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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0064
    작성자 : 웡멍웡멍
    추천 : 3
    조회수 : 518
    IP : 162.158.***.24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6/10 08:10:04
    http://todayhumor.com/?love_30064 모바일
    안녕, 잘 지내나요
    차마 연락할 용기도, 이제는 그럴만한 힘도 남아있지 않아
    간만에 오유에 로그인해서 글을 씁니다

    잘 지내나요, 어떻게 지내세요.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 덕에 알기 어려울 거란 예상은 했지만
    그 이후로 나는 당신의 근황을 전혀 몰라요.

    아마도 모든걸 알리는 내 성격과 SNS덕에
    당신은 내 모든걸 알고 있겠죠.(여전히 내 일상에 관심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요.)

    나는 잘 지내요.

    물론 못 지낼때도 있어요.
    예를 들면 종종 인종차별을 겪지만
    에이 그런가, 하고 슥 잊곤 해요.

    전혀 잊혀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나는 당신을 꽤 많이 잊었어요.
    순간순간 다른사람에게 설레인 적도 있었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연애를 해볼까 망설인적도 있어요.

    다 잊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예요.
    틈틈이 보내는 내 엽서가 멀고 먼 바다를 건너 당신을 그리는 내 마음을 전달해 주겠지요.

    한번도 편지에 정말 하고싶은 말을 담은적은 없지만
    아마도 시시콜콜한 일상얘기에 녹아있는 내마음을 당신은 이미 읽었겠지요.

    괜찮아요. 나는 정말로 잘 지내요.
    가끔씩 이렇게 한숨 돌릴 시간이 오면
    해가 지지 않는 이 나라의 밤에 창가에 앉아
    조금씩 떠올려보고 울곤 해요.

    잘 지내요?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잘 있어요. 열심히 공부하며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지내요.

    이제는 꽤 많이 희미해졌어요.
    하지만 내 안에 이미 섞여 버린 당신은 고요히, 두드러지지 않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가끔은 내 버릇과 내 말투가 정말로 내것이었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간만에 한국어로 글을 쓰니 좋네요, 내 마음을 내 생각을 당신에 대한 내 그걸 맞는 뉘앙스로 쓰고있는지 모르겠네요.
    좋아요, 

    연락을 할 용기는 없어요
    충분히 당신에게 거절당했거든요
    또 겪고 싶지는 않아요, 당신이 먼저 오지 않는 한.

    여기에 글을 쓰지만 정말 마음을 쓸 수도 없어요
    쓰고나면 진심으로 그리워질까봐.

    내일 일어나면 나는 잠깐 다른 도시에 가요
    주말에 몇편의 글을 써야해요. 
    한국어는 다시 잊고 지내겠죠

    내일이면 다시 바빠지면 지금 기분은 또 한켠 아래로 넣어둘거예요

    잘 지내고 있어요, 다시 만날 때까지, 이번 생이 아닐지라도.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06/10 11:04:10  203.100.***.60  Hellomyself  564499
    [2] 2017/06/10 11:39:25  119.75.***.75  으잉큐  398777
    [3] 2017/06/10 21:52:38  112.169.***.145  BrisaSuave  746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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