전까지 일하는 곳에 와서 잠깐 쉬고 있는데
    너가 내 두 손을 잡으며 "너 노래 진짜 잘한다!!"라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어? 나한테 왜 이러지, 내가 노랠 진짜 잘하긴 했나'라는 생각까지만 
    잠깐의 가슴이 뛸뿐 호감까지 느끼진 않았다.

    그리고 1주일 후인 내 생일 새벽,
    늦은 시간까지 티비를 보다가 휴대폰이 울렸고 문자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보고싶다. 내일 낮에 잠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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