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뛰는 마왕님 보고 치호 귀엽땅ㅎ...ㅎ....
하다가 이 알바 만만하게 보고 하는 중입니다.
실제로는 존나게 힘듭니다 애니보고 따라해볼게 못됩니다.....
1. 주문
일단 모든 상황에서 주문을 받아야 합니다.
보통 평일 야간에는 직원한명 + 알바한명(본인) 이렇게 들어가는데요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손님이 오시면 빠르게 가서 주문을 받습니다.
둘다 뭔가 하고있다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작업을 중단하고 주문을 받으러 가야합니다.
가끔 손님이 한번에 많이 와서 주문에 막 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진짜 죽음이죠....ㅠㅠ
물론 주문받는거 자체는 할만 합니다.
근데 '뭘 하고있더라도' 주문을 받아야 하는게 X같은거죠....
야간에는 미리 음식을 만들어 놓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만들어야 합니다.
재료 꺼내서 계란물 입히고 밀가루 묻히고 털어내서 기름에 넣고 타이머 누르고
버거 만들고 감자튀김 튀기고
완성되면 손님 주문사항대로 포장해서 내는거....
그리고 보통 사람이 볼 수 있는건 이 주문 받는 것 뿐이잖아요?
저도 그랬어여.....
주방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어여.....
2. 필터링
200도짜리 기름이 끓는 후라이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그리고 덩달아 뿜어지는 기름때 기름때 기름때 기름때.....
공기중 기름농도 50%.....
떠다니다가 밀가루와 융합해서 여기저기 끈끈하게 붙어요....
조금만 쌓여도 끈끈하게 붙어서 겁나 안떨어지는걸
너무 독해서 냄새만 맡아도 따끔거리는 세제로 비비서 닦아내야하고....
그리고 이 후라이어에 담긴 기름들은 하루에 한번씩 필터링이라는걸 해줘야하는데
후라이어에서 기름을 꺼내서 필터링파우더(규산마그네슘) 넣고 필터에 걸러서 때 제거해서 다시 기름통에 넣어주는 작업입니다.
기름을 걸러주는 필터가 달려있는 탱크
거기에서 기름을 빨아들여 다시 후라이어로 돌려 보낼 수 있게 해주는 호스
그리고 호스로 빨아들이게 해주는 모터...
후라이어에서 필터링 파우더 넣고 밸브를 열어서 기름을 탱크로 뺀다음
후라이어 안을 스크래퍼(긁개) 로 벅벅벅 긁어서 때를 벗겨줍니다.
물론 1분전까지 200도짜리 기름이 담겨져 있었으므로 개뜨겁습니다....
그리고 모터를 켜면 탱크로 뺐던 기름이 필터를 한번 지나 다시 호스에서 나옵니다.
그걸로 후라이어를 행궈요....
충분히 행궜고 기름이 필터를 많이 지났다 싶으면 다시 밸브를 잠가서 기름을 채우는건데
우리매장은 후라이어에 기름 칸이 4개니까 4번 합니다.
이거 하는동안에는 탱크고 호스고 전부 기름만큼 뜨거워집니다.
호스를 잡고 해야하는데 존나뜨겁습니다 진짜.... 맨살에 닿는 순간 화상입니다.
그런데 보호장비는 목장갑 두개 겹친거랑 앞치마가 끝....
조금만 튀어도 개뜨겁고 ㅠㅠ 안튀어도 개뜨겁고 ㅠㅠ
그리고 많이써서 까매진 기름은 보일아웃 이라고 해서 식용유 담는 18L짜리 통에 나눠담아서 버려야함,....
이거 끝났으면 기름으로 쩔어버린 탱크랑 필터 설거지 해야함.....
그리고 이거 하는 중에도 주문은 받아야함....
하다가 패티튀기고 치킨튀기고 버거 만들어야함.....
시발
3. 매장 청소
그리고 매장도 청소해야하죠. 두명이서.....
보통 직원이 1층 알바가 2층을 갑니다.
헬조선이라는말 잘 안쓰는데..... 2층 청소하러 올라가면 진짜 지옥입니다.
바닥에는 콜라들이 엎어져서 끈끈하게 굳어있고
테이블 위마다 먹다 남긴 음식들이.....
아니 다 먹었으면 쟁반 들어다가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분리수거하는게 패스트푸드점의 룰이잖아요....?
왜 안해?!
먹다남긴거....뱉은거....바닥에 던져놓은거..... 알바가 다 치웁니다.....
좀 깨끗이먹고 먹었으면 치우고 가세여.....제발여......
손님들의 잔해를 열심히 치우고 창문 닦고 테이블 닦고 테이블 하나하나 들추면서 바닥 쓸고 대걸레 빨아다 닦고
계단청소까지 해야합니다.
