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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극장판에서 역습이라는 이름으로 로컬라이징 된 작품은 몇 개나 있을까
지금 기억나는 건 [어른 제국의 역습] (원제 : 태풍을 부르는 모레츠) 과 이번에 개봉한
[정면 승부! 로봇 아빠의 역습] (원제:진검 승부! 역습의 로봇 아빠) 이 둘인데, 아마 이외엔 더 없을 것이다.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개인적인 소감을 말해보자면 난 조금 아쉬웠다. 억지 구성이다 같은 건설적 비판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 개인적인 불만으로 인해 아쉬웠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적인 불만은
지극히 단순하고 치졸한 것이라 보는 이에 따라 공감이 안될수도 있으니 이 점 양해바란다.
이 영화가 아쉬웠던 첫번째 이유는 더빙판에 있었다. 나는 자막판은 한국 개봉 전에 다운 받아보고
이번에 나온 더빙판을 극장에서 봤는데 더빙판은 담배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고, 최종 보스전에서 나왔던 개그가 제대로 살지 못했다.
일본 엔카 가수를 한국에 어울리게 편집하라는 거 자체가 무리한 욕심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리고 매우 거슬렸던 건데 짱구 아빠 성우가 원래 하던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담당 성우가 미호크 성우마냥 떡 먹다 죽기라도 한건지
드래곤 볼에서 손오공 성우하던 양반이 갑자기 와서 짱구 아빠 흉내를 내고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이 기분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를 돌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2편에서 주인공 배트맨 배역을 디카프리오가 맡은 기분이랄까. 사전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봤던터라
정말로 당황스러웠고 묘하게 목소리 톤이 평이해서 내용에 집중이 안됐다.
기존 짱구 아빠 성우가 짱↗구→야↗ 이 톤으로 이야기한다면 이 양반은 등장서부터 애들 교육방송마냥 발음 잘 들으라고 짱.구.야. 이러고 있으니 원.
연기를 못했다는 건 아닌데 기존 성우가 멀쩡히 있고, 딱히 바꿀 이유도 없는 상황에서 바꾼 이유를 알 수 가 없다.
두번째 이유는 이 소재가 짱구 극장판에 나왔다는 것에 있다. 이 작품의 소재는 애들 만화 답지 않게 정말 무겁다. 사회에서 소외된 아버지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부르짖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 하고, 악당은 이런 아버지들의 힘을 모아 옛날 아버지가 왕이었던 시절로 되돌아가려 한다.
옛날에 나왔던 [어른 제국의 역습]과 비슷한 구도이면서도, 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 악당의 정복 방식도 더 아이들 같고
시위대의 모습도 더 애들 같고 이야기 전개도 더 애들 같다.
하지만 오히려 애들답게 풀어내다 보니 주제의 무거움이 희화화 되는 문제가 있어 감정 이입이 힘들었다. 이게 어른의 시각인지
비틀린 시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겐 그랬다. 개그 센스가 나쁜 것도 아니었고 내용 전개가 심각하게 나쁜 것도 아니었지만
조금 더 진지하게, 조금 더 슬프게 연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 더 감정을 격하게 이끌어낼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이 영화 보는 내내 머릿 속을 맴돌다가 엔딩 크레딧과 함께 산 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특히 이 메아리 중엔 '로봇 아빠' 와 '소외된 아버지'가 가장 오랫 동안 맴돌았었는데
이것들은 조금 더 진지하게 다뤄봐도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듯이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도 우스우니 아쉬운 것은 그냥 아쉬운 대로 남을 뿐이라.
그래서 아쉽다.
끝으로 아쉬운 점을 빼고 이 영화를 이야기하자면 나무랄 데가 없었다.
액션신이나 연출만 보자면 근래 나온 짱구 극장판 중에서도 상위권이고
내용 전개도 나쁘다고 말할 데가 없다.
이거 볼 때 애를 하나 데리고 갔었는데 정말 흥미진진하게 봤다.
그리고 내 뒤엔 마동석 닮은 아저씨가 애 데리고 앉아있었는데 영화 끝날 때 눈물 훔치면서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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