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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들어오자마자 사과를 했다. 화장실만 좀 이용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른 손님 덕에 정신없던 나는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고는 주문을 받으러 갔다.
잠시 후에 경찰 두 명이 들어왔다. 경찰들은 노란 티에 곱슬머리를 한 남자가 들어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아까 그 남자와 똑같은 인상착의였다. 나는 곧바로 남자 화장실을 안내했다.
하지만 남자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 경찰 중 여성이 갑자기 여자 화장실로 뛰쳐들어갔다.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자 다른 경찰 역시 뛰어들어갔다. 얼마 안있어 여경의 기합 소리와 함께 노란 남자가 화장실 밖으로 던져졌다. 남자는 정신을 영 못 차리고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다가 눈을 감았다.
무슨 영문인지 아랫도리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들이 나와 남자를 끌고 가려다가 멈칫했다. 나와 같은 것을 본 모양이었다.
- 아 이 미친 새끼가 바지는 왜 쳐벗고 있는거야.
- 말도 마십쇼. 제가 들어갈 때부터 저러고 있었습니다.
- 시발.. 일단 무전 쳐봐. 저 죄송한데 저거 덮을만한 거 빌릴 수 있습니까?
- 어... 네... 남는 담요 좀 가져와볼게요.
- 예, 부탁합니다.
여경이 별안간 누워있는 남자의 엉덩이께를 힘껏 걷어찼다.
- 깜짝아. 야!
- 보고하러 갑니다.
여경이 무전기로 암호같은 말을 하며 가게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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