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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끈 방에서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 전까지
허공을 매만지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곳으로 손을 잃어버렸다
사물의 선과 함께 감각이 돌아왔을 땐
손이 가지고 있던 기억력의 1할 정도를 영원히 잊었다
그때 잃어버린 손의 일부는 끝없는 어둠이 열어준 통로를 통해
죽은 자의 얼굴을 만지러 떠나보낸 거다
이제야 웃으면서 말하길,
그럼 허공에 손길 뻗은 이유가 달리 있겠는가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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