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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46439
    작성자 : 실망.
    추천 : 0
    조회수 : 736
    IP : 124.28.***.152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2/06/11 03:56:33
    http://todayhumor.com/?gomin_346439 모바일
    저, 내일 죽으러 갑니다.
    장문의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이제 제 주변엔 아무도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꼬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사람이 떠나갔고, 결정적으로 제가 믿고 의지하던 형한테까지 불똥이 튀어 저와 연락을 안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집안 싸움이 겹쳐져서 본의 아니게 친하던 누나를 완전히 갈 곳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자세하게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그 누나는 지금 부모님의 성화에 대학 자퇴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탑에 편입제안도 들어오고 나름 잘나가던 누나였는데, 단지 제가 부모님께 그 누나를 '만났다'라고 말했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 누나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죄책감이 저를 너무 괴롭게 합니다.

    제가 믿었던 형한테조차 버림받고, 가장 친했던 사람들과도 얼굴들고 못보겠습니다.

    부모님들끼리의 감정 싸움에, 왜 제가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까지 그렇게 잃어온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더 이상, 주변에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렵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나마 자주 접속하던 오유에 좀 알아달라고,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는데

    씨팔 돌아오는건 글 존내 못쓴다는 소리 하나네요.

    그래요 나 글 못써요. 좆도 못씁니다. 그래도, 적어도 내가 힘들다는걸 누가 알아주길 바랬거든요.

    해결책따위 주지 않아도, '힘내시라' 한마디가 그렇게 그리웠습니다.

    근데 썅 아무도 그런 소리는 안해주고 글 못쓴다는 비아냥과 조롱 뿐이라.

    내가 씨팔 울면서 타자치기는 처음입니다.

    더 이상, 내가 끝도 보이지 않는 집안끼리의 다툼에서 희생양이 되는 것도 싫고,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기억도 이제는 지긋지긋합니다. 씨부랄 지구상 60억 인구 중에 나 하나 쯤 뒤진다고 누가 알아주겠나.

    20년 동안, 집안 장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다섯 살때 아버지 돌아가신거 임종도 못해드리고, 씨발 무슨놈의 법원은 그렇게 출석요구를 해대나.

    고향에 가면 무당놈의 자식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일쑤,

    다른데로 나오면 빚더미에 앉은 파산한 집안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일쑤,

    친척들은 아버지가 남겨논 유산에 눈이 어두워서 아버지를 엄마가 독살했다고 지랄하질 않나

    아...울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내가 죽으면, 분명 누군가는 슬퍼하겠지요.

    어머니는 당연히 억장이 무너질 것이지요.

    근데, 씨팔 장남인게 죄인가 왜 내가 모든 걸 뒤집어 써야 하는데.

    자세한걸 말해봐야 또 아까처럼 '글 참 못쓴다'라는 비아냥만 올라오겠지요.

    힘내라는 한마디를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진짜 미쳐버리겠군요. 모든 책임과 덤터기는 내가 다 쓰고, 손가락질은 다 내가 받고,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농사지었었거든요.

    과수원과 논밭을 일구셨는데, 3천평이 넘는 땅의 넓은 배나무를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이서 힘겹게 일구셨습니다. 배를 수확하고, 배를 상자에 담으시면서 콧노래를 부르시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이 흘렀네요.

    아버지, 저 여기 잘 있습니다. 못난 불효자, 한심한 불효자, 어머니 어깨도 펴드리지 못하고 죽을 생각만 하는 이 불효자, 저 이제까지 어머니 덕에 잘먹고 잘 살았습니다. 아버지, 저 어머니께 한번 더 불효를 저지르렵니다. 차라리, 불효막급한 짓을 저지르고 지옥을 가서 벌을 받는 한이 있어도, 저 정말 앞으로 살아갈 힘이 안납니다. 전 버려졌어요. 아버지 사진 보면서 매일 울어요. 그래도, 엄마 앞에서는, 친구들 앞에서는 나 정말 아무렇지 않은 척, 건강한 척 다 했는데, 중요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니까 더 이상 용기가 안나요. 친구들 보는 건 둘 째치고, 사람 보는게 두렵습니다. 저 여섯살때, 아버지가 저 무등태우고 백담사 갔던 그 때 그 기억. 그게 영화처럼 제 꿈에서 보여지더라구요. 나, 지금 가면 그 때처럼 어리광 부릴 수 있나요? 더 이상, 현실에서 발 붙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내가 나약한 거겠지요. 나약한 사람은 나가 죽으라는게 세상이에요. 차라리, 나약해져서 이대로 죽어버리고 아버지에게 가서 어리광 부리고 싶어요.. 무섭습니다..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뭘 그러냐구요? 네,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닌데, 그 별 거 아닌게 나에겐 이렇게 무겁네요. 모르겠어요.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무슨 뾰족한 대책이 생길까요..? 내가 죽지 않아도 될, 아주 타당한 근거라도 찾을 수 있을까요..? 찾으면 좋겠어요. 나, 엄마 여기다 두고 쉽게 발 안떨어질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한심하네요..글 제목은 내일 죽으러 간다는건데, 정작 죽기는 무서우니..여기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것 같아요..이제 내 주변엔 남아있는 사람 하나 없는데, 여기서 더 악화되면 어떻게 될까 무서워요. 한편으론, 왜 아버지가 먼저 가셔서, 집안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가셨는지 원망스럽기도 해요. 씨팔..누가 나 좀 따뜻하게 안아주면 좋겠는데, 안겨서 펑펑 울고 싶은데, 차라리 울고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엄마한테 가서 울기에는 엄마 마음에 못을 박는 것이고, 친구들한테 그러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아요. 이 좆같은 자존심, 아버지가 남겨주고 간 이 개같은 자존심 때문에, 누구 앞에서 울지를 못한다구요. 그냥 혼자 쓸쓸하게, 아버지 영정 붙들고 흐느끼는게 전부에요. 나,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나요..? 살아갈 자신은 없고, 엄마 때문에, 동생 때문에 죽는 것도 두려워요. 아버지, 그곳은 평안한가요...? 죄없는 아버지, 사십 평생 네 가족 먹여살리려고, 아니 개떡같은 친척들한테 돈 떼이면서까지, 그들 입도 챙겨주려고 사실상 스무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 먹여 살리려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죽어라 일만 하시다가 가신 바보같은 아버지, 지금은 편하게 쉬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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