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자녀가 있는 17년 경력의 간호사.

지난해 4월 70대 아버지 의사와 40대 아들 의사가 함께 운영하는 강남의 유명 병원으로 이직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먼저 이 병원의 병원장이자 국내 의학계 권위자인 아버지 의사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됐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간호사 : 옆구리를 툭 찌르더니 "주말 잘 지냈어?" (라고 하더라고요.) 가슴 쪽 부분인 거죠. 당연히 놀라죠. 한 손으로는 (엎드린 환자)소독을 하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는 제 손을 잡고 소독을 하는 거죠. ]

하지만 더 심했던 건 올 초부터 새로 담당하게 된 40대 아들 의사였습니다.

[제 엉덩이를 이렇게 문지르면서 만지고, 제 허리를 잡아다 끌어서 (본인 신체를) 비비고.]

성추행이 환자를 시술하는 도중에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환자는 엎드려서 치료를 받고 준비하는 상황이니까 티를 낼 수 없는 거죠. 그런 의료인이 제대로 된 치료를 하겠어요?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는데.] 

간호사는 결국,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병원을 그만뒀습니다.

[목에다가 입을 대고 가슴을 만져서 도저히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 싶어서 뛰어나왔어요. 아버지에 이어서 아들까지 제가 그런 일을 당한 거잖아요. 정말 창피하고.]

성추행 직후엔 아들 의사에게 항의를 했던 간호사는 그만두기 직전 사과를 받아냈고, 그 과정은 녹음됐습니다.

[왜 그러세요. 제가 그러지 말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참기가 어려웠었어요.) 뭘 참기가 어려워요? (하하하하하) 원장님. 뭐하시는 거예요? (선을 넘었어요. 제가 미쳤나봐요. 각서를 쓸게요. 정말 마지막이에요 이제.) 아 제가 할 말이 없네요, 원장님. 제 몸에 입을 대시면 안 돼요. 과한 터치 안 되십니다. (죄송합니다.)]

간호사는 퇴직한 다음 날 아버지와 아들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병원장인 아버지는 경찰에서 친밀감의 표시였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들은 고소당한 이후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