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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279
    작성자 : 제임스james
    추천 : 3
    조회수 : 258
    IP : 125.131.***.1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0/24 01:49:25
    http://todayhumor.com/?readers_34279 모바일
    악의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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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이 새끼 오락실도 다니네? "


    우리는 모두 얼어붙었고 진수형 패거리는 우리를 둘러쌌다.

    동선이도 게임을 하다 말고 주위를 둘러봤다.


    " 오~ 끝판까지 갔네?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계속해... "


    모두들 동선이의 게임을 지켜봤다. 나와 친구들은 불편한 마음이 가득했다.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특히나 진수형이 옆에 있는 게 제일 불안하고 무서웠다.


    동선이는 아깝게 끝판을 깨지 못했다. 

    그러자 몇몇 형들이 동선이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 이 등신... “


    곧 한 형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야 너희들 형들 게임하는데 돈 좀 빌려주라."


    친구들의 주머니에서 몇 백 원씩 나왔다. 

    사실 내 주머니엔 아버지가 오랜만에 주신 5,000원짜리가 하나 있었다.

    이걸로 여름 방학 내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었다.

    나는 주머니에 쉽게 손이 가질 않았다.


    "야 너는 왜 가만히 있어? 너는 저번부터 그러다가 꼭 맞더라?"

    "야 너 그러다가 쟤한테 또 맞는 거 아냐?"

    "캬캬캬 캬캬 캬캬캬 캬캬 ~~ "


    나는 최대한 버티고 있었는데 진수형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주먹이 올라가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5,000원짜리를 꺼냈다.

    당시에는 꽤 큰돈이라 형들도 놀란 듯했다.


    "오~~ 야 5천 원이야, 5천 원!!"

    "이 새끼 부잣집이었네~ "


    진수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5천 원짜리를 가져갔다.


    “고마워~ 잘 쓸게! “


    우리는 오락실을 나왔다.

    "이제 오락실 그만 오자... "

    "민우야, 너.. "

    “나 먼저 갈게"


    씁쓸하고 두려운 마음에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집에 들어섰는데 거실에 어머니가 누워계셨다. 


    “ 아이고... 민우야, 와서 엄마 다리 좀 주물러봐라.”


    나는 어머니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 이상하지만 잠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곧 아버지가 오셨다. 아버지는 인사를 하는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시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형과 나는 한 방을 썼는데 우리는 긴 책상을 반반씩 나눠 쓰고 있었다.

    형은 학원이 끝나고 들어와 또 책상에 앉는다.

    공부를 하기보다는 라디오를 들으려는 것 같았다.


    "형, 형은 깡패 만나본 적 있어?"

    "깡패? 웬 깡패? "


    "아니 형보다 큰형들한테 돈 같은 거 뺏겨본 적 있냐고."

    "아니~ 난 없는데.. 너 내 친구 영석이 알지?

    걔는 저번에 집에 오다가 고등학생 들한 테 돈 뺏겼다고 하더라.. 근데 너 깡패 만났어? "


    " 아, 아니.. 그냥 나도 친구가 그랬다고 해서... "

    " 너도 중학생 되면 조심해. 국민학교랑 차원이 달라~ "

    " 뭐 지도 이제 중학생 됐으면서.. "


    아버지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잠이 오질 않는다.

    이제 오락실도 못 간다. 학교에서 축구도 못 한다.

    진수형의 얼굴이 떠오른다.


    내 여름 방학은 꽤 심심했다. 

    친구들이 가끔 연락했지만 다른 핑계를 대고 만나질 않았다.

    돈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또 진수형을 만날까 무섭기도 했기 때문이다

     

    2학기가 시작됐다. 

    아이들은 서로 방학 때 있었던 일들로 시끄러웠다.

    쉬는 시간마다 저마다의 추억들을 꺼내놓기 바빴다. 

    동선이 놈은 결국 오락실에서 끝판까지 깼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나는 책상에 누워 자는 척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아이들의 추억거리가 고갈될 즈음

    같은 반 지선이가 누군가 나를 찾아왔다고 전했다.


    교실 밖을 보니 6학년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중에는 진수형도 있었다.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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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24 05:29:04  117.111.***.221  윤인석  72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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