36평 + 계단을 45분! 안에! 깨끗히! 해야지! 한소리 안들어요!
4. 물류
그리고 물류가 옵니다.
매장 앞에 트럭이 서서 물류를 내려줍니다.
우선 10kg짜리 치킨을 두개씩 나릅니다.
음 30개정도 나르는것 같네요.
매장 밖에서 매장 가장 안쪽에 있는 워크인까지...
치킨을 다 나르면 밀가루를 나릅니다.
포대당 20kg정도.... 대여섯개 나릅니다.
그리고 가장 무거운 기름통....
크기는 별로 안되보이는데 하나에 20kg입니다.....
양손에 하나씩 들고 6~8개정도 나릅니다.
그리고 피클같은 식자재와 물티슈, 트레이같은 것들도 수십박스정도 줍니다....
시발 아직 안끝났습니다.....
이제 냉동식품을 옮겨야 합니다.
감자튀김....냉동패티.....비스킷같은거.....
하나하나 옮기고싶은데 자비없죠..... 최대한 들 수 있는 만큼 들어서 옮겨요....
존나게 날랐으면 존나게 정리해야합니다.
유통기한별로 먼저들어온 순서대로 앞에 있는거 빼고 뒤에부터 넣고 다시 앞에있는거 넣고를 반복....
물론 이거 하면서도 주문은 받아야합니다......
물류 한번 나르면 알바고 직원이고 녹초가 됩니다.
5.프랩
다음날 쓸 재료들도 손질해 놔야 하져....
대충 양상치 50개랑 토마토 100개정도?
싱크대 두개에 물을 받아서
한곳에 베지워시(소독제)를 넣고 양상치 심지를 제거하고 겉에 잎을 벗겨서 넣습니다.
그리고 살살살 비비벼서 잎이 쪼개지지 않게 잘 풀어줍니다.
이걸 베지워시를 풀지 않은 물에 행궈서 통에 담아놓는겁니다.
그리고 토마토..... 주먹만한 토마토 하나에서 슬라이스가 8~10개 나와야합니다.
제가 기계도 아니고 썰다가 한두개정도는 모양 안고를 수도 있고....
쓸다가 힘들어서 칼질에 번뇌가 깃드는 바람에 좀 두껍게 썰 수도 있고.... 그잖아여?
그럼 다음날 주간 나오는 사람이 어떻게 보고 귀신같이 한마디 합니다.
'야간에 토마토 누가썰었냐. 존나 좆같이 썰어놨네.'
개새끼.....미안해....담에는 잘썰게.....
그리고 버거중에 햄과 치즈가 들어가는 버거가 있는데
버거 만들 때 마다 햄이랑 치즈를 까서 올리면 너무 오래걸리니까
슬라이스 치즈 비닐을 벗겨서 햄을 잘 접어 올린 후 다시 말아서 쌓아놓습니다.
다음주에 이 버거가 이벤트 상품이라 3~400개정도.....
애네는 힘들다기보다는 번거롭고 오래걸려서.....
여기서 시간이 많이 잡아먹히면 일이 밀리고 밀려서 퇴근이 늦어지죠 ^ㅠ^....
6. 주방청소
퇴근하기전에 치킨과 패티 등등을 계란물 입히고 밀가루 묻히는 테이블에 딱딱하게 굳은 계란물과
계란물과 융합해 들러붙은 밀가루들을 다 닦아냅니다.
존나게 안닦여요....
버거 만드는 버거테이블도 닦고 재료 채워놓고....
주방 바닥도 끔찍하져.....
바닥에 떨어져서 합체해버린 계란물이랑 밀가루 다 벗겨내고......
그리고 하루종일 사용한 주방기구들 설거지....설거지.....설거지......
흑....흐흑......ㅜㅠ
7. 스카치
종종 '스카치' 라는걸 합니다.
평소에는 손이 닿지 않아 청소 못하던곳을
날잡아서 반짝반짝하게 청소하는건데요
배러테이블을 해체해서 닦거나
냉장고를 끄집어내서 그 뒷편을 닦거나
후라이어를 밖으로 끄집어내서
씨꺼멓게 쌓인 때와 필터에 미친듯이 눌러붙은 기름때를 닦거나.....
매장 바닥에 더러워진 타일을 하나하나 때빼고 광내거나.....
닦고 닦고 닦고....
스카치하라는 명령이 내려오면 몇시간은 더 일하고 가야하져.....시발
아 이제 퇴근해도 됩니다....
기름과 땀에 푹 쩔은 몸을 이끌고 매장 밖으로 나오면 사람들이 출근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 집에 가서 잡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알바 자리로 패스트푸드점은 쳐다보지도 않는게 이롭습니다.